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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비밀

비밀, 뻔한 드라마를 살려내는 지성의 폭발적 연기




아마 한국드라마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모으면 이번주 첫방송을 한 드라마 비밀이 나오지 않을가 생각한다. 어디서 본듯한 설정이 뭉쳐져있는 모습은 무언가 큰 것을 기대하기 힘들 것 같게 만들면서도 편안하게 드라마를 볼 수 있게 하는 요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냥 매우 뻔한 드라마가 또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 넘어가버리기 좋은 상황이었는데 첫주 2회분을 보고서 느낀 것은 이 드라마가 기대 이상이라는 것이다. 매우 뻔한 것들이 조합되어서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었는데 선입견을 가지고 외면을 했으면 아쉬울 뻔했다. 특히 가장 주목을 해야했던 것은 바로 주인공인 지성이었다. 지성은 드라마에서 가장 익숙할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한다고 할 수 있었는데 폭발적 연기력을 바탕으로 익숙하지만 새로운 그야말로 비밀이라는 드라마의 성격을 가장 잘보여주는 캐릭터를 초반부터 확실히 보여주었다. 비록 시청률이라는 면에서는 매우 아쉽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은 드라마의 문제라기 보다는 전작의 고전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기깨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현재 보여지는 모습대로라면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보여주지 않을가 생각하는데 어쨌든 핵심은 주인공인 지성인 셈이다.



사실 지성이 연기하는 조민혁이라는 인물은 정말 한국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유형의 주인공일 것이다. 재벌의 아들이고 까칠하고 재멋대로이고 그러면서도 아픔을 가진 조민혁이라는 인물은 비슷한 형태의 다른 드라마 주인공을 열거하라고 하면 한참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남자주인공이 매우 전형적이다보니 이부분은 드라마의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조민혁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황정음이 연기하는 강유정이나 배수빈이 연기하는 안도훈이나 이다희가 연기하는 신세연이나 어디서 봤음직한 인물들이라는 것은 분명했다. 유독 조민혁이라는 인물이 설정상 이제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정도로 흔한 캐릭터였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셈이었다.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매우 익숙한 요소들의 집합이다보니 이러한 상황은 당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첫번째 방송에서 조민혁이라는 인물은 크게 어필이 되지않았다. 첫회가 상대적으로 여자주인공인 강유정에 초점이 맞추어져서 그 인물의 성격을 시청자에게 보여주었기때문이다. 반면 2회같은 경우는 다르게 조민혁이라는 인물을 강조하는 형태가 되었고 이과정에서 매우 전형적이라 생각했던 인물이 인상적일 수 있게 되었다.


조민혁은 신세연과 정략결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따로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그런데 그 여인이 교통사고로 죽게 되면서 절망을 하게 되는데 연인이었지만 그저 친구로만 말해야하는 자신의 처지와 사람의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부친의 말들 속에서 조민혁은 더욱더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부분에서 어제 최고의 명장면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실의에 빠져서 힘들어하는 조민혁의 모습을 지성은 정말 너무나도 완벽하게 그려주었는데 시청자들이 조민혁의 슬픔을 매우 확실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사실 드라마의 주인공이 조민혁인 상황에서 얼마나 시청자들이 조민혁에 공감을 하는지가 중요한 것인데 조민혁의 아픔이 강하게 부각될 수록 시청자들은 더욱 공감을 할 수가 있었다. 조금은 우스꽝스럽기도 했던 조민혁의 모습은 지성이 정말 조민혁의 슬픔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멋있어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은 드라마에 대한 기대자체를 바꾸었다. 간단히 말해서 너무 뻔하다고 할 수 있던 드라마인데 연기가 뻔하지 않은 것이었다. 지성의 생활밀착형 연기가 제대로 이번에도 터진 셈인데 지성이 아니었으면 조민혁이라는 인물은 그저그런 망나니 재벌 후계자 캐릭터로 그쳤을 것이다. 정신줄을 놓아버린 것만 같은 조민혁의 모습은 드라마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할때 시청자들이 몰입을 할 수 있게 하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조민혁이 강유정이 뺑소니 사고의 범인이라고 오해를 하는 상황에서 그가 보이는 광기는 정말 무섭다고도 할 수 있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누군가가 건드렸다는 것에 분노하는 모습에서 절망에서 분노로 변하는 조민혁의 감정을 시청자들은 정말 명확하게 알 수가 있었다. 강유정과 조민혁의 관계는 처음부터 악연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 처음 악연일때 보여진 조민혁의 능청스러운 모습따위는 더이상 존재하질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일시적인 표출로 그치지 않고 보다 본격적으로 행동을 하면서 조민혁은 악역이 아닐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햇다. 강유정의 연인인 안도훈을 불러서 부탁아닌 부탁을 하는 모습에서 싸늘함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느껴졌는데 지성의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볼 수 있었다. 극과 극을 오간다고 할 수 있는 모습 속에서 더이상 조민혁이라는 인물은 뻔하지 않았다. 오직 비밀이라는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조민혁이라는 캐릭터가 오직 지성의 연기력을 통해서 완성이 된 셈이었다. 식상함을 새로움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셈인데 현재 드라마가 프롤로그에 가까운 상황에서 매우 복잡한 인물인 조민혁을 이제 기대를 해도 좋지않을가 생각한다.


일단 현재 비밀의 첫시작은 무난하다고 할 수 있다. 전작이라고 할 수 있는 칼과 꽃이 너무나도 저조했던 상황에서 2부작이었던 연애를 기대해와 추석연휴를 통해서 2주간 숨돌릴 틈을 가졌던 것이 어쨌든 현재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이다. 거기에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강렬하다는 것이 중요한데 익숙한 드라마를 익숙하지않게 만드는 연기라는 것인 정말 감탄을 할만 하다. 일단 황정음도 기대 이상의 연기를 통해서 극을 무난하게 이끌어주고 있고 라이징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이다희같은 경우 연타석 홈런을 칠 준비가 되어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배수빈과 지성의 정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연기를 보여주는 만큼 현재 비밀은 더욱 이기를 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뻔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한국드라마는 배우들의 연기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하다. 물론 제작진도 너무 뻔한 스토리로 드라마를 이끌어가서는 안될 것이다. 아무리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고 해도 스토리의 지원은 필수인 것이고 약간의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그러면 다음주 방송도 기대를 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