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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계백

계백, 시청률 1위가 되었지만 불안한 이유 - 계백 이서진의 무존재감



무사 백동수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월화극 시청률 1위를 차지하게 된 드라마 계백. 무사백동수의 후속인 천일의 약속이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라는 점에서부터 화제를 가지고 시작부터 계백을 턱밑에서 추격을 하는 상황이기에 계백이 끝날때까지 시청률 1위를 수성할지는 정말 미지수이다. 이래저래 문제점을 많이 노출한 계백이다보니 큰 기대를 걸기 힘들지는 하지만 그래도 한번 시청률 1위를 하고 이에 탄력을 받아서 계속 1위자리를 지키며 종영할 수도 있는 것이니 한번쯤 기대를 해도 될 듯하다. 사극열풍 속에서 가장 초라한 결과물을 가지고 있던 계백이 막판에 화려하게 부활할지를 예상하는 것은 분명 재밌는 일이다. 이제 시청률 1위 수성이라는 측면에서 드라마를 보았을때 어제는 그간 계백이 보여주던 여러가지 문제를 보완한 부분을 볼 수 있었다.


최근 몇주동안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던 것은 아마 백제황후 연태연 역의 한지우였을 것이다. 한지우의 연기력 논란은 최근 몇주간 드라마 계백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다. 사극에서 현대극을 한다는 느낌에다 국어책을 읽는 듯이 딱딱한 연기는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했다. 이런 비판을 받아서 인지 어제 방송에서 한지우는 이전보다는 한결 나아진 듯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여전히 다른 연기자에 비해서 조금은 떨어지는 연기인 듯했지만 그래도 나아진 듯한 모습은 보기가 좋았고 더욱이 더이상 드라마의 흐름을 끊을 정도는 아니었다. 한동안 드라마 계백의 걸림돌 중 제일 크다고 거론되던 부분이 드디어 해결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가잠성 공격에서 보여주었던 허술한 전쟁장면도 이제는 나름의 방법으로 비난을 피할 수 있도록 하였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일 황산벌 전투는 당연히 큰 스케일을 보여줄테지만 모든 전투를 웅장한 모습으로 할 수 없기에 이제 계백 제작진은 전투장면을 아예 빼버렸다. 화려한 전쟁신을 기대하는 시청자에게는 씁쓸한 부분이지만 그래도 제작비상 시청자에 만족을 줄만큼의 모습을 보이기 힘든 전투신과 전쟁신을 아에 보여주지않아서 비난이라도 받지않는 것은 상당히 영리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지난주와 어제 방송에서 전투장면과 전쟁장면이 없어도 극이 자연스럽게 흐른다는 것을 보면 무리해서 괜히 욕먹는 것보다는 나은 듯했다. 기대감을 충족시키지는 못하지만 현실적으로 실망감만이라도 피한 부분은 계백의 걸림돌 중 하나를 잘 넘어간것이다.


그러나 드라마에는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이 존재했기에 계백이 시청률 1위를 지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현재 드라마 계백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한지우의 연기력도 아니고 어설픈 전쟁장면도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주인공인 계백이 드라마에서 보이질 않는 다는 것이다. 현재 계백은 세명의 주인공이 스토리를 이끌고 잇는데 분명 그 중심이 되어야할 계백은 구석으로 밀려서 거의 존재감을 보이질 못하고 있다. 계백과 연관된 감정으로 갈등구조가 형성되고 있지만 그 갈등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은고와 의자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드라마가 계백이 아니라 의자나 은고가 아닐가 생각을 해보게된다.


사실 이부분은 전쟁장면을 싹다 빼면서 나타난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 정치적인 활동이 아닌 장수로서의 활동이 주로 보일 계백은 전쟁장면이 없자 등장비중이 상당히 줄어버렸다. 조연이라 할 수 있는 연태연보다도 출연분량이 더 적은 듯한 분량은 계백을 드라마에서 부각되도록 보이길 힘들게 한다.아무리 의자와 은고가 좋은 모습을 보이고 드라마를 흠미롭게 만들어도 마냥 재밌게 볼 수 없는게 진짜 주인공이 계백이기때문이다. 주인공이 전혀 부각되질 않으니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확 떨어진다. 현재 은고가 자신과 일족이 당한 모든 일이 의자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 이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상황은 분명 흥미롭고 은고가 악녀평가를 받는데 중요한 부분이기에 드라마에 꼭 필요한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면서 또다시 계백은 그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저 갈등을 주도하지 못하고 그 갈등에 따라 움직이는 계백은 정말 매력이 없다.


그리고 단순히 계백이 덜 등장해서 현재의 무존재감이 된 것은 아니다. 계백을 맡고있는 이서진이 은고역의 송지효와 의자역의 조재현에 비해서 그 인상이 덜하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단 한장면이 나와도 그 순간에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잇는 인상이 필요한데 이서진은 그런 느낌을 주고 있질 못하고 잇다. 분명 어제 방송에서도 중간중간 포인트가 될만한 부분들이 있었다. 의자의 비가 된 은고를 만나면서 느끼는 그런 감정적 부분보다 백제의 충신 계백의 모습을 보일수 있는 부분은 정말 많았다. 당나라사신이라는 자격으로 백제에 온 김춘추에게 경고를 하는 부분은 계백의 이미지를 확실히 보여줄 수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서진은 그런 계백을 살려주질 못했다. 카리스마가 있는 모습이 아닌 그냥 맹물같은 느낌으로 경고를 하는데 그 모습에 현재 드라마 계백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계백 이서진이구나 하고 확신을 했다.


드라마가 계백이 아닌 의자라는 이름이나 은고라는 이름을 붙이는게 더 맞을거 같은 현재 상황은 아쉽다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을 듯하다. 계백역의 이서진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전까지는 계백의 월화극 시청률 1위 사수는 정말 힘들듯하다.뭐 개인적으로는 티아라 효민이 맡고 잇는 초영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초영은 어디까지나 조연이기에 주연들이 잘해주어야 드라마 재미가 좀더 있지않을까? 어서 하루빨리 계백이 무존재감에서 벗어나 드라마를 주도해주길 빌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