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당장 다음주면 드라마 칼과 꽃은 종영을 한다. 첫방송을 하고나서부터 줄곧 저조한 시청률과 부동의 꼴찌자리를 기록하면서 굴욕적인 모습을 표면적으로 보여주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보여지는 배우들의 열연은 인기드라마에 못지않았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어떻게 드라마가 결말을 지을지 도무지 감이 않잡히던 상황에서 이제 조금은 윤곽이 잡힌다고 할 수 있었는데 호흡이 느렸던 드라마이지만 그렇기때문에 오히려 막판에 감정이 잘 그려질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김옥빈이 연기하는 무영과 엄태웅이 연기하는 연충이 그리는 안타까운 사랑은 일정 지점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시청자들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비록 다른 드라마들처럼 빠르게 전개가 되어서 시선을 끌지는 못했지만 이런 방식의 전개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온전한 평가를 받을 수가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적은 시청자이지만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경우는 어제 방송을 통해서 감탄을 할만 했다. 김옥빈과 엄태웅은 정말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특히 엄태웅의 연기는 감탄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워낙 드라마가 대사가 적은 것이 문제이자 장점인데 그러한 부분을 정확하게 살려내는 엄태웅의 표정연기는 정말 드라마의 시청률이 낮은게 더욱 아쉽게 느껴질 정도이다.
사실 어제 방송에서 반전이라고 할 수 있던 것은 연개소문이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연히 죽을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정말 질긴 명줄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었다. 분명 무영에 칼에 찔렸지만 악당은 쉽게 죽지않는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정확히 따지자면 연충이 무영이 마무리를 하려는 것을 막았기때문에 연개소문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부분은 무영의 통쾌한 복수를 기대한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을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애초에 칼과 꽃이라는 드라마가 추구했던 방향을 생각한다면 이부분은 마지막 2회분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연충이 무영의 칼을 막아섰을때 연충은 진심으로 무영을 걱정하고 위해서 그러한 행동을 했다. 연개소문이 죽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중요했고 오히려 연개소문을 죽이면 무영이 망가질 수도 있기때문에 연충은 무영을 막아야만 했다. 물론 연개소문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점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보다 중요한 감정은 무영을 향한 마음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이 엄태웅의 탁월한 표정연기 속에서 고스란히 시청자에게로 전해졌다. 백마디 말보다 더 강한 의미전달을 했다고 할 수 있는 엄태웅의 표정은 연충이 겪는 딜레마와 내적인 갈등을 아죽 극명하게 표현해주었다고 할 수 있다.
분명 연개소문을 죽이는 것을 막았을때 무영이 연충에게 느낀 감정은 원망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연충이라는 인물이 계속 무영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무영에게 있어서 연개소문을 죽이는 것 이외의 삶의 목표가 없었기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계획이 어떻게 새어나갔는지를 알게 되면서 무영도 생각을 다시한번하게 되고 이러면서 드라마의 러브라인은 한층 애절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이 복수만을 위해서 살아왔는데 그것이 공주로서 최선의 길이었는지를 묻게 되고 만약 자신이 연개소문을 죽였다고 무엇이 달라졌을지를 생각해보면서 무영은 연충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조의부가 금화단을 잡고자 수색을 펴치고 시시각각 무영에게 위기가 닥쳐오는 상황에서 연충은 무영을 구하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게 된다. 조의부 요원들로부터 무영을 숨겨주고 도망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둘이 추억이 있다고 할 수 있는 해변으로 가서부터의 장면들은 드라마 초반에 그려진 이후 중반 이후 자취를 감춰다고 할 수 있는 러브라인을 살려주는 장면이었다. 오랜 기다림을 가졌기때문에 더욱 애절하고 애틋할 수 있었는데 별거 아닌 장면이라고 넘어갈 수 있음에도 인상적일 수 있던 것은 김옥빈과 엄태웅 두배우가 시청자들이 그 상황에 푹 빠질 수 잇도록 이끌어갔기때문이다.
그렇지만 행복도 잠시였고 형에 대한 질투에 미쳐버린 연남생의 광기어린 행동에 결국 무영은 조의부로 끌려오게 된다. 드라마가 비극으로 결말을 정해놓고 가고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조의부에 끌려와서 연개소문과 보장왕앞에서 심문을 당해야 하는 무영을 연충은 구할 방법이 없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다른 이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무영을 심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심문도 필요없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연충은 모든 것을 알고 잇기때문이다.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연충의 상황은 정말 안타깝다고 할 수 있는데 무슨짓을 할지 모를 연남생에 대한 두려움에 떨면서 결국 자신이 무영을 심문하고자 무영의 앞에 섰을대는 그 복잡한 심경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실 엄태웅이라는 배우는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생각된다. 단순히 대사 하나하나에도 힘이 있지만 표정연기같은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깊게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고 그러한 부분은 드라마가 결말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한결 재미를 더해주었다. 점점 이야기 구조가 커지다가 다시 개인으로 줄어드는 구조에서 내면적인 부분이 어떻게 그려지느냐가 중요했는데 엄태웅은 연충이라는 인물의 가슴아픈 사랑을 완벽하게 표현해주었다.
이제 단 2회만 남은 상황이고 결말은 어쩔 수 없이 비극이 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과연 이부분을 얼마나 잘 강조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느린 전개였지만 드라마는 한방향으로 쭉 진행되어왔고 제작진의 이러한 고집은 결말이 그래도 깔끔하게 그려질 것이라고 기대를 하게 한다. 비록 시청률이라는 부분에서는 정말 처참한 기록을 남기고 있지만 그래도 조기종영을 하지 않고 완주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칼과 꽃을 쭉 봐온 시청자들은 만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 조기종영이 되어도 할말이 없는 시청률이었는데 조금은 아쉬운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때를 조그만 잘만났거나 초반에만 잘 시선몰이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처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이 와중에 배우들의 열연믄 감탄을 하게 하는만큼 좋게 기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극적인 소재가 없이 그려진 드라마의 한계였을 수도 있지만 남은 분량에서 그래도 지금까지 지켜온 정체성을 잘 유지해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