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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빅

빅, 시청자를 두근거리게 한 공유와 이민정의 본격적인 사랑




총 16부작 중 어제 9화를 방송한 드라마 빅은 회차만을 봐도 이제 후반부라고 할 수 있다. 8화까지 여러가지 이야기를 벌려놓았고 어제 방송에도 여전히 몇몇가지 사건들이 계속 나오면서 과연 이 드라마가 어떻게 수습될지가 상당히 걱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어제 방송은 드디어 드라마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빅은 장르가 로맨틱 코메디이다. 바로 이부분이 중요한데 사실 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가 연기하는 서윤재와 강경준 이 두인물 사이의 과거나 비밀같은 것이 아닌 공유가 연기하는 인물과 이민정이 연기하는 길다란 사이의 러브라인이다. 러브라인이 존재하지 않는 로코물은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사실상 빅은 드디어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주인공들의 사랑을 시청자에게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확히 말하면 이민정이 연기하는 길다란의 마음에 변화가 온 것인데 이러한 변화는 그토록 시청자들이 원하던 두근거림을 제공해주었고 앞으로 남은 분량에서 그동안 해놓은 이야기를 다 수습하지 못하더라도 괜찮은 드라마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애초에 로코물에서 비밀같은 것은 부차적일 뿐이고 중요한 것은 로맨스인 것이다. 공유와 이민정이 본격적으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기하면서 어제 방송의 마지막은 거의 빅에서 처음으로 기대감을 시청자에게 주는 느낌이었다. 과연 길다란과 강경준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궁금증이 본격적으로 생긴 셈이었다.


빅이 로코물인데 로코물만의 느낌이 살지않았던 이유는 아마 길다란이 서윤재 몸 속의 강경준에 대한 태도때문이었을 것이다. 비록 서윤재의 몸을 하고 있지만 그 안은 강경준인 상황에서 길다란은 그저 자신앞에 있는 사람을 어린아이로만 바라볼 뿐이었다. 비록 가끔씩 길단란이 마음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부분은 강경준이 아닌 이전에 자신이 사랑하던 서윤재라는 그 외형에 의한 것이었다. 육체에 의해서 마음이 간혹 끌리기는 하지만 이러한 끌림은 완벽하게 감정연결이 안되고 길다란과 강경준은 계속 조금씩 마찰을 보였다.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에게 사랑의 감정을 안가지는 상황은 시청자로 하여금 전반적으로 몰입을 하기 힘들게 하였는데 이는 고전하는 시청률이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남자주인공인 강경준은 확실하게 길다란에 대한 마음이 있음이 보여졌고 이 감정을 토대로 하는 모습들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 로코물과 같이 로맨스의 필수인 쌍방향 소통이 남주인공과 여주인공 사이에서는 전혀 이루어지지않았기에 시청자들이 매력을 덜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어제같은 경우도 이러한 분위기가 상당히 오래 지속 되었다. 20년산 더덕주를 보면서 19살인 강경준보다 형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길다란의 모습은 아예 길다란이 강경준을 연애의 대상으로 보지않는다는 느낌이었고 전반적으로 이러하 분위기는 드라마가 재밌기는 하지만 설레임을 주는데에는 매우 부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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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길다란이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조금씩이기는 하지만 마음을 열고 있는 느낌을 주었고 이민정의 연기는 이런 미세한 변화도 잘 표현해주는 거 같기는 했다. 하지만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 길다란이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합리화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눈앞에 있는 서윤재의 몸때문에 그런다고 생각을 해버리는 상황은 더이상 무언가 발전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강경준이 은근슬쩍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은 그저 길다란에게는 장난이 되어버리는 것이고 리러한 부분은 강경준의 몸에 변화가 생겼다는 부분에서 더욱 극대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영혼이 바뀐다는 것에 그저 좋아하는 길다란의 모습은 서윤재의 몸이기때문에 가까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이 좋은 강경준에게는 상처인 모습이었고 둘은 계속 엇나가기만 할 뿐이었다. 끊임없이 길다란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은 서윤재라는 것을 계속 스스로에게 강조하였고 이러한 상황은 뭔가 이어질법하면서도 안이어지는 상황의 연속이고 이것이 너무 길어지면서 점차 시청자들은 지쳐갔다. 로맨스 코메디에서 로맨스는 빠지고 코메디만 남은 듯한 느낌은 아쉬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디어 어제 방송 말미에서 변화가 생겼는데 그 변화의 계기는 서윤재의 휴대용 카세트였다. 길다란과 강경준은 다시 한번 감정이라는 부분으로 충돌을 하였는데 강경준때문에 헷갈리기 시작하고 그러면서 이때문에 화를 내는 길다란과 자신의 처지에 대해 서글플 수밖에 없는 강경준의 감정 충돌은 이전에 비하면 상당히 컸다. 길다란이 먼저 화해의 제스쳐를 보냈지만 강경준은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가 자신의 행동이 꼬마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것에 드디어 한단꼐 성숙하여 사과를 하기로 결심하였다. 이를 위해 공연 티켓을 미끼로 이용하는데 그러면서 서윤재가 소중히 여겼다는 카세트를 수리하러 간다. 즉 더이상 강경준이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강경준의 화해신호에 길다란도 승낙을 하여 공연을 같이 보기로 결정하고 약속을 잡게 된다. 그런데 한가지 변수가 생기는데 눈치없는 장마리가 등장하여 길다란이 가지고 있던 공연표를 받아가게 되었다. 이순간 무척이나 중요한 부분이 보였는데 바로 길다란이 말로는 강경준은 장마라랑 보는게 더 좋을 거야 하지만 뭔가 아쉬워 하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이전이라면 당연히 애들은 애들끼리 노는게 좋다고 웃으면서 줬을 길다란이 확실히 변한 것이었다.


그리고 약속 장소에 장마리가 오자 강경준은 길다란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는데 여기서 드디어 이 드라마는 로맨틱 코메디가 될 수 있었다. 강경준이 자신에게 왔다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길다란의 모습은 둘이 드디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연결될 수 있는 듯하였다. 드디어 자신의 감정에 의심을 시작한 길다란이었는데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드디어 드라마에서 사랑을 이야기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물론 여전히 길다란은 자신이 이상하다고 여기면서 말을 하였지만 자신의 마음을 말하는 순간 시청자들의 마음도 설레였다고 본다. 서로를 아련하게 쳐다보는 모습은 그간 부족하였던 부분을 단번에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물론 웃긴 요소가 들어가는 것도 로맨틱 코메디에는 중요하다. 하지만 로맨틱 코메디에서 사랑에 대한 감정선이 애매하다면 그것은 그저 코메디에 불과할 뿐이다. 시청자들은 빅을 보면서 그저 웃기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민정과 공유라는 이 두배우가 만드는 사랑에 대한 공감과 설레임을 보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빅은 그동안 이부분을 보여주기 위해서 너무 빙 돌아서 왔는데 그래도 앞으로 남은 분량이 어느정도 되기에 아직 괜찮을 수 있을 듯하다. 너무나도 많은 인물관꼐로 산만해져버린 드라마이지만 이제라도 제작진이 주인공에게 좀 더 초점을 맞춘다면 나름 드라마가 좀 더 살아나지않을가 생각한다. 뭐 공유같은 경우 빅에서 지금가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인데 드디어 이민정이 사랑의 감정을 가진 모습을 연기해주고 그 연기 소에서 보여진 아련함은 순간적으로 시청자들의 숨을 멎게만들었다. 드디어 이민정다운 모습이 그려질 거 같은데 과연 오늘 방송에서는 공유와 이민정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보면서 그럼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