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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남자, 산으로 가는 드라마를 살린 귀지와 독고마테의 이야기

timedelay 2013. 12. 20. 13:02



로코물만 3편이 나오고 비교를 하니까 예쁜남자는 정말 초라한 모습이 되어버렸다. 분명 표면적으로 본다면 비등비등하다고 할 수 있는데 예쁜남자는 그야말로 시청률 하락을 막는 것조차 버거워보일 정도이다. 사실 어찌보면 가장 독특한 분위기로 가고 이를 바탕으로 최소한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었던 드라마는 예쁜남자인데 결과는 영 신통치가 않다. 사실 매니아 층이 형성이 되었어도 시청률이라는 부분에서는 그리 썩 좋은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태생적으로 예쁜남자는 소위 말하는 대박 드라마가 되기 힘든 구조였는데 아무래도 만화를 기반으로 한 코믹 중심 로코물이다보니까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완성도라는 것을 보다 신경을 썼다면 시청률만으로 평가를 하기 아까운 드라마로는 기억되지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문제는 예쁜남자 측은 아무래도 시청률을 신경쓸 수 밖에 없었고 드라마의 원래 의도와는 다르게 점점 삼각로맨스만을 부각시켰다. 사실 예쁜남자라는 드라마에서 삼각관계는 매우 후반부에 나와야만 하는 것이었다.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은 계속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매우 독특한 일직선 러브라인일때 재미가 있는 것이고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독고마테가 여자들을 만나면서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웃음을 주고 의미가 있어야만 했다. 비록 지금의 드라마가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큰틀에서 본다면 거의 일치하는 상황이지만 어느것을 부각시키느냐의 문제였다. 드라마는 어느순간부터 산으로 간다는 느낌이었는데 그런점에서 어제 방송에서 나온 5번째 여자 귀지와 독고마테의 장면은 매우 중요했다.



우선적으로 산으로 간 드라마의 내용에 대해서 언급을 해보겠다. 분명 드라마의 핵심은 장근석이 연기하는 독고마테가 진짜 예쁜남자가 되는 것에 있다. 그 과정에 여자가 있는 것이고 이부분이 예쁜남자만의 독특한 재미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의 성장스토리야 흔한 것이지만 각 여자별로 하나씩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매우 개성이 있는 것이었다. 오죽하면 드라마의 기획의도에도 이러한 부분이 명시되어있고 독고마테의 여자들을 한명씩 소개한 것을 보면 이부분은 처음에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새 드라마에서 이러한 부분은 다른 것에 눌려버리고 말았다. 그야말로 뻔하다고 할 수 있는 삼각로맨스와 출생의 비밀 속에 원래 성장스토리는 압도되고 말았다. 아무리 아이유와 장근석, 이장우가 재밌게 삼각관계를 풀어나간다고 해도 중심추가 쏠리기 시작하자 성장스토리에는 크게 공감을 하기가 힘들었다. 분명 젝희나 일렉선녀까지는 여자에 초점이 맞추어졌는데 이후 급속도로 바뀐 것이다. 거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출생의 비밀을 바탕으로 한 재벌 후계 경쟁이다. 과연 이것이 드라마의 모든 내용이 되어야할까 싶은데 분명 독고마테가 성장을 해야하는 이유를 만들기는 해야하는데 출생의 비밀같은 부분들에 신물이 나는 상황에서 굳이 핵심으로 부각을 시켜야했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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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제 방송에서 초반에 독고마테가 여자들을 만나면서 보여주었던 유쾌함과 같은 것이 다시 보여졌다. 주인공들의 삼각관계가 매우 심화되어가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5번째 여자인 귀지가 등장을 한 것인데 비록 등장이 자연스럽지는 않았지만 귀지가 보여준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철없는 재벌가 딸의 모습을 보여준 귀지의 모습은 무엇을 상상해도 그 이상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묘미의 남자친구로 알려진 독고마테의 사진을 보고 첫눈에 반해서 인형을 사달라고 아버지에게 말하는 장면은 정말 대박이라고 밖에 할말이 없었다. 첫등장이 북해도로 초밥을 먹으러 간다고 투정을 부리고 그 투정을 아버지가 당연하다는 듯이 들어주는 것이었기때문에 뭐 독고마테라는 인형을 사달라고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귀지의 등장이 정말 인상적이엇던 것은 바로 독고마테가 귀지를 만나는 장면에서부터였다. 귀지는 비서를 통해서 피자박스에 1억을 보내서 독고마테를 만나게 되는데 독고마테는 이 천방지축 아가씨를 제대로 길들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의자를 빼는 장면이나 일부러 스테이크로 얼굴에 맞추는 것은 폭소가 나왔는데 단순히 이러한 장면이 그저 코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독고마테가 배운 것들이 보여졌다는 것이다. 독고마테가 귀지에게 하는 말들은 독고마테가 여자들을 만나면서 배운 것이고 이러한 내용들이 다시 부각이 되어서 성장이라는 것이 그래도 부각되어주었다. 비록 귀지의 등장이 약간 뜬금이 없었을지라도 그래도 드라마의 본연의 모습을 보여준 셈이었다.


그리고 귀지와 독고마테의 장면에서 배우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드라마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장면을 살리는데 충분했다. 귀지를 연기한 김보라같은 경우 그동안 매우 독특한 캐릭터를 잘 연기해온 배우답게 귀지라는 상상초월 캐릭터를 잘 살려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예쁜남자가 방송이 되면서 가장 인상이 깊었던 독고마테의 여자는 일렉선녀였는데 이는 일렉선녀의 캐릭터가 매우 독특한 상황에서 김예원이 정말 훌륭하게 캐릭터를 소화했기때문이다. 귀지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었다. 신선한 배우가 보여주는 독특한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될 수밖에 없었고 김보라 특유의 4차원 연기가 딱 맞아떨어졌다. 그리고 이것과 함께 장근석이 까칠한 매력을 선보여주어서 귀지와 독고마테의 만남이 더욱 부각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독고마테는 뭔가 질질 끌려다니는 느낌이었는데 확실히 귀지와의 만남에서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주인공 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부분에서 장근석은 확실히 힘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코믹과 진지함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장근석인데 귀지와의 만남은 두 포인트가 모두 발휘되어야했던 만큼 그만의 매력을 뽐낼 수 있엇다. 능청스럽게 실수인 척 귀지를 막대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정확히 제시하는 모습은 매우 극단적일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을 장근석을 아주 자연스럽게 그려주었다.


이장우가 연기하는 최다비드와 장근석이 연기하는 독고마테가 여러가지에서 대립각을 세우게 되면서 어제 방송은 끝이 났는데 부디 드라마가 너무 이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지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예쁜남자가 로코물이기는 하지만 원작에서 재미를 주었던 부분은 러브라인보다는 다른 부분에 있었다는 것을 제작진은 항상 생각을 해야할 것이다. 애초에 예쁜남자를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은 원작을 기초로 드라마를 기대했다고 할 수 있다. 그 기대라는 것에서 드라마가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드라마가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상황이 된 것인데 아직 드라마가 중반인 만큼 충분히 살아날 가능성은 있다. 현재 시점에서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기록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완성도 높은 드라마가 되는 것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데 독고마테, 김보통, 최다비드라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어떻게 부각시키느냐가 핵심인 셈이다. 뻔하지 않은 모습으로 드라마가 살아나길 바라는데 배우들이 정말 열연을 해주고 있는 만큼 아직 기대를 해보고 싶다. 병맛 코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예쁜 남자만의 매력을 다시 잘 살려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