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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백년의 유산

백년의 유산, 개연성을 상실한 옛날국수 가족의 뜬금없는 화합




주말극 1위의 자리를 차지한 이후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특유의 빠른 전개를 보여주면서 또 한번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어제 방송은 그간 몇회를 거듭하면서 진전되지 않던 여러 이야기들이 단숨에 풀리는 모습을 보였고 그러다보니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어제 방송된 38회는 총 50부작인 상황에서 전개의 마무리가 되기는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렇지만 이렇게 많은 내용이 한꺼번에 정리가 되는 부분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어제 중요하게 다루어진 내용은 민채원을 받아들인 백설주, 김철규와 마홍주의 이혼, 그리고 옛날국수 가족들의 가족애였는데사실 이렇게 세가지 이야기는 그간 드라마가 다루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보너스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강진과 엄기옥의 러브라인도 진전을 보인 상황이었는데 제작진이 급해도 너무 급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이렇게 급한 전개 속에서 가장 황당했던 것은 당연히 옛날국수 가족들이 보여주는 화합과 같은 부분이었다. 다른 이야기들은 그래도 어느정도 이어져온 내용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언제 어제와 같은 결과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던 상황인데 옛날국수 가족들 이야기는 분명 달랐다. 개연성이 없는 전개에 그저 실소만이 나올 뿐이었다.



드라마 백년의 유산의 제목이 백년의 유산이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백년의 유산은 당연히 백년전통의 국수공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드라마에서 국수공장은 단한번도 중심이 되질 못했다고 할 수 있다. 맨처음에는 드라마에 웃음을 주는 장면으로 엄씨남매의 국수경연이 이루어졌고 본격적으로 주인공인 민채원이 경연에 참가하고서도 이부분보다는 러브라인이 더 중심이 되었다. 하지만 드라마에 있어서 옛날국수가 중요한 상황은 결코 변하질 않았다. 민채원과 이세윤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이면서 동시에 민채원이 방영자에게 복수를 할 수 잇는 것이 바로 국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는 이부분을 충실히 다루질 못해줬다. 또한 유산욕심을 가지고 모인 엄씨 남매들의 모습을 통해서 가족이라는 의미를 보다 잘 그려내는 것이 옛날국수라는 장소의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100억 유산이 사실은 거짓말이었다는 것이 판명되고 나서 보여주는 엄씨 가족들의 막장행동은 답답할 지경이었고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었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가족애를 보이고 민채원은 이를 토대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는 도무지 상상이 안가는 상황이었다. 워낙 드라마가 민채원과 이세윤의 러브라인에만 치중을 하다보니까 정작 드라마의 중요한 이야기를 만들어주어야하는 옛날국수에 대한 부분이 너무 간략해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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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어제 보여진 옛날국수와 관계된 이야기는 정말 너무 간단하다 말하고 싶다. 민채원이 이세윤의 회사에서 주최한 국수경연에서 1위를 하는 것은 당연한 부분이었다. 누구나 쉽게 예상을 할 수 있던 부분인데 이부분에 대해서 드라마는 아무런 긴장감이 없었다. 그냥 원래 민채원이 잘나서 국수를 잘만들고 그래서 1위를 하는 모습이엇는데 정말 허탈할 뿐이었다. 그래도 이부분은 정말 양반이라고 할 수 있었다. 최고는 바로 민채원이 경연에서 1위를 하고서 국수공장을 좀 더 키우고자 하는 상황에서 주저없이 가족들의 도움을 요청하고 받는다는 것이다. 100억 유산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 집을 뛰쳐나간 삼촌들이 너무 쉽게 돌아오고 너무 쉽게 민채원을 도와주는데 이는 중간과정이 모두 생략된 느낌이엇다. 유일하게 나오는 것은 비가오니까 국수를 걱정해서 옛날국수 공자으로 와서 밖에서 건조하는 국수들을 걷을려고 했던 것인데 과연 이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고 해결되는 것인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부족한 느낌이었다. 분명 결과적으로는 옛날국수가족들은 단단한 결속을 보여주고 이러한 결속이 민채원이 방영자와 한판 붙을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겉으로는 결속이 다져졌지만 과정이 생략되다보니 뭔가 속이 빈 느낌이었다. 진짜 그 가족들이 가족애로 뭉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 원래대로라면 민채원이 국수경연에 나가는 과정에서부터 가족들의 도움이 있어야만 했다. 민채원이 가업을 잇겠다는 뜻을 보이고 외삼촌과 이모들이 이러한 뜻에 감화되어서 그녀를 돕고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야만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연이라는 과정은 분명 결속을 다질 수 잇는 기회였는데 드라마는 결코 그러질 않았고 이러한 선택은 결국 개연성이라는 것이 사라지고 백년의 유산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했던 가족이라는 부분을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민채원이 국수경연에서 1위를 하고 이세윤의 회사와 계약을 맺었기때문에 엄기문이나 엄기춘 등이 다시 돌아온 것이 아닐가 생각이 들정도였는데 이럴꺼면 민채원이 왜 국수경연에 참가해야했는지 설명이 안된다. 어차피 이세윤과의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상황에서 그냥 이세윤이 단독적으로 민채원의 옜날국수를 파트너로 선택해도 어제 방송된 것과 하나도 달라지지않았을 것이다. 옛날국수가족들의 이야기가 허술해지면 사실 백년의 유산은 다른 통속극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어진다고 할 수 있다. 백년의 유산만의 독특한 재미를 만들어주는 것이 이합집산을 했다 조금씩 변하는 가족들의 모습인데 변화의 과정을 생략해버리니까 허망하다고도 할 수 있다. 딱 1회만 더 이 가족이야기에 썼다면 훨씬 나은 상황이 되지않을가 생각하는데 드라마가 너무 러브라인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닌지 제작진이 이제 한번은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드라마가 끝을 향해가는 상황에서 백년의 유산에는 마지막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하락세가 되어가는 상황은 백년의 유산이 기존에 보여주던 장점이 점점 사라지고 잇기때문이다. 백년의 유산은 3가지 이야기가 서로 잘 연결이 되고 조화를 이루었는데 그것이 점차 2가지 이야기에 쏠려버리면서 균형이 깨졌고 드라마가 조금은 식상해지고 만 것이 현재의 상황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훌륭, 아니 이전보다 더 캐릭터를 잘 표현해주는 상황에서 문제는 연출이라 할 수 있다. 애초에 드라마의 스토리는 쉽게 예상이 되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어떻게 연출을 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많이 결정될 수 밖에 없는데 제작진이 가족이라는 부분을 너무 작게 만든 것은 아쉬울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최소한 12화가 남았고 그 기간동안 충분히 가족이라는 소재를 살릴 수도 잇지만 백설주와 양춘희 사이의 비밀과 이를 통한 민채원과 이세윤이 만들어가는 러브라인의 시련등도 남았고 방영자와 민채원의 마지막 갈등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가족이라는 부분이 들어가기는 매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잘 진행되던 백년의 유산에서 어제 방송은 오점이 될 수 있고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고 본다. 부디 다음주에는 남은 부분에서라도 개연성으로 물흐르듯이 드라마가 진행되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