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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계백

계백, 조연들의 열연이 무색해진 계백 이서진의 어이없는 액션씬








아역에서 성인연기자로 바뀌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 드라마 계백. 32부작이라는 점을 고려할때 어제 방송인 9화는 기승전결에서 승의 시작이고 그만큼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화려한 액션과 강한 인상의 연기들이 눈에 띄었다. 근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과연 이게 사극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화려한 영상을 자랑하는 액션 장면이 그부분이다. 뭐랄까 너무 판타지같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물론 드라마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그럴려니할 수 있지만 좀 너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이번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너무나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배우들의 열연에 드라마에 몰입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히 주연들만이 아니라 조연들까지 모든인물이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는 거 같았다. 훗날 계백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성충과 백파는 대사하나하나에 그들이 앞으로 어떤식으로 계백을 도울지를 알 수가 있었다. 약간은 사극에 나오는 전형적인 인물이라고도 볼 수 있었지만 그런 전형적인 인물이 오히려 연기하기 더 힘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듯한 모습은 분명 훌륭했다.


그리고 이보다 더 비중이 낮을 수도 있는 의자왕자의 내관 초랭이와 계백을 도와주는 이름 모를 생구는 맡은 비중에 비해서 그야말로 미친존재감이라 할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고 있다. 특히나 초랭이 같은 경우 그 특유의 부산스러움이 현재 의자가 위장하고 있는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오직 의자만을 걱정하는 모습은 드라마 마지막까지 의자를 지킬 인물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과연 지금의 가벼움을 훗날 의자가 왕위에 올랐을때 어찌 변모할지 기대를 해본다.


그리고 독개와 임자 같은 경우 맡은 배우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상당히 코믹한 모습을 보였는데 독개가 의자에게 마약을 팔려고 약장수같이 말하는 부분이나 임자가 돈을 토할려고 하는 부분이나 무거워질 수 있는 드라마를 가볍게 만들어줬다. 1시간 가까이 방송되기때문에 그 시간 내내 긴장감 넘치는 내용으로만 가득하면 시청자가 지칠 수 밖에 없는데 그것을 예방해주는 역할이라 여겨도 될 듯했다. 사실 독개를 맡은 윤다훈의 이런 코믹연기에 일부 사극팬들은 사극에 어울리지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코믹연기가 없으면 계백은 너무 무겁고 어두울 것이다. 그리고 물론 훗날 최고의 악역이 될 수 있는 임자가 어떻게 변할지도 꽤나 궁금하다.


물론 지금까지 거론된 배우들도 상당히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지만 아무래도 비중이 적다보니 시청자에게 확 눈에 띄지는 않았다. 그런데 주조연급이라 할 수 있는 인물들 또한 정말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주어서 극에 대한 몰입을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현재 주조연급의 인물은 아마 김유신과 초영일 것인데 김유신을 맡은 박성웅이야 워낙 사극에 탁월한 배우니 당연하다 하더라도 효민의 연기력은 놀라웠다. 드라마가 시작하기전 가장 논란이 되었던 배우가 바로 효민이었는데 단 2회의 출연만으로 더이상 우려가 아닌 더욱 기대가 되는 모습으로 인식이 되고 있는 것이다.


효민의 초영은 단순히 액션연기만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것이 아니었다. 효민은 상당히 뛰어난 표정연기는 인물의 성격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다. 가수로서 무대에서 보여주던 다채로운 표정들이 드라마에서도 빛을 발한 거 같았다. 분명 아주 뒤어난 연기력은 아니지만 기대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고 매회 더욱 나아질 것이라 예상을 할 수 있다. 이런 효민의 모습에 이제 시청자 게시판이나 기타 커뮤니티 사이트들에서 대체로 효민의 연기에 대해 칭찬을 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쩌면 9화에서만큼은 가장 눈에 띄는 연기를 보이지않았나 싶었는데 물론 이부분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가장 다채로운 감정변화를 보여주었고 가장 자연스러운 액션을 보여주지않았나 싶었다. 최근 사극에서 잘 부각되지않던 여성무사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극 경력이 꽤되는 송지효보다 더 사극에 잘어울리는 모습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근데 이토록 조연들의 뛰어난 연기도 주연인 이서진이 연기해준 액션씩에서 한방에 무너져버렸다. 분명 이서진은 짐승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오직 의자에 대한 복수를 위하는 모습등 그 자체는 괜찮은 아니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거 같았다. 근데 그가 보여준 액션씬은 그야말로 제작진의 장난이 아닐까 할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망가는 의자를 쫒아가던 계백을 향해 백제군의 활을 쏘는 장면이 문제였는데 이장면은 한국 사극 역사상 가장 코미디가 아닐까 싶었다. 활을 조준하기 직전의 장면을 보면 계백과 궁수들의 거리는 아무리 멀어도 10미터정도였다. 이정도 거리에서 화살은 그야말로 눈깜짝할 새 날아가는데 계백은 이것을 공중에서 몸을 틀어서 피하는 너무나도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주었다. 그래 드라마니까 좀 과장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정도 수준이면 사극아니라 무협극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물론 과거 이정도의 액션을 보인 드라마가 있었는데 태왕사신기였다. 근데 태왕사신기는 분명 판타지적인 드라마였는데 계백은 나름 전통 사극을 표방해놓고 이러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다. 아무리 주인공인 이서진의 계백의 뛰어남을 보일려고 해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


화살을 피하는 장면이 한번이면 그러려니하지만 또 한번 나타나는데 의자를 죽이기 위해 신라진영을 빠져나올때였다. 성벽을 타고 내려가다 보초에게 들킨 상황이었고 보초들이 활을 쏜 것이다. 이번에도 지척의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계백은 간발의 차로 화살을 피하고 백제의 진영으로 향했다. 이런 모습에 현재 게백 시청자게시판은 무슨 코미디냐고 비난을 하고 있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계백이고 계백을 좀 더 영웅화할 필요는 있지만 다른 인물들과는 너무다른 수준의 액션을 선보이는것은 그저 웃길 뿐이다. 계백은 사극이지 무협이 아니라는 것을 제발 제작진이 생각을 좀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한가지 덤으로 지적하자면 윤다훈이 맡은 독개를 자세히 보면 의자에게 사기를 치다 돌아갈때의 멍과 예고편에서의 멍의 위치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오늘 10화에서 윤다훈이 이번에는 신라진영에서 맞을 수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독개 얼굴의 멍은 어제 방송인 9화에서 백제진영에서 맞은 흔적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최소한 위치는 일치해야하지않을까?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부디 제작진이 잘 생각했으면 한다. 스토리 좋고 연기 좋아도 세세한 부분에서 욕먹고 외면받을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만 하지않을까? 효민과 다른 조연들이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는 만큼 제작진들도 기대 이상의 연출을 해주길 바라며 이만 포스팅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