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의 유산이라는 드라마는 무척이나 독특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아주 뻔한 통속극인거 같으면서 막상 뻔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최고의 막장 드라마인거 같으면서도 동시에 가족애라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드라마이다. 상당히 이중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인데 이러한 이중적인 재미가 현재 드라마를 부동의 동시간대 1위 드라마로 만들지않았나 생각해본다. 점차로 유진과 이정진이 연기하는 민채원과 이세윤의 러브라인도 살아나고 정보석과 전인화가 연기하는 민효동과 양춘희의 애틋한 사랑도 부각이 되면서 드라마는 그야말로 꽉찼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여기에 옛날국수 가족들의 코믹한 이야기도 극의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의 방송에서 이전보다 눈에 띈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은 의외로 따로 있다고 할 수 있다. 최원영이 연기하는 김철규가 그 주인공인데 최악의 남편이자 찌질함의 모든 것을 보여주던 김철규가 민채원과의 이혼 이후 점차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무척이나 재밌는 모습이다. 여전히 찌질함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원영의 뛰어난 감정연기가 김철규라는 인물을 동정할 수 있게 만들어주고 점차 빠져들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던 인물 유형이고 그 색다름은 드라마에 잘 녹아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재혼이 결정되고 어제 방송같은 경우는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이 나왔는데 이렇게 되면서 더이상 김철규는 민채원과 갈등을 야기하는 인물이 아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이혼을 했지만 재혼 전까지는 그래도 민채원과 이세윤의 러브라인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잇었는데 더이상 그러지 못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민채원과 방영자의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더이상 김철규의 문제가 아닌 이세윤을 두고 딸 김주리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김철규라는 인물의 찌질함은 정말 묘하게 시청자들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어머니에게 속아서 민채원과 이혼을 하고 나서 계속 후회를 하는 모습은 동정을 하게 만들었고 시청자들이 김철규를 용서할 수 있게 만들었다. 물론 김철규가 직접적으로 악행을 저질렀다고 하기는 힘들어도 결혼이 파탄나는데 큰 책임이 있는 만큼 용서를 하는게 힘들 수도 있는데 찌질함이라는 것이 어느 정도를 넘어가니까 자연스레 용서가 되는 모습이었다. 우연히 결혼식장에서 마주친 전부인 민채원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김철규의 모습은 어쩌면 방영자의 악해에 희생된 또 한명이 김철규가 아닐까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만든다. 아니 가장 큰 피해자일수 있다. 스토리상 민채원은 김철규와의 이혼으로 새 기회를 얻었고 더 행복한 삶으로 나간다고 할 수 있는데 결코 김철규의 운명이 그러기는 힘들어보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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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민채원을 만나고 나서 다시 김철규는 찌질함이 드러났는데 결혼식을 앞두고 술을 마시는 모습이나 신혼여행을 가기 직전 민채원에게 전화하는 모습은 여전히 민채원을 그리워하고 후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무척이나 찌질해보였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찌질함이 정말 절실하게 와닿는 것이었다. 최원영은 정말 후회라는 감정을 아주 실감나게 그려주었는데 이러한 감정을 바탕으로 한 김철규의 찌찔함은 더이상 웃음의 대상이 아닌 동정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맨처음 김철규가 이혼전에 찌질함을 선보일때는 짜증이 났고 이혼 직후 보이는 찌질함에는 통쾌함을 느꼈는데 후회라는 감정이 보다 명확해지면서 동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독한 어머니를 두어서 그 또한 상처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최원영의 물오른 연기는 이러한 김철규의 찌질함을 매력으로까지 승화시켜주었다. 사실 김철규가 보이는 모습은 그저 집착이고 부질없는 짓이지만 그러한 모습은 시청자들이 김철규에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었다. 방영자와 같은 철저한 악인으로 끝까지 민채원과 대척점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우유부단한 성격때문에 애매한 포지션을 계속 취하게 될 김철규라는 인물에게 있어서 찌질함은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곡두각시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슬픔같은 것도 찌질함에 묻어나는 것만 같았고 주인공들과 반대편에 서있는 인물이지만 그또한 어떻게든 잘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들게 만드는 것은 분명 최원영이 감정연기를 매우 훌륭하게 해주어서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김철규라는 인물은 이혼을 하고 나서 더이상 필요한 인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더이상 김철규는 갈등의 중심이 아닌 것이고 그냥 이민같은 내용으로 드라마에서 빠져도 큰 지장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특유의 찌질함은 김철규의 존재감을 명확하게 해주엇고 더 나아가서 심이영이 연기하는 마홍주가 악녀로 변모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 되어주었다. 방영자야 계속 민채원과 충돌할 것이지만 이러한 방영자와 힘을 합치는 인물로 마홍주가 그려지게 되는 것은 김철규가 민채원을 계속 잊지 못해서일 것이다. 어찌보면 드라마의 모든 문제의 시작점이라고도 할 수 잇는 김철규는 끝까지 트러블메이커로 존재할 것이라고 보는데 그럼에도 결코 그의 모습이 밉지는 않다. 민채원을 잊지못해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그의 모습을 미워하기는 정말 힘들다. 그리고 찔지함이 주는 가벼운 웃음은 드라마에 결코 빠지면 섭섭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현재 백년의 유산에 대한 평가는 막장드라마라는 부분보다 개그콘서트보다 더 웃긴 유쾌한 드라마라는 부분이 더크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에는 웃기려고 작정한 옛날국수 가족들의 이야기도 한몫하지만 최원영이 보여주는 찌질한 연기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최원영이라는 배우가 이리도 찌질한 연기를 잘할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못햇는데 극의 갈등을 유발하면서 동시에 웃음을 키우는 그는 현재 드라마의 미친 존재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분명 드라마의 초반만 해도 백년의 유산은 역대 최고의 막장 드라마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점차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백년의 유산을 단순히 막장드라마라고 평가하기는 무척이나 힘들다고 할 수 잇는데 여러가지 매력이 혼합된 독특한 부분이 현재 인기를 설명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막장이기만 해서는 이제 막장에 지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없는데 막장적 요소로 확실하게 시선을 끌고나서 자연스럽게 드라마가 변했다고 할 수 있고 여러가지 이야기로 꽉차서 어느 한인물도 빠지면 안될 거 같은 지금의 이야기는 백년의 유산의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지않을까 생각하게 만든다. 비록 경쟁작인 돈의 화신이 나름 호평을 받고 있지만 격차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 격차를 시청자층의 차이라고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기는 힘들다고 본다. 배우들의 연기나 스토리 같은 부분이 정말 유기적으로 잘 짜여지면서 현재의 인기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이중 최원영의 찌질한 연기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수확이라 할 수 있고 드라마가 뻐한 통속극이 아닌 뭔가 다른 부분들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다. 김철규라는 인물이 과연 어떻게 변하고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는 주인공들만큼이나 관심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다. 과연 오늘 방송에서 마홍주의 안타까운 처지를 알게 된 김철규가 또 어떤 변모를 하게 될지 기대가 되고 악역 아닌 악역으로 매력을 뽐내는 모습은 오늘 방송에도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럼 이만 오늘 방송을 기다리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