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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칼과 꽃

칼과 꽃, 기대보다 걱정을 하게 만든 무리수 연출 속 첫방




천명의 후속으로 어제 칼과 꽃이 첫방송을 하였다. 쟁쟁한 배우들의 출연으로 정말 큰 기대를 모았는데 아마 최악의 출발이 아닐까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데가 없다고 할 수 있는데 연출이 드라마를 붕뜨게 만들어버렸다. 도대체 무엇을 의도하고 하는 연출인지 이해를 할 수 없게 만들었는데 첫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하는지가 후발주자로서 상당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칼과 꽃 제작진은 무모한 시도를 하였다. 칼과 꽃처럼 비극적인 요소가 강한 드라마의 경우 당연히 초반부에 그 기반을 확실히 닺주면서 강하게 시청자들이 몰입을 하도록 해주어야하는데 중간중간 드라마가 방방 뜨면서 몰입은 이루어질 수 없었다. 고구려의 마지막이라는 아주 묵직한 이야기 속에서 원수 지간의 사랑이라는 요소는 분명 비장함이 핵심이고 이부분이 얼마나 잘 보일지는 다들 많이 기대를 했는데 드라마는 매끄럽게 연결이 되지않고 부분부분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공주의 남자 열풍을 다시 한번 이루어내나 싶었던 소재라고 할 수 있는데 첫방송은 기대감을 조금은 많이 접어야한다는 것을 시청자들에게 알린 꼴일 뿐이었다. 아무리 영상이 아름답고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도 연출이 이를 확실히 받쳐주지못하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정말 제대로 보여준 칼과 꽃의 첫방송이다.



사실 드라마가 끝나자 마자 가장 먼저 이야기가 나온 부분은 BGM이었다. 이전의 사극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음악이었는데 그저 색다르기만 할 뿐 드라마와 어울리지 않았고 이에 대한 비난은 정말 폭주를 하였다. 물론 시도자체는 정말 높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가 어느순간부터 한없이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김옥빈이 연기하는 무영공주와 엄태웅이 연기하는 연충의 만남은 조금은 가볍게 감으로 앞으로 고조되는 드라마에 마주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 가벼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서 매우 현대적인 느낌으로 음악을 선택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나가도 너무 나가버렸다. 어찌되었든 칼과 꽃은 사극이다. 이 장르라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어느정도 예상을 하는 부분을 만들어준다. 사극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말투나 배경음악의 형식 등등이 분명 존재한다. 칼과 꽃은 이러한 부분은 과감하게 깨려고 한 것인데 너무나 갑작스러운 시도는 반발밖에 불러오질 않았다. 그리고 만약에 이러한 시도를 한다면 어제 방송 전체가 좀더 가볍게 가야했는데 드라마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한 없이 무거운데 딱 몇장면만 너무 심하게 가볍다보니 매우 이질적이라는 느낌만을 받았고 무영공주와 연충의 만남은 칼과 꽃이 아닌 다른 드마마인 것만 같았다. 비극적인 상황에 이 운명적 만남이 녹아들어야만 하는데 첫방송에서 이러한 부분이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고 이는 앞으로도 드라마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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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배경음악보다 본질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애초에 무영과 연충의 만남부분 연출이 완전 꽝이었다는 것이다. 저자에서 무영공주가 연충을 만나게 되는 순간까지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저 우연한 만남일 수도 있는 것이고 이 순간 약간 튀는 음악이 들어가는 것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무영공주가 연충에게 호감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이어서 바로 나왔는데 이부분은 정말 웃어야할지 어찌해야할지 도무지 모르는 상황이엇다. 연충을 쫒아가다 무영은 마차에 치일 위기에 놓였고 이순간 연충은 무영을 낚아채며 위기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무척이나 뻔한 구조라고 할 수 잇는데 칼과 꽃 제작진은 평범함을 거부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주었다. 연충은 단순히 무영을 낚아채는 것이 아니라 들어올렸고 무영이 공중에 뒤짚힌채 연충과 눈이 마주치도록 한 것이다. 마치 스파이더맨의 장면을 억지로 쑤셔넣은 것만 같은 장면이었는데 뭔가 아름답거나 매력적으로 보이기보다는 왜 이런 황당한 연출을 했을까 하는 궁금증만 생겨났다. 분명 영상자체는 상당히 화려했는데 워낙 상황자체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무영과 연충의 만남이 얼마나 임팩트있게 그려지느냐가 중요하기는 했지만 어제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은 임팩트의 방향이 뭔가 심하게 어긋나버린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러한 무영과 연충의 만남부분만 아니고서도 이상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또 있었다. 김영철이 연기하는 영류왕과 최민수가 연기하는 연개소문의 독대장면이었다. 이장면은 두 배우의 카리스마가 정말 살아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문제는 이장면이 침묵이라는 부분이 강조되는 장면이었다는 것이다. 영류왕과 연개소문이 말없이 서로를 응시하고 하는 부분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그저 말없이 서로를 가만히 보고 있으니까 마치 방송사고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소리가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것을 분명 제작진은 의도를 해서 연출을 한 것이지만 시청자들에게 굳이 당황스러움을 줄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미세하게 나마 배경음을 넣으면 되는 문제였는데 너무 극단적인 선택을 제작진이 한 것이 아닐까 싶다. 기껏 배경음악이 들어갔을때는 이미 대화는 끝이 나버렸고 둘사이의 대립은 애매한 느낌을 주고 말았다. 결국 김영철과 최민수의 카리스마 대결은 덕분에 약간 밍숭맹숭한 느낌이 나버리고 말았다. 드라마에서 배경음악같은 것이 분위기를 강조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상황에서 칼과 꽃은 분위기를 과하게 살리거나 아예 죽여버리거나 이렇게 두 극단의 선택을 어제 방송에서 보여줘버린 셈이었다. 사실 김영철과 최민수의 대립구도만으로 시청자들이 열광을 하도록 만들 수도 잇을 것 같은데 아무리 첫방송이었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정말 아쉽다고 할 수 있다.


분명 드라마는 이제야 첫방송을 했을 뿐이다. 아직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첫방송이라는 것이 어느정도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작인 천명의 시청률보다 안나오는 형태로 시청률 꼴찌를 했다는 것은 앞으로도 시청률 경쟁에서 험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에는 분명 제작진의 무리수 연출들이 크게 한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엄태웅과 김옥빈, 기영철과 최민수 이렇게 쟁쟁한 배우들을 놓고서 활용을 하지 못한다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는 말할 것 없이 훌륭한 상황인 만큼 배우들의 명연기로 어떻게든 드라마가 살아남아야할 것 같다. 오늘 방송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엄태웅과 김옥빈의 러브라인이 그려질 것 같은데 제발 오늘 방송에서는 어제 방송같은 황당한 연출이 없기만을 바란다. 아무리 판타지적인 요소를 가미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최소한 칼과 꽃이 사극이라는 장르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제작진이 유념햇으면 좋겠다. 그러면 오늘 방송을 한번 기대를 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