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대를 통해서 많은 인기를 얻고있는 드라마 직장의 신은 어제 방송에서 또 한번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만년과장을 통해서 보여진 씁쓸한 현실의 모습은 자연스레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아버지라는 존재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는데 토요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다루어졌지만 예능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고 할 수 있었다. 김기천이 연기하는 고정도라는 인물은 그야말로 힘들게 살아온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였고 이 모습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울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권고사직이라는 부분만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회사내의 서열경쟁에서 밀려나서 무시당하고 외면당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냉혹한 현실을 다시한번 느낄 수도 있고 동시에 그 냉혹한 현실 속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오직 자식들을 위해서 일을 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상 어제 방송은 바로 이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었는데 분명 중간중간 웃음이 나오는 부분도 있었지만 공정도라는 인물에 집중을 하게 되면 웃음도 싹 가시게 되고 마음 한켠이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직장의 신이 단순히 계약직과 정규직의 문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직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루는 상황에서 만년과장 고정도는 극단적으로 슬플 수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고정도의 안타까운 모습은 상당히 다양하게 그려졌는데 영어때문 고생하는 것이 가장 먼저 그려졌다. 50대 후반인 고정도가 평소에 해본일이 없는 영어를 회사에서 원해서 학원까지 다니며 공부를 하는 모습은 안쓰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니라고 해서 다니기는 하지만 도무지 그것을 따라가기가 힘든 상황에서 한참 어린 미스김에게 학원숙제를 부탁하는 모습은 얼핏 보면 한심할 수도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어떻게든 회사에 남기 위해서 체면도 다 버린 모습으로 볼 수 있었다. 여기에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인사고과 시즌이 되었을때 이사를 두고 보여지는 다른 직원들의 행동이었다. 고정도와 황갑득이 같은 날 이사를 하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직원들은 인사고과에 큰 영향을 발휘할 황부장의 이사를 돕는 방향을 선택하였다. 자신의 팀이기때문에 당연히 고정도에게 간다는 무정한에게 장규직이 그래도 나중에 황부장의 이사하는 곳에 얼굴이라도 비추라는 것은 서열중심인 회사의 현실이었다. 후배들에게도 무시를 당하지만 가장으로 가족을 먹여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회사에서 끝까지 버티려고 하는 고정도의 모습은 가족을 위해 끝없이 헌신한 수많은 아버지들의 분신이라 할 수 있었다. 황갑득과 고정도가 이사를 하는 이유가 정말 극과 극이라 할 수 있었는데 고정도의 안타까운 모습이 이를 통해 더 부각이 될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고정도는 어려워진 회사사정에 의해서 권고사직 대상에 오르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황갑득은 이러한 사실을 팀장인 무정한에게 말하고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라고 했지만 이러한 배려는 더욱 슬프다고 할 수 잇었다. 권고사직 사실을 황부장이 무정한에게 말하기 전날밤 황부장과 고정도는 같이 오랫만에 술을 마셨는데 입사동기인 둘이 과거를 추억하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불안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감이 권고사직이라는 결과를 통해 단순히 불안감에 그치지 않게 되었는데 한평생을 직장에 바쳤지만 필요없다고 판단되는 순간 정리대상이 되는 냉혹한 모습은 시청자들이 느끼는 안타까움의 근본이엇다. 고정도는 자신이 권고사직 대상이 되었다는 것도 모른채 이전과 마찬가지로 웃음을 지었는데 그 웃음은 시청자들 가슴을 후벼팠다. 내일도 오늘과 같은 일상이 이어질 것이고 그러한 일상이 가족을 지켜준다고 생각하는데 그 생각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은 시청자들의 눈물을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한참 자식들때문에 돈도 많이 나가는 상황에서 사직을 해야되는 상황은 그야말로 최악인 것인데 평소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은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더욱 키워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하는 것은 정말 고정도가 무능한가였다. 여기에 대해서 반은 무능하고 반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일단 만년과장이라는 것은 업무성과라는 부분에서 확실히 무능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은 아니라고 할 수 잇는 것이 고정도의 권고사직을 막고자하는 무정한과 장규직의 모습을 통해서 알 수 잇는데 최소한 고정도는 인간관계라는 부분에서는 유능했다고 할 수 있던 것이다. 마음 여린 무정한이야 당연히 자신의 팀원의 권고사직에 저항을 할 수 있는데 장규직조차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의외이고 단순히 업무성과만으로 평가되어버려서는 안되는 부분이 존재하지않을까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수십년전에 시대를 앞서나간 기획안을 생각했던 모습을 생각하면 사실 업무성과라는 것은 결국 운의 문제였던 것이고 고정도는 결코 노력하지않은 인물은 아니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어깨가 축 처져버린 우리의 아버지들에 대한 위로였던 것이고 그렇기때문에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아버지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결코 다른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는 직장의 신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할 수 잇는데 어제의 방송은 단순히 직장인이나 취업준비하는 사람들에게만이 아닌 모든 사람이 공감을 할 수 있었던 내용이고 이러한 내용을 웃음과 함께 풀어나가가때문에 직장의 신이 명품드라마라는 찬사를 받는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에서는 비록 직장의 신이 구가의 서에 밀리는 모습이지만 직장의 신은 시청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매회 공감가는 스토리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그곳에 러브라인을 아주 살짝 양념치면서 흥미를 이끌어내는 모습은 무척이나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배우들의 연기와 스토리 그리고 연출까지 정말 3박자가 딱딱 맞는 모습은 볼 수록 찬사를 하게 드라마로 직장의 신을 만들어준다고 본다. 오늘 방송에서 이제 만년과장 고정도의 운명의 결정될 것이라 보는데 예고편에서 그려진 모습을 고려하면 고정도의 기획안으로 진행된 자염이 고정도의 공으로 안넘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그랬듯이 결국 고정도도 쓸쓸하게 회사를 떠나지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을 해보는데 이 과정을 과연 드라마가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를 해보겠다. 물론 고정도가 기적적으로 살아남는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하는데 직장의 신은 냉혹할 만큼 현실적이고 그렇기때문에 살짝 기대감을 접어야할 듯하다. 우리네 아버지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 고정도 이야기를 통해서 직장의 신은 드라마의 가치를 한층더 키워주었는데 그럼 오늘 방송도 기대를 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