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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계백

시청자 지치게하는 계백의 끝없는 시련, 주인공 매력마저 깎는다





계백이 사비로 돌아와서 본격적인 복수극이 시작될 꺼라 기대를 했던 드라마 계백. 이런 기대속에서 12회를 봤는데 배우들의 열연이 아쉬워질 정도로 이제는 스토리가 산으로 가고 있는 것일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 영웅의 모습을 드라마로 만드는 것이기때문에 영웅의 시련이라는 부분은 분명 필요하다. 근데 이 계백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계백은 총 32부작중 12회까지 방송된 지금까지 시련 또 시련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 계백이 등장한 것인 4회 인가 5회인가 부터였던 것을 생각하면 단 8회 정도만 계백은 나왔는데 이 짧으면 짧은 기간 동안 계백은 그동안 영웅 사극에서 주인공이 격는 모든 시련은 다겪었다.


뭐 태어남과 동시에 어머니를 잃은 것을 제외하고 보면 첫번째 시련은 아마 아버지인 무진의 죽음이었을 것이다. 영웅들이 연민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근원적 이유인 부모에 대한 상처를 계백도 보여준 것이다. 가족이 멀쩡한 영웅은 시청자들에게 매력이 없을 수도 있다. 남들 가진 것을 다 가진 자는 절박하기 힘들고 너무 반듯하고 상처가 없어보이면 동정을 하기 힘들기때문에 드라마 주인공으로 부족할 것이다. 그런데 계백에서는 단순한 부모의 죽음이 아닌 주인공 눈앞에서의 죽음을 연출하여 계백의 상처를 극대화해주었다. 또한 아버지가 충성을 하던 의자왕자의 손에 죽는 모습은 더욱 더 큰 충격을 계백에게 준 것이었다.


만약 시련이 이거하나였으면 아무말도 없었을 것이다. 계백은 아버지가 죽기가 무섭게 포로가 되어서 신라에서 생구로 전쟁터에 나서야했다. 이거와 관계해서 이미 여러 블로거들이 노예생활이 이제 사극에서 필수코스냐며 비아냥 거렸다. 너무 이제는 흔해진 구조이지만 어쨌든 영웅 사극에서 주인공인 영웅은 드라마 후반에 가서는 최상위 계층이 되기때문에 그야말로 밑바닥인 노예생활은 시련을 통해 성장한 영웅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에 쓸만한 구조이다. 이런 구조가 계백에도 적용이 되었는데 그 시기가 너무 심했다. 시련이 끝나기 무섭게 또다른 시련이 등장하는 것은 계백이 당시 가장 억세게 재수없는 인물도 아니고 너무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포로 생활이 끝났을때 계백에게는 곧바로 또다른 시련이 눈앞에 있었다. 겨우겨우 사비에 돌아와서 복수를 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계백은 어처구니없이 폭동에 휘말리게 된다. 폭동이 시작되었을때 뭐 계백이 그 상황을 주도하기는 했지만 폭동 그자체는 너무나도 어이없게 시작이 되었다. 생구를 위한 국가의 지원이 부실했기때문에 나타난 사건이었는데 이 사건에서 계백은 본능적인 인간애를 지닌 인물임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정말 억세게 운없는 주인공이구나 싶었다. 이상하게 휘말린 사건에 이제 사비를 떠나야할 상황이라니 황당하다. 물론 유랑이라는 부분도 영웅사극에서 흔히 보이는 부분이기에 그 구조를 위한 포석인거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모든 시련들이 너무 붙어서 나오는 것때문에 이제는 지치게 된다. 계백이 화끈하게 복수를 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이번에는 또 어떤 일에 휘말리고 시련을 겪을까를 생각하게 되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가뜩이나 주요인물들의 성격이 평면적이어서 조연들에게 더 시선이 많이 가는 상황인데 스토리마저 시청자가 주인공을 보면서 지치게 만들고 있으니 정말 드라마 계백은 위기일 것이다. 지금이야 아직 드라마가 절반도 안간 상황이고 장면 장면 나타나는 조연들의 미친 존재감 덕분에 인기가 있지만 조연들만으로 드라마의 인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이다. 주인공들이 지금 보다 매력을 가져야 할 것이고 그것보다 스토리가 좀 말이 되어야할 것이다. 계백이 당시 백제땅에서 제일 재수없는 인간도 아니고 이건 좀 아닌 상황이다. 만약 다음주에 또다른 시련으로 계백이 고통을 받게 된다면 이제는 정말 답이 없을 것이다. 뭐 지금 의붓형과 마주치는 상황이 곧 연출될거 같은데 왠지 이때 또 한번 시련이 있을 거 같은데 제발 이 시련은 좀 떨어져서 일어나길 빌어본다. 이제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계속 고통받는 계백의 모습이 아니라 일어나는 모습일 것이다. 부디 제작진도 이런 부분을 좀 생각했으면 좋겠다. 사실상 생방송 드라마이기때문에 이런 부분을 이지하고 조금 대본을 수정했으면 좋겠다. 그럼 이만 포스팅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