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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천명

천명, 시청자 복창 터지게 만드는 민폐 남주인공




정말 신개념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오늘 10회가 방송되면 어느덧 절반이 방송되어 반환점을 도는 드라마 천명은 이전의 다른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들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그 새로운 모습이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정체가 되어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인데 어제 방송은 그간 드라마가 조금씩 내포하고 있던 문제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고 이러한 문제들이 빠르게 해결되지않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지않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분명 장면 하나하나는 매우 화려하고 섬세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장면들이 연결된 전체적인 그림은 뭔가 긴장감이 결여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보다 심각한 것이 앞서 말했던 신개념과 연관이 되는 것인데 바로 민폐 남주의 완성이었다. 그간 드라마에서 민폐여주 민폐여주인공이라는 표현을 하게 만드는 경우는 있었지만 남자주인공이 현재 천명에서처럼 민폐인 경우는 단한번도 없지않았을까 싶다. 드라마가 이동운이 연기하는 최원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최원의 모습을 통해 드라마가 긴장감이 고조되어야하는데 최원을 보고만 있으면 정말 복창이 터진다. 인물이 매력을 잃어가자 자연스럽게 이동욱의 연기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 분명 이동운의 연기자체는 괜찮다고 할 수 있지만 최원이 매력적이지 못하다보니 연기가 잘 와닿지않는 상황이 되었다.


천명의 부제가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인데 이 부제에서부터 문제점이 생긴다고 할 수도 있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최원은 분명 의술이라는 부분에서는 능력있는 경우이다. 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정말 무능력하다고 할 수 있는데 도망이라는 부분에서 최원은 전혀 적합하지가 않고 그러다보니 도망자이야기인데 딱히 그러한 부분이 잘 살아나질 않는다. 부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점점 궁중의 암투만이 부각되는데 분명 궁중의 암투도 드라마를 구성하는 중요한 축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축의 하나일 뿐이지 모든 축은 아니었다. 하지만 도망자로는 매우 무능력하다고 할 수 있는 최원이다보니 도망이라는 부분이 잘 살아나지 않고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물도 김치용이나 그의 일파만이 부각되는 상황인데 드라마의 긴장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대립이라는 부분에서 대등하게 그려지질 못하고 현재는 악역만의 카리스마가 그래도 괜찮지만 이러한 상황이 계속 된다면 드라마가 개연성이 없어지고 스토리가 붕떠버리는 최악의 상황이 나타날 수 있게 되었다. 최원이나 왕세자 이호의 모습이 어느정도 인상에 남아야만 하는데 점점 존재감을 잃어만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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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능력한 부분은 어쩔 수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애초에 의관으로만 살아온 최원이 갑자기 슈퍼맨도 아니고 말도 안되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도망을 해나가면 그또한 이상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신체적 능력의 부분이라고 할 수 잇는 것이고 최소한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반응을 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잘 유지해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오직 자신의 딸 최랑만을 생각하는 딸 바보 최원은 딸 때문에 정말 최고의 민폐짓을 어제 방송에서 행하는데 보면서 정말 어이가 없을 따름이었다. 김치용이 덕팔의 존재를 알아채고 제거할 계획을 세워서 동궁전으로 침입을 했을때 김치용은 최원에게 최랑이 자신의 손에 있다는 것을 말하며 협박을 했다. 김치요의 제안은 간단히 말해서 덕팔과 최랑 중 한명을 선택하라는 것이었는데 분명 최원이 최랑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딸을 구하기 위해서 모든 음모의 실마리라고 할 수 있고 유일한 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덕팔의 치료를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최소한 극의 주인공이라면 이 순간 뭔가 기지를 발휘해서 덕팔의 죽음을 막아내야만 했다. 덕팔이 살아나면 궁중 음모가 끝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최원이 어느정도까지만 치료하고 손을 떼서 의식불명으로 한동안 유지되게 하는 방법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애초에 드라마를 보면서 극을 주도해야하는 남자주인공에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이러한 멋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최원은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었고 공감을 바탕으로 하는 현대극도 아닌 상황에서 이러한 모습은 결코 좋지않았다.


최원이 무책임하게 덕팔의 죽음을 방치해버리면서 일은 정말 최악으로 흘러가게만 되는데 이호에 대한 양위는 취소가 되고 이호는 세자자리조차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이호에게 잇어서 유일한 열쇠라고 할 수 있던 덕팔이 죽었기때문에 더이상 어찌 해볼 방법이 없어지는 것인데 덕팔이 의식을 찾지못하고 살아만 있었어도 속으로 칼을 가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키웠을 것이기에 최원의 민폐짓은 짜증이 날 뿐이었다. 덕팔의 죽음을 방치한 상황에서 더이상 이호도 최원을 신뢰하기 힘들 수밖에 없고 결국 이러한 부분은 최원 스스로 발이 묶이는 상황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잇다. 자신의 딸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사실상 이호에게 달려있는 것인데 최원은 자신의 딸이 잡혀있다는 생각에 여러가지를 생각해보지도 않고 일을 행했고 이는 당연히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호는 정말 최원만 믿고있다가 제대로 뒷통수를 맞은 셈인데 이호가 앞으로 최원을 외면한다고 해도 충분히 공감이 된다. 하지만 또 최원은 이호에게 징징될 것같은데 그러한 부분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짜증이 난다. 정말 살다 살다 이렇게 짜증나고 민폐인 남자주인공이 있을가 싶은데 사극이라는 장르자체가 남자주인공이 상대적으로 중요한 경향이 있는데 천명은 그러한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원의 여러 모습에 시청자들이 감동을 하고 흥분을 해야하는데 아무리 이동욱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도 최원이라는 인물이 최악이기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별로 와닿지 않게 되고 주인공이 별로다보니 드라마도 애매한 시청률을 기록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아직 반전이 있을 수는 있다. 아직 반환점을 돌지않은 상황에서 충분히 최원이라는 인물이 주인공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최원이 살아나야만 도망자 이야기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않을 것이다. 현재 천명은 정말 흔하디 흔한 사극이 되어가는 상황인데 다른 사극과 차별화 될 수 있는 요소가 최원에 있는 만큼 이제는 좀더 능동적이고 주인공다운 모습이 나와야한다. 덕팔은 비록 죽었지만 다른 증거들을 어떻게든 최원이 찾아서 자신에게 씌워진 누명을 벗고 이호를 도와야하는데 이과정에서 도망이라는 소재가 주는 숨가쁜 추격이 그려져야 드라마는 살아날 것이다. 하지만 어제 방송말미에서도 최원이 너무 쉽게 잡히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한숨이 나오는데 정말 도망자 이야기는 언제면 나올지 궁금하다. 아무리 주인공이 슈퍼맨은 아니지만 최소한 주인공다은 모습을 보여주길 간혹히 바라는데 오늘 방송에서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않으면 정말 매우 힘든 상황이 앞으로 그려지지않을가 생각한다. 시청률에서 천명은 상당히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는데 그럼에도 동시간대 시청순위가 괜찮은 것은 분명 현재까지는 대진운의 결과이다. 이러한 대진운을 등에 엎고 좀 더 도약을 해주길 바라는데 정말 최원만 생각하면 복창이 터지고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제발 이동욱이 연기하는 최원이 민폐남주에서 벗어나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