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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계백

계백, 칼에 베여도 멀쩡한 옥에티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습




야심차게 시작한 드라마 계백이 생각보다 낮은 시청률에 고전을 하고 있다. 어제까지 총 14화가 방송이 되었는데 시청률면에서 계속 비슷한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상승을 못하고 있다. 비록 시청률 1위인 백동수와의 차이가 그렇게까지는 아직 크지않지만 두 드라마 모두 중반정도까지 간 상황에서 특별한 경우가 발생하지않는 이상 끝날때까지 그 차이가 유지될 거 같다. 그렇다면 왜 계백은 시청률면에서 고전을 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상당히 복합적이라 생각한다. 7화부터 드라마의 주요인물들이 본격적인 성인연기자로 바뀌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올라야했던 이때부터 계백은 그야말로 문제점을 하나씩 보여주었다.


그러다 어제 방송에서는 이런 문제들이 한번에 종합적으로 드러났다. 우선 첫째는 너무나도 자주 보여지는 옥에 티가 문제이다. 계백 최고의 옥에 티는 아마 가잠성 전투에서 병사가 40명 남짓 보였던 일일 건데 그에 따른 비난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계백 제작진은 세세한 부분을 그렇게 신경을 쓰고 있지않는거 같다. 어제 방송에서는 계백이 호위무사가 되어서 사택비의 신임을 얻기위한 장면에서 또한번 옥에 티가 나타났다. 사택비를 습격하는 괴한의 인원이 적다 이런 문제가 아닌 이번에는 칼에 베여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이 전투가 사택비가 계백을 시험해보기 위했다는 것을 고려해볼때 다른 호위무사나 습격한 괴한의 칼은 날이 없었다고 생각을 해도 될 듯하다. 하지만 계백은 그럴 수가 없는 것이 계백이 들고 있던 칼은 왕이 하사한 칼이고 그 칼이 날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분명 이장면에서 계백은 일부 괴한은 발로 때려눕히고 일부는 칼로 베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한명같은 경우는 확실하게 시청자들에게 베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당히 오랜기간 생국 생활을 하면서 전장에서 활약하고 칼을 썼던 계백이기에 당연히 베는 느낌을 알고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을 알고 있기때문인지 공중에서 몸을 틀면서 한명을 베고나면 계백은 확실히 벴다는 표정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일일까? 베인 인물은 제일 앞에 있던 사람인데 이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 밝혀지는 순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버린다. 과연 이상황을 뭐라고 설명해야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제작진이 실수를 했다고 보는것이 타당할 것이다. 호위무사를 뽑는 비무대회에서 1위를 할 정도로 무예가 출중한 계백이 베는 느낌을 몰랐을 리가 없기때문이다.


현재 계백이가지고 있는 또다른 문제는 주연들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인물이어서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드라마를 이끌고 있는 주연은 현재 계백, 의자왕자, 은고, 사택비인데 이 4명의 주연이 덜매력적인 것이 현재 계백이 가지고 있는 최악의 문제점이다. 무척이나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사택비가 무진이 죽고나서는 악역으로서의 매력이 상당히 감소되어버렸고 이에 대항하는 계백과 은고와 의자는 너무 뻔한 모습이다. 물론 이 4인물을 연기하고있는 이서진과 송지효, 조재현 그리고 오연수가 연기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인물설정자체가 별로인 것이다. 사택비는 이드라마에서 동정을 받으면 안되는 악역이 되어야만 했는데 무진과의 애정을 중심으로 약간씩 애처로운 느낌을 시청자에게 주고 있고 이런 알고보면 불쌍한 악역은 시청자가 주연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는것을 방해해버린다. 특히 이번화에서 너무 쉽게 계백을 믿어버리는 모습은 아무리 시험에 통과했다고는 해도 그간 보여준 치밀함과는 달라서 아쉬움도 있었다.


의자같은 경우 너무나도 이상적인 군주상을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이번화에서는 대동사회를 꿈꾸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근데 이런 모습은 그간 사극들에서 왕들이 워낙 많이 보여준 모습이여서 이제는 식상하기까지하다. 의자가 왜 대동사회를 꿈꾸는지가 안나온 상태에서 그저 의자의 꿈만을 이야기해버리니 절대적으로 개연성까지 부족해버린다. 귀족에 의해 뒤흔들리는 상황에서 삶을 살아온 의자가 대동사회를 꿈꾸기보다는 절대왕권을 꿈꾸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에도 불구하고 의자는 이상적 군주로 만들어야하기에 대동사회를 주장하고 있다. 역사에 뛰어난 군주로 기록되어있는 의자이지만 현대적 관점에서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 좋은 군주라 당시에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거 같다.


뭐 은고와 계백도 이런 저런 말이 있지만 사실 주연들이 매력없게 느껴져버리는 이유는 조연들이 훨씬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흥수와 초영 이 두 인물같은 경우는 드라마에 나오는 비중은 무척이나 적지만 시청자입장에서는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극에서는 보기 힘들던 새로운 캐릭터라는 점이 무척이나 중요할 것이다. 흥수를 연기하는 김유석과 초영을 연기하는 효민은 두인물을 그야말로 주연보다 더 존재감있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분명 조연이 매력적인 것은 드라마에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주연보다 커버리니 뭔가 드라마가 언밸런스해져버리게 지금 문제인 것이다. 한시간이 넘는 드라마에서 5분 이하로 나오는 두인물이 가장 큰 존재감을 보여버리고 있으니 나머지 5분정도가 맹해져버리는 느낌이다. 분명 두인물이 극이 진행되면 될 수록 비중이 커지기는 할 것이지만 주연들보다는 분명 적을 것이 분명한데 제작진이 결단을 해야만 할 것이다. 선덕여왕의 비담처럼 존재감에 맡는 비중을 줄 것이냐 아님 그대로 갈 것이냐이다. 개인적으로는 비중을 좀더 늘리는 것이 드라마의 균형을 맞춰줄 수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저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계백이지만 정말 아직은 다행스럽게도 반등의 기회가 있다. 제작진이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보완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시청률부분에서 상승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은 옥에티라는 부분을 제작진이 최대한 없도록 신경써주는 것이 최우선일 것이다. 100억이라는 큰 제작비를 들인 드라마인데 사소한 문제들도 조금은 신경써줘야 할 것이다. 물론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문제들이지만 일단 현재 계백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진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이 위기를 어찌 돌파할지를 기대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