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어제 첫방송을 한 KBS의 새 월화 드라마 직장의 신은 김혜수의 열연을 기반으로 괜찮은 스타트를 하였다. 바로 전작이었던 광고천재 이태백이 무척이나 저조한 시청률로 종영했던 것을 고려해보면 8에서 9%의 시청률은 거의 두배에 가까웠고 이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일본에서 방영되었던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하는 상황에서 과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사실 이 모든 부분은 김혜수와 관련되어있었다. 김혜수니까 일단 기대가 되기는 하는데 김혜수가 코믹연기를 한다는 것에는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과연 김혜수에게 코믹연기가 어울릴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러한 걱정은 정말 기우였다는 것을 김혜수는 단 1회만에 보여주었다. 다음주부터 방송 3사의 새로운 월화극이 시청률 경쟁을 하게 될 것인데 김혜수가 보여주는 코믹연기는 KBS가 월화극에서 오랫동안 부진했던 것을 털어내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정도로 김혜수의 코믹연기는 인상적이었고 앞으로도 점점 기대가 된다. 절제되어있으면서도 터뜨릴때 확실히 터뜨려주는 코믹연기는 정말 최고였고 이러한 상황을 잘 이끌어내는 스토리도 좋았다. 비록 스토리는 원작이 있지만 그것을 한국의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게 바꾸고 적용하였기에 웃음의 효과는 더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어제 방송에서 김혜수의 첫등장은 무척이나 강렬하였고 동시에 김혜수 다웠다. 투우사로 첫등장을 하였는데 이순간 선보여지는 카리스마는 여배우 중 김혜수만이 가능할 것만 같은 부분이엇따. 섹시하면서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모습은 일반적으로 김혜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다. 매우 강렬하게 시청자들에게 첫등장을 하였는데 사실 이부분은 앞으로 벌어질 반전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밑작업이라 할 수 잇었다. 오지호가 연기하는 장규직과 김혜수가 연기하는 미스 김의 첫만남이 이루어지는 비행기에서 다시 등장한 김혜수의 모습은 등장만으로도 빵 터졌다. 락커스타일로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촌스러운 옷을 입고 등장한 미스김은 김혜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정말 정반대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김혜수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조차도 멋지게 소화를 해주었는데 어쨌든 투우사로 등장했을때의 모습과는 정말 다르다고 할 수 있는 당혹스러운 모습은 시청자들이 절로 웃도록 만들었다. 여기에 매우 절제된 톤으로 대사를 하는 부분은 드라마 초반부임에도 불구하고 빵터지게 만들었다. 정말 김혜수가 작정하고 웃길려고 하는 구나를 느낄 수 있는데 애초에 연기력이 확실한 김혜수는 이 코믹연기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첫등장은 정말 약과라고 할 수 잇었다. 미스김이 본격적으로 파견직원으로 등장을 하면서부터가 진정한 웃음의 시작이엇다. 일반적으로 계약직이라면 할 수 없을 것 같은 태도를 유지하고 무척이나 감정이 없는 목소리와 표정을 보이는 모습은 그냥 웃겼다. 제 업무입니다 라고 말하고 뭐든지 해내는 모습은 드라마의 분위기를 무척이나 코믹스럽게 만들어갔다. 무표정으로 매우 사무적인 말투를 사용하는 것이 웃음의 가장 큰 부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점심시간 딱 지키고 퇴근시간 딱 지키는 것과 같은 모두가 꿈꾸지만 차마 할 수 없던 행동들을 하는데에서 오는 통쾌함도 웃음을 강화시켜주었다. 물론 이런 상황에 김혜수의 연기와 제작진이 연출이 잘 조화를 이루어주었기에 제대로 웃길 수 있던 것이다. 정유미가 연기하는 또다른 계약직 정주리가 같이 점심 먹자고 할때 보이는 미스김의 모습은 김혜수의 연기 그리고 제작진의 연출이 잘 조화를 이룬 장면이엇따. 아주 단호하게 아뇨라고 짧게 대답을 하는 그 순간은 시청자들에게 불의의 일격을 가한 것이었고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은 웃음으로 연결이 된 것이다. 마치 로봇이 말하는 것과 같이 감정을 완전 죽인채 보여지는 미스김의 모습들은 김혜수의 연기와 맞물려서 정말 볼수록 매력적이었다. 억지로 웃길려고 오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를 확실히 이해하고 상황으로 웃기는 김혜수의 코믹연기는 정말 그간 김혜수가 보여주엇던 이미지와 잘 맞물려서 더 큰 효과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가장 대박이엇던 것은 바로 장규직이 미스김에게 자신들의 업무를 떠넘길 때였다. 미스김 사용 설명서에 의거해서 자신이 왜 그 업무를 안하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이때 보여지는 미스김의 모습은 이전과는 달랐다. 1회에서 미스김이 보여준 가장 격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잇었는데 장규직을 향해 빠마머리라고 아주 강하게 지칭하고 여기에 그치지않고 아줌마 빠마머리라고 말하는 부분은 정말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한참동안 생각날 정도로 어제 방송의 명장면이엇다. 김혜수표 코믹연기가 어떤 것인지도 확실하게 보여준 부분인데 김혜쑤가 아니면 못할 것이라 생각이 드는 최고의 장면이었다. 장규직과 미스김의 복잡한 관계를 증폭시키는 것이 드라마의 재미를 키워주는 부분인데 확실히 김혜수는 이러한 부분들을 웃음을 통해 주도해가고 있었다. 방송전까지만 해도 코믹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서 아마 오지호가 극을 주도하지않을가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확실히 빗나간 것이었다. 오지호도 확실히 코믹스러운 연기를 매우 잘 해주었지만 김혜수가 정말 상상을 초월한 모습을 보여주엇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리지않을 것 같은 모습을 아주 잘 소화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김혜수와 코믹이라는 조합은 언뜻 상상하면 어색하기 그지없는데 막상 까보니 이렇게 잘 맞아떨어지기도 힘들 정도였다.
물론 드라마는 이제야 시작이다. 단 1회만에 드라마가 성공할지 망할지를 판단하기는 힘들 듯한데 그럼에도 무척이나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제 방송된 부분은 사실 맛보기에 불과하고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아닐까 생각하기때문이다.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가 기본적으로 계약직과 정규직의 차별 속에서 나타나는 상황적인 부분을 비꼬면서 웃음을 주는 것인데 이때문에 미스김과 장규직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드라마는 더욱 재밌을 것이다. 분명 직장의 신의 경쟁작들은 쟁쟁하다. 이승기와 수지의 조합인 구가의서나 김태희와 유아인의 조합인 장옥정은 무시할 수 없는 드라마이다. 하지만 김혜수와 오지호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유쾌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을 웃음과 공감을 줄 것이다. 김혜수의 망가진 그러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멋진 모습을 보이면서 직장의 신은 매우 안정적인 스타트를 해주었는데 앞으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월요일 잡는 드라마가 되어주길 바란다. 물론 직장의 신이 이겨내야하는 가장 큰 부분은 원작일 것인데 배우들의 명품 코믹연기를 바탕으로 원작을 뛰어넘는 진짜 명품드라마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그러면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