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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적도의 남자

적도의 남자, 한순간에 드라마를 졸작으로 만들어버린 최악의 방송사고




정말 용두사미가 무엇이니를 보여준 것만 같았다. 잘나가던 드라마 적도의 남자는 정말 막판에 가서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주었다. 마지막 화 바로 전이었던 어제 방송에서 적도의 남자는 방소으이 클라이막스로 올라가려는 순간 방송사고가 나면서 송출이 끊겼다. 송출이 끊긴 지점이 무척이나 중요할 것이라고 예상되던 상황에서 너무나도 당황스럽게 방송이 중단되어버리면서 한순간에 드라마는 미친 몰입감을 주던 드라마에서 그저 제작진이 미쳐버린 드라마가 되어버렸다. 쪽대본과 생방송 진행이라는 한국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를 고스란히 보여주던 적도의 남자였는데 그동안은 출연배우들의 명연기가 그러한 문제점을 완전히 가려주었던 것일 뿐이었다. 어제의 방송사고는 한국드라마 역사에 길이 남을 참사라고 할 수 있었고 적도의 남자같은 경우 그동안 유지되던 팽팽한 긴장감이 갑작스레 전혀 의도치않게 풀려버리면서 오늘 방송될, 정확히 방송되지 조차 의심스러운 그 결말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히 줄어버렸다. 드라마가 한회한회가 어느정도의 완결성을 가지고 이야기들이 유기적인 연결이 되는 상황에서 마지막 부분이 짤라져버린 것은 19화 전체의 이야기가 붕떠버린 느낌을 들게 만들었고 이러한 부분은 시청자가 어제 방송의 내용조차도 비난을 하게 만들었다.


어제 방송의 경우 이제 모든 초점이 김영철이 연기하는 진노식에 몰리는 부분이었다. 엄태웅이 연기하는 김선우는 비록 진노식이 자신의 친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자신을 키워준 경필을 위하는 것이 더욱 컸고 여기에 좀더 복수심을 키울수 있는 요소들까지 구성되었다. 진노식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장일과 최수미에게 용서아닌 용서를 하게 되는데 뭐 약간은 복수를 했다고도 할 수 있었지만 김선우가 두인물에게 가졌을 감정들을 생각한다면 용서를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었다. 찢어죽여도 부족할 두인물에게 그정도는 용서일 것인데 여기서 포인트는 이장일도 타겟을 진노식으로 맞추었다는 것이다. 그간은 김선우때문에 모든 문제가 나타났다고 외쳤던 그였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통해서 이장일은 진노식이 모든 문제의 원흉이라고 여기고 진노식에게 분노를 표출하였다. 이러한 전개는 분명 너무나도 빠르다고 할 수 있었는데 그간 상당히 멀리 돌아와버렸다고 할 수 있는 드라마가 어떻게든 1화에서 제시된 장면에 틀을 맞출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어제 방송의 마지막부분은 그 억지로라도 틀에 끼워맞춰진 모습이 나와야할 부분이었고 이를 통해서 긴장감을 극대화시켜야했는데 제작진의 어이없는 행동덕에 이루어지지않았고 이제는 어떻게든 수습을 하는 것이 힘들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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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틀에 맞추려다가 그 맞춰진 모습마저 보여주질 못하면서 내용은 정말 엉망이 되어버렸는데 드라마에서 큰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봤던 문태주는 갑자기 진노식에게 나타나서 김선우가 당신의 아들이라고 말하는 역할로 그 모든 것을 다해버렸고 진노식은 뜬금없이 리조트헤븐에 목숨을 걸어버리게 되었다. 아니 왜 리조트헤븐이 중요하게 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않는 상황에서 그저 인물의 대사만으로 시청자가 납득하기를 바라는 것인지 영어해석하는 부분과 함게 맞물리면서 그야말로 코메디가 되어버렸다. 여기다 어떻게든 이장일과 김선우의 관계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야하기때문에 금줄같은 경우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 이장일 변호를 하면서 용서를 하라고 말하는 부분등은 울화통이 치밀정도였다. 애초에 용서를 구하는 사람이 없는데 용서를 하라는 것이 상당히 당황스러웠는데 엄태웅의 대사는 시청자들의 생각같았는데 어쨌든 금줄과 한지원등이 왜 그렇게 이장일을 용서하라는지 시청자들은 결코 납득할 수가 없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의 결말에 흐름을 맞추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본다. 드라마의 결말은 이미 정해진 상태에서 그 결말에 맞출려고 하니 인물들간의 감정선은 모두 잘라내야할 지경이었다.


거기다 쪽대본드라마와 생방송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던 또다른 부분은 한지원의 납치부분이었는데 그저 김선우의 복수심이 진노식에게로만 향하게 하기위한 장치 그 이상의 역할이 전혀 없었다고 보는 장면이었는데 도대체 왜 납치했냐라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더 심각한 것은 장소 구하는 부분과 촬영에 시간이 없었는지 납치이후 탈출하고자 하는 모습은 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옆에 있는 창문은 보이지 않는 걸까? 창문깨고 도망치면 안되나 싶을 정도였는데 급히 추가되거나 만들어진 장면이다보니 나타난 문제가 아닐가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 촬영이라도 조금만 신경썼다면 발생하지않을 옥에 티였다. 애초에 문제는 왜 지원이 납치되어야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었는데 거기에 긴장감이 가득해야할 장면이 너무나도 허술하여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동안 신개념 여주인공으로 너무나도 매력적이던 이보영이 한순간에 민폐로 전락하는 것을 보는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았다.


문제는 아마 드라마가 한참 잘나가던 시기에 형성된 연장설이라고도 본다.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서 연장설이 솔솔 나왔는데 긴장감 넘치는 내용인 만큼 많은 시청자들이 기존의 방송분량을 요구하였고 연장설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는데 이미 연장설이 나오는 시점에 제작진은 연장을 염두에 두고 내용을 수정했을 것이라고 본다. 좀더 많은 분량에서 정리가 되어야했던 내용들이 너무 압축이 되면서 설득력이 사라져버리고 말았는데 또한 많은 내용을 담을려고 하다보니 촬영시간과 편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방송사고가 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테이프 전달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어야 그냥 방송을 꺼버려야했을가 싶은데 아직도 오프닝장면이 갑자기 나왔을때의 황당함이 지워지질 않는다. 정말 이럴 거였으면 차라리 연장을 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몰입감이 완전히 사라져버리면서 적도의 남자는 정말 한순간에 망작이 되어버렸다. 18화를 훌륭하게 보여주다가 19화에서 이렇게 엎어지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경쟁작인 옥탑방왕세자와 더킹투하츠는 정말 졸지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본다. 엄태웅의 카리스마넘치는 연기와 이준혁의 무서운 연기로도 결코 살려낼 수 없는 상황을 결국 적도의 남자는 스스로 만들어버렸다. 아무리 오늘 방송에서 엄청난 몰입감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느낌을 주기는 글렀다고 본다. 적도의 남자같은 드라마는 일관되게 유지되는 긴장감이 중요한데 물론 어느정도 풀어질 수는 있지만 갑자기 옆에서 가위로 팽팽한 실을 잘라버린 거 같은 현재 상황은 그 어떤 결말이 나와도 그저 시청자들은 멍하니 전혀 몰입이 되지않은 상태에서 느껴야만 한다. 배우들의 열연이 아깝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 것인데 과연 제작진이 어떤 해결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이렇게 된거 차라리 오늘 방송도 결방을 한채로 좀더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19화도 좀더 다시 편집을 해서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었으면 한다. 뭐 어떤 행동을 해도 한국 방송역사에 길이 남을 방송사고를 보여준 제작진은 비난을 받아야만 하고 그들의 어이없는 실수는 한순간에 적도의 남자를 명품드라마에서 졸작으로 격하시켰다고 본다. 용두사미도 이런 용두사미가 또있을가 싶은데 어쨌든 과연 그 결말이 어찌될지 실낱같은 기대를 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