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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적도의 남자

적도의 남자, 진정한 반전이었던 김선우와 이장일의 연합




진짜 드라마가 이래도 되나 싶다. 옥탑방 왕세자와 더킹투하츠라는 출연자만으로도 시선을 확 잡아끄는 경쟁드라마 사이에서 적도의 남자는 클래스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묵직한 정통 드라마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옥탑방왕세자와 더킹투하츠에서 박유천과 이승기가 열연을 하고 여러가지 반전을 선보여주고 있지만 적도의 남자가 보여주는 것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애송이라고 밖에 못할 정도로 현재 적도의 남자는 뛰어난 연기와 숨막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시청률 꼴찌에서 시작해서 1위까지 올라온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피말리는 심리게임은 적도의 남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본다. 주인공인 엄태웅이 중심을 잡기 시작한 지난주부터 그 긴장감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준혁과 임정은 이 두 사이코패스 커플에 의해서 한동안 주도되었다고 할 수 있는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엄태웅의 복수극이 되어주면서 드라마 본연의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 느낌이었다. 물론 이준혁과 임정은이 이야기를 주도할때도 둘의 뒤어난 연기력이 무척이나 빛났지만 그래도 뭔가 주인공의 존재감이 덜어지면서 드라마가 약간 휘청했던 것도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으로 복수를 시작한 엄태웅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철저한 복수여서 무섭다고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수요일 방송이었던  15화에서는 엄태웅이 연기하는 김선우가 일종의 선전포고를 하는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복수를 하게 디는 행동들의 실행자였던 이장일과 그의 아버지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그 행동들의 배후에 있던 진노식에게도 선전포고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과정은 정말 숨막히는 긴장감을 주었다고 본다. 이렇게 선전포고를 하고 어제 본격적으로 행동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이중 삼중으로 트랩을 설치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치밀하였다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이중 삼중의 트랩을 치게 되는데에는 수미의 문제가 무척이나 컸다. 친구라고 믿었던 수미가 위증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선우는 작전을 좀 더 세워야한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래서 금줄과 지원으 통해서 수미의 집을 감시하게 하는게 그 과정에서 수미가 그렸던 그림들을 발견하게 된다. 어차피 수미의 그림이 더이상 선우에게 새로운 사실을 주거나하지는 않는 상황이었다. 이미 선우는 자신의 뒷통수를 가격했던 인물이 이장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림자체는 복수를 위한 중요한 장치가 되어줄 수는 있었다. 자신의 믿음을 배신했던 수미에게 소소한 복수를 하는 동시에 이장일을 파멸로 이끌 수 있는 카드가 바로 그 그림이었기때문이었다. 이장일이 파멸하는 것만큼 수미에게 큰 고통은 없기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고 이장일에게는 가장 큰 고통은 사회적인 명예의 추락이기에 그림이라는 카드는 선우에게 중요한 패라고 할 수 있었다. 광춘이 모든 사실을 진술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으려고 해외로 떠난 수미의 뒷통수를 선우가 정말 통쾌하게 때린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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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림을 통한 전시회라는 부분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었다. 가장 핵심적 복수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진노식을 향한 부분이었기때문이다. 진노식을 잡아내기 위해서 선우는 치밀한 복수를 계획하는데 그 중 가장 압권은 이장일과의 연합이었다.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위해을 가했던 이장일과 연합을 하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다고 볼 수 있다.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아버지 사건의 공소시효마저도 지난 상황에서 선우와 장일은 둘만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 이미 선우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한 상태이기때문에 충분히 장일을 용서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장일의 태도였다. 여전히 뻔뻔하기 그지없는 장일의 태도는 선우가 용서를 선택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부분까지만을 생각한다면 그 다음 장면이었던 생방송같은 경우 선우의 복수라고 볼 수 있었다.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이장일을 극한의 상태로까지 압박해들어가는 선우의 모습을 보면서 무대포로 너무 막나가는 것이 아닐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장일과 선우의 통화는 분명 긴장감이 넘쳤지만 문제는 이러한 복수의 형태는 다른 대상에게까지 복수를 이어가기 힘들다는 문제가 있었다. 분명 이장일에게는 극한의 공포를 주는 것 같았는데 복수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진노식이지 이장일이 아니기때문이었다.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진노식의 모습을 보면 이장일에 궁지에 몰릴 수록 그는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이장일이 잘려나가면 자신에게 선우가 들어올 방법이 없기때문이었다.


하지만 대반전이 있었다. 선우는 이장일을 용서하여 친구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복수 파트너로는 고려했던 것이다. 어차피 진노식의 끄나풀에 불과했던 이용배나 자신의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서 행동했던 이장일은 복수의 일부분에 불과했던 것이고 진짜는 진노식이었던 것이다. 진노식을 잡기 위해서는 이장일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장일 또한 비록 자존심때문에 선우에게 사과를 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앞날과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선우와 손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진노식을 잡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원수라고 할 수 잇는 둘이 손을 잡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는데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면 생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진노식을 안심시키기 위해서였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진노식이 여전히 둘의 단합을 눈치 챌 수 없게 하기위한 일종의 연극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일종의 경고라는 측면도 있을 테지만 그보다는 가장 큰 대어를 잡기 위한 떡밥이었다고 생각을 해본다. 이장일의 손을 잡았기에 선우의 복수는 점더 치밀해지고 본격적으로 진행이 될 수 있었다. 사실 이장일은 언제든지 복수를 할 수 있기때문에 우선적으로 타겟을 진노식으로 잡았을지도 모르지만 본격적인 선우와 진노식의 심리전이 막이 오른다는 것은 기대감을 증폭시켜주었다.


이제 모든 장치는 완성되었다고 본다. 치밀하게 준비된 함정에 과연 진노식이 빠져들지가 중요한 것인데 단 4회가 남은 적도의 남자는 그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않게 만들어줄듯하다. 엄태웅이 본격적으로 복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이제 남은 것은 이준혁과 임정은, 그리고 김영철과 이종원 이 4명이 연기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파멸에 이르느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준혁과 임정은 같은 경우 드라마 내내 애증의 관계를 보여주었는데 가장 잔혹한 복수는 이준혁이 드디어 임정은을 보는 상황에서 둘이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저 사회적 매장으로 이준혁에 대한 복수가 마무리되는 것은 뭔가 싱거울 듯싶다. 뭐 이종원이 연기하는 인물은 그저 이준혁이 연기하는 이장일이 파멸하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망가지기 때문에 그 복수의 형태는 부수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핵심은 김영철인데 결코 호락호락 당하지않을 인물이기에 앞으로 남은 4회가 더욱 기대된다. 김영철을 파멸로 이끌기 위해서 엄태웅과 이준혁이 어떤 계획을 세워나갈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