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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해운대 연인들

해운대 연인들, 드라마 망치는 김강우의 현실감 제로 캐릭터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나름 산뜻한 출발을 한 KBS의 새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은 정말 정체성이라는 부분에서 확고하다고 할 수 있는 드라마이다. 전형적인 한국식 로맨틱 코메디라고 할 수 있는 뻔한 스토리와 뻔한 전개를 보여주지만 일단 웃기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찾을 요소를 만들고 있다. 경쟁작인 골든 타임이나 곧 시작할 신의와는 그 느낌부터가 전혀 다르기때문에 나름 시청률 경쟁도 해볼만 한 거 같기는 한데 단 2회만에 이래저래 실망감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은 부분이 있다. 어느정도 예상을 했던 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너무하다 싶은 설정들은 아무리 완성도나 스토리가 크게 중요하지않은 장르이고 드라마이지만 좀 너무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고 개연성이라는 것이 너무 없지않나 생각도 들어서 과연 앞으로 어떤식으로 드라마가 나아갈지 걱정이 된다.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인물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바로 남자주인공인 김강우가 연기하는 이태성일 것이다. 드라마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이 이태성이라는 인물은 시청자입장에서 공감이라는 것이 불가능한 인물로 드라마에 악재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것을 어제와 그제 방송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일단 이태성이라는 인물의 직업부터 좀 신경써야할 듯하다. 전직조폭 두목의 딸과 검사라는 구조는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조폭드라마에서 나올법한 부분인데 중요한 것은 조폭에 대한 부분과 검사라는 부분을 친근하게 만들면서 문제가 생긴다. 검사인 이태성은 조폭 여러명과 싸워도 결코 밀리지않고 그들을 압도한다. 물론 검사 중에 이런 검사도 있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검사의 이미지는 결코 이런 것이 아닐 것이다. 그저 검사라는 직업은 프로필상의 직업일 뿐 전혀 드라마에서 필요한 부분은 아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해운대 연인들에서 이태성의 직업이 경찰이어도 다를 것이 전혀 없고 그냥 정의감 넘치는 일반 시민이어도 아무 상관 없을 것이다.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직업을 설정해 놓기는 했지만 이것을 현실감있게 긴강감으로 끌어올리기보다는 설정상의 갈등만을 만들 뿐이었다. 물론 이드라마가 전문직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기때문에 그렇게 치밀한 직업설정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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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이 연기하는 고소라와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우연과 오해의 반복이기는 한데 여기서도 이태성은 전혀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않는다. 검사라면 최소한 더 많은 조사를 하고 그래야하는데 전혀 그럴생각이 없이 일단 밀고 간다. 이건 상당히 어이가 없는 것인데 처음에야 오해를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이후 부산으로 내려오고 계속 의심을 해나가는 부분은 과연 이태성이라는 인물은 너무 단순한 형태로 사고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물론 삼촌수산이라는 상호를 봤고 어쨌든 그 차에 김형범이 연기하는 마약운반책 오종철이 탄것도 맞기는 했다. 하지만 검찰청에서 손떼라고 한 사건에서 개인적으로 계속 수사를 해나간다면 좀 더 조사를 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오종철과 고소라의 관계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검사라면 아니 사람이라면 당연히 할만한 과정인데 이태성은 이러한 부분을 가뿐히 생략하고 자갈치 시장에서 들리는 삼촌수산의 풍문만을 조사한다. 그런데 이 조사도 무척이나 허술하다 할 수 있는 것이 해운대에서 모두가 안다는 해운대 호텔과 삼촌수산의 관계를 알아내질 못했기때문이다. 이쯤 되면 도대체 이태성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검사가 되었을까 궁금해진다.


이러한 직업설정만이 아니라 인물의 과거라는 부분도 무척이나 어이가 없게 만든다. 현재의 부모는 친무보가 아닌 상황에서 이인물이 가지고 있는 출생의 비밀같은 것은 점점 드라마가 고조될때 나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무척이나 금방 드러나면서 맥이 쫙 빠지게 만들었다. 이태성은 고소라 가족의 원수라 할 수 있는 양가죽파 두목의 아들이라는 것이 어제 드러났는데 아무리 드라마에서 우연이라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것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느낌이었다. 원수의 집안끼리의 사랑이라는 구도는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고 싶은 제작진의 설정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러한 설정이 굳이 필요했나 싶어진다. 이미 검사와 조폭집안 딸이라는 구조만으로도 충분히 둘의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는데 여기에 또 하나의 갈등을 추가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한국식 드라마의 짬뽕요소라고 볼 수밖에 없다. 로맨틱코메디에서 이렇게 설정이 많은면 많을 수록 좋을 것은 하나도 없는데 과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요소들을 과연 다 풀어나갈 수는 있을지 걱정이 된다. 막 이것저것 풀어놓고 나중에 수습을 하지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나올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러한 부분들은 그간 한국의 여러 드라마에서 나타나던 문제니까 그러려니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이태성이라는 인물에게는 더욱 최악인 부분이 있는데 바로 그가 유부남이라는 것이다. 극중에서 무척이나 간단하게 나오기는 했지만 남규리가 연기하는 윤세나와 이태성은 결혼을 하였는데 이러한 상황에서 극의 스토리는 이태성과 고소라의 러브라인을 만들어간다. 부인이 복막염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하는데 범인검거를 하러간 것은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어떻게든 포장을 해볼 수가 있다. 해운대로 내려가는 부분도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고소라에 대한 감정이 바뀌어가는 상황이 나올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렇게 되면 과연 부인은 무엇이 될지 궁금하다. 해운대로 오면서 결혼반지를 빼는 모습이 나오는데 만약 윤세나와의 결혼이 형식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이는 남자 주인공이 엄연히 불륜을 저지르는 것이고 시청자들이 로맨틱함을 느끼는데 장애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거기다 결혼이 단순히 형식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들도 있기때문에 이태성이라는 인물은 앞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누가봐도 반할만한 모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불륜남이 될 소지가 너무 커져버렸다. 결혼을 하기전에 일이 생겨서 취소가 되었으면 또 다른 상황이었을텐데 결혼이라는 부분은 인물을 망친 어이없는 설정이 될 듯하다.


뭐 그래도 일단 드라마 자체를 보면 웃고 즐기기에는 꽤 좋다. 별 생각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 편한 드라마라고 생각되는데 그래도 부디 최소한의 현실감을 잘 형성해주었으면 좋겠다. 사실상 드라마가 조여정, 김강우, 정석원 이 세인물의 삼각관계로 모든 것이 이야기될 듯한데 그렇다면 이 세인물에 대한 설정이 얼마나 시청자에게 공감이 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현재 조여정이 연기하는 고소라나 정석원이 연기하는 최준혁같은 경우는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줄만하게 잘 형성이 되어가고 있다. 문제는 진짜 남자주인공인 김강우의 이태성이 붕떠버리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비록 기초 설정부터가 문제였던 이태성이지만 앞으로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어느정도 수정을 하면 시청자들도 공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몸은 슈퍼맨인데 머리는 바보인 말도 안되느 검사에 감정이입을 하고 반할만한 시청자는 없다는 것을 부디 제작진이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뭐 다음주 같은 경우도 이번주와 마찬가지로 또한번 주인공들의 몸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듯한데 그 약빨도 한계가 있는 만큼 너무 의존하지않았으면 좋겠고 부디 다음주부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