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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갑동이

갑동이,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준의 소름끼치는 사이코패스 연기




어제 첫방송을 한 드라마 갑동이는 드라마 자체가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 있고 특유의 긴장감으로 시청자들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마치 영화 살인의 추억의 뒷 이야기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도록 만드는 내용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드라마를 보도록 만드는 것만 같았다. 드라마의 장르가 스릴러이고 인물들의 관계나 숨겨진 이야기 같은 부분들은 그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이를 배우들이 더욱 더 잘 살려주었다. 믿고보는 성동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동일은 정말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드라마의 주인공인 윤상현 또한 기존에 보여주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가장 놀라웠던 사람은 바로 이준이었다. 드라마의 핵심이 될 것이라 생각되는 인물을 연기하는 이준의 모습은 기대 그 이상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제 연기를 하는 아이돌이 많아지고 더 이상 연기돌이라는 표현이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연기돌 이준의 모습은 특별하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연기를 하는 아이돌이라는 뜻의 연기돌보다는 그야말로 연기자라는 표현이 더 잘어울릴 모습이었다.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섬뜩한 연기는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고 거기다 맞은 캐릭터가 아이돌들이 꺼려할만한 캐릭터라는 것도 정말 놀라웠다. 그야말로 연기자의 면모를 보여준 이준은 단 1회만에 갑동이가 시청자들을 사로잡게 만든 가장 큰 공신이라 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윤상현과 성동일의 대립이라는 구도 속에서 진행이 되었다. 주인공이 윤상현이 연기하는 하무염인 상황에서 대립을 하는 성동일이 연기하는 양철곤은 악역으로 보여질 수도 있었고 그렇기때문에 둘이 보여주는 대립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둘의 관계는 표면적으로 보면 경찰 조직의 부하와 상관의 관계였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관계가 있었는데 그것은 17년전 갑동이 사건의 용의자 아들과 담당형사라는 관계였다. 이러한 관계는 자신이 진짜 갑동이라고 주장하는 이의 등장과 다시 담당 경찰서로 돌아오는 양철곤으로 심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무염의 아버지가 진자 갑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던 양철곤은 미련때문인지 다시 수사를 하려고 하였고 그 와중에 하무염에 대한 노골적인 의심을 하였다. 당연히 하무염의 경우에는 불합리한 양철곤의 행동에 분노를 하였는데 갑동이라는 희대의 살인마를 계기로 하무염과 양철곤의 갈등은 점점 더 깊어졌다. 양철곤이 하무염의 DNA를 수집하라 명령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서 하무염이 양철곤에게 항의를 하고 자신의 아버지가 갑동이의 유저나와 일치하지않을 것이라는 것에 자신의 팔을 하나 걸고 양철곤에게도 손가락 하나는 걸라고 하는 장면은 똘끼 가득하다고 스스로 말하는 하무염의 성격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그리고 양철곤도 그러한 하무염에게 짐승새끼라는 표현으로 범죄자의 아들이라는 자신의 확신을 드러내며 캐릭터를 분명하게 하였다. 이러한 둘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본격적으로 갑동이 사건이 나오지 않은 프롤로그격의 회차임에도 강하게 긴장을 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둘의 대립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류태오를 연기한 이준이었다. 치료감호소에 있는 류태오는 정말 첫 등장부터 강렬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이준의 연기력은 정말 놀랍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섬뜩한 웃음은 오싹한 느낌을 주었는데 흔히 아이돌들이 연기에 도전을 하면 맞는 역할과는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정말 이준이니까 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극중에서 류태오가 17년전 갑동이 사건에 대한 열쇠를 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만큼 매우 중요하고 이를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드라마의 재미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이준은 그야말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사도 필요없었다. 눈빛만으로도 분위기를 이끌어내고 드라마의 무게감을 살렸는데 윤상현이나 성동일과 비교를 해도 전혀 무게감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않았다. 이준은 정말 연기를 하는 경우에는 엠블랙의 멤버, 즉 아이돌이라는 것을 완전히 내려놓고 배우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전혀 포장이 되지않은 범죄자 혹은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전해지는 모습이었다. 드라마가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이고 인물간의 관계가 설정되고 이야기의 근간을 소개하는 상황이지만 이준의 뛰어난 연기력은 결코 드라마가 어느 부분에서라도 가볍지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어제 방송에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바로 류태오가 진짜 갑동이를 만나는 부분이었다. 살인마 갑동이를 신이자 영웅이라 말하는 류태오는 이 장면을 통해서 사이코패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갑동이보다 더 냉혹한 살인마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는데 이 순간 이준이 보여준 연기는 정말 신들렸다고 할 수 있었다. 광기라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한 장면이었는데 이준의 연기는 시청자들이 정말 숨을 죽이고 지켜보도록 만들었다. 자신의 우상을 만나고서 무척이나 흥분한 사이코패스의 모습은 우리들의 머리속에서 존재한다면 분명 이준이 표현해낸 그 모습 그대로였을 것이다. 연기돌이라는 범주에서 생각하면 어떻게 이런 연기내공이 형성되었을까 싶을정도로 이준의 연기력은 깊이가 있었다. 애초에 이준은 다른 아이돌들의 연기도전과는 다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리 이제 아이돌들이 연기력이 좋아지고 발연기는 아니라고 해도 아이돌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화제성을 만드는데 목적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을 완전히 부정을 하기는 힘들다. 그런데 애초에 이준은 그런식의 필모그라피를 쌓아오고 있지를 않는데 아이돌 최초 베드신 도전과 같은 부분에서부터 뭐 이미 길이 달랐다. 그리고 다른 길을 선택해왔던 것이 절대 틀리지않았다는 것을 냉혹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통해서 확실히 보여준 셈이었다. 갑동이와 대화를 하는 류태오의 모습은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머리속에서 지워지지않았고 정말 꿈에 나올까 무서울 정도였다.


tvN이 금토 드라마에서 연타석 홈런을 쳤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갑동이는 비록 장르라는 측면에서는 전작들과는 매우 다르지만 인기를 끌기에는 충분한 듯하였다. 1부가 준 강렬함은 그동안 한국의 스릴러들에서 볼 수 없었던 부분들이고 방송이 끝나기가 무섭게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에는 이준이 존재하였는데 아무래도 이준이 대박난 작품에 출연한 적이 없는 만큼 상당히 저평가를 받던 상황인데 그 평가를 단번에 뒤집어버린 것 같다. 물론 갑동이가 아주 완벽한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케이블방송이다보니 중간에 광고가 삽입이 되는데 광고삽입은 아무래도 스릴러 장르에서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기도 하였다. 물론 적절하게만 삽입된다면 스릴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일단 어제 방송에서는 이부분이 조금은 아쉽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분명 갑동이는 금요일과 토요일에 대한민국을 서늘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오늘 방송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정말 기대를 해보게 된다. 성동일과 윤상현이 만들어내는 불협화음 속 또 다른 조화를 기대해보고 여기에 이준의 기대 이상의 사이코패스 연기를 기대해본다. 이준이 정말 아이돌 연기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바라고 그럼 오늘 방송도 기대를 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