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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처용

처용,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해준 오지은의 코믹 빙의 연기




상당히 기대를 하던 드라마 처용이 드디어 방송을 시작하였다. 작년에 방송되었던 후아유와 상당히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는 처용의 소재는 비슷하지만 동시에 또 다른 부분이 있어서 기대가 되는 부분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귀신이라는 소재 자체가 상당히 여름 시즌에 어울린다고 생각이 되는 상황에서 한겨울에 방송이 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기본적인 구조 자체는 상당히 유사하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었고 풀어가는 방식의 차이는 두 드라마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처용의 경우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인 전효성이 첫 연기도전을 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는데 어제 첫방송에서는 과연 어떤 연기를 보여주는지가 중요했다. 결론적으로 전효성의 경우 합격점이라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엇는데 귀신이지만 귀신이라 여겨지지않은 활발한 모습의 한나영은 상당히 재밌다고 할 수 있었는데 전효성은 그 통통튀는 매력을 잘살려주었다. 그런데 어제 방송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까칠한 경찰 윤처용을 연기하는 오지호도 아니고 전효성도 아니었다. 분명 사건이라는 부분에서 이 둘이 중요했는데 드라마의 재미를 기대하고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부분은 바로 하선우를 연기한 오지은에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특히 하선우의 연기는 극중에 존재하던 불협화음을 날려버리는 강한 힘이 있었다.



첫방송에서 처용은 2회를 연속방송하는 강수를 두었다. 굳이 왜 2회를 방송했는지를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이야기에 있어서 필요한 기본 토대를 단번에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괜히 질질 끌고가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빠르게 시청자들이 극중의 틀을 이해하기 쉽도록 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어쩌면 조금은 뻔할 수 있던 실종사건과 장기매매의 관계는 점증적 구조를 통해서 나름대로 긴장감을 잘 조성하였고 그보다 더 중요하게 3명의 주인공의 관련성이 나름대로 분명해졌다. 윤처용과 하선우의 경우는 경찰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는데 이러한 연결고리에서 한나영의 경우 좀 붕 떠있었다. 왜 한나영이 광역수사대건물에 나타나는지도 불분명한 상태에서 윤처용과 한나영은 귀신과 귀신을 볼 수 있는 경찰의 관계만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2화까지 방송이 되면서 윤처용에게 있어서 큰 변화점이 되었던 과거 사건에서 한나영도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 그려지면서 연결고리는 단숨에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하선우가 경찰이 되기로 결심한 것은 친구 한나영의 죽음과 관계가 있었고 담당형사였던 윤처용과의 인연도 이렇게 형성이 되었다고 생각이 되었다. 그리고 하선우의 몸에 한나영이 빙의를 할 수 있었던 것도 반지라는 상징물을 통해서 보여지는 우정에 의해서 설명이 되었다. 맨처음 빙의가 되는 순간 왜 갑자기 빙의가 되었는지 설명이 안되었는데 관계가 이야기되자 단숨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런데 이 빙의 장면은 정말 인상적으로 볼 수 있었다. 2회가 방송이 되면서 빙의 장면도 두번 방송이 되었는데 두번 모두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첫번째 빙의의 경우 빙의라는 소재에 대한 알림이었고 두번째의 경우는 앞으로 드라마가 그려질 때 빙의라는 소재가 해결책으로 그려질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 구체적 목적이 상이하기때문에 당연히 분위기도 많이 달랐는데 빙의가 된 하선우를 연기한 오지은은 정말 훌륭하게 연기를 해주었고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다. 첫번째 빙의전에 그려진 하선우의 모습은 열정적인 그야말로 전형적으로 생각되어지는 여형사의 모습이었다. 이러한 여형사에 과하게 활발한 여고생 귀신이 빙의되었을 때 어떤 모습일지 사뭇 상상을 하기 힘든데 오지은은 이 상상하기도 힘든 장면을 정말 완벽하게 그려주었다. 광역수사대 건물을 빠져나올 때 보여지는 모습들은 정말로 코믹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웃기면서도 인상이 깊던 것은 앞서 보여지던 하선우와는 전혀 다른 인물을 그려주었고 한나영의 성격을 잘 담아내면서 일인이역이 아닌 일인이역을 소화해주었다. 방송을 보면서 그 변화라는 것에 놀라웠는데 빙의라는 소재가 드라마에서 무척이나 중요한 상황에서 빙의라는 상황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그려낼 수는 없지않았을까 조심스레 말해보고 싶다.


그리고 오지은의 이러한 빙의연기는 극중의 이질적이라 할 수 있던 부분들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사건이라는 부분에서 무척이나 무거운 분위기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나영이라는 귀신의 존재는 상당히 밝다보니까 드라마가 두개의 구조로 형성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마치 다른 드라마 두개를 보는 것만 같던 느낌을 오지은은 너무나도 사실적이라 할 수 있던 빙의연기를 통해서 연결해주었다. 이야기의 통합이라는 부분은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기본적으로 드라마 처용이 상당히 고정관념을 비튼 상황에서 이러한 비튼 상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들이었기 때문이다. 귀신이 그렇게 밝을 것이라 생각을 하기 힘든 것이고 그 부분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가도 생각하기 힘든 것인데 사람과 귀신의 매개체로 보는 윤처용과 함께 혼을 담을 수 있는 하선우를 통해 보다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했고 자칫하면 이도저도 아닌 모습을 그려내기 쉬운 것을 오지은이 빙의전과 빙의 중 그리고 빙의 후를 명확하게 표현을 해주면서 살려낸 것이엇다. 아무리 냉철한 형사라 할지라도 중간에 기억이 칼로 잘라낸 듯이 사라진 경험을 하게 되었을 때는 당연히 스스로 이해가 안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데 오지은이 보여준 표정과 같은 것은 당혹스러움에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었다.


소치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산과 주말 공중파 드라마라는 걸림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드라마 처용은 나름 독특한 장르를 통한 마니아층 공략을 한다고 생각이 된다. 웰메이드 추리물을 추구한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은 그동안  OCN이 시즌으로 이어지고 있는 많은 수사물을 성공시켰기때문에 가능하다고는 할 수 있는데 다른 작품과 일단 지금 상황에서 비교를 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제 첫방송에서 분명 처용은 재미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앞으로를 기대해도 좋을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연기라는 부분 모두 딱히 흠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아주 특출나게 뛰어나지는 않지만 무난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조합이 되면서 꽤 괜찮은 드라마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과연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대진운이 그리 썩 좋지는 않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들은 분명 좋은 성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을 해본다. 그야말로 어제 방송은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었는데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이제 기대를 해보고 주인공 세명이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미 마지막화인 10회까지 모두 촬영이 된 상황이어서 분명 극의 완성도는 높을 것이라 믿고 그럼 이만 다음주를 기대하며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