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하디 뻔한 출생의 비밀을 이제 막판 승부수로 띄운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제작진이 망치는 드라마를 배우들이 살려내는 독특한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진이 연기하는 이세윤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은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과의 러브라인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그야말로 주인공들의 마지막 시련 정도가 되억고 있다. 차화연이 연기하는 백설주와 전인화가 연기하는 양춘희를 통해 모정이라는 것이 보여졌는데 이는 토요일 방송이었고 어제 방송같은 경우는 이미 끝났다고 할수 있던 삼각관계가 다시 부각되었다. 최원영이 연기하는 김철규가 여전히 포기하지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출생의 비밀을 이용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 것인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점차 무서워지고 있다고 할수있었고 최원영 명연기가 또 한번 출생의 비밀과 그에따른 뻔한 삼각관계를 살렸다고 할 수 있었다. 김철규의 모습이 조금씩 무서워진다는 것이 중요한데 그동안 미워할 수 없던 악역이었던 인물이 변모했다는 것은 무척이나 놀라웠다.
사실 김철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여전히 찌질하고 집착을 하는 모습인데 그러한 모습이 계속 보이면서 점점 무서워지는 것이다. 양춘희가 상견례 장소에 나타나자 백설주는 민채원과 이세윤의 결혼을 중지했는데 거의 포기를 했던 김철규는 이때부터 다시 집념에 불타올랐다. 이세윤가과 결혼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차피 자신도 돌싱인 만큼 기회는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인데 민채원의 마음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모습이었다. 분명 이러한 일방적인 사랑은 나름 드라마에서 귀엽게 표현되기도 했다. 아주머니들에게 알바비를 줘서 민채원네 국수를 사게 만들고 그것이 걸리자 자신이 왕창 사재기를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이 피식 웃을 수도 있었다. 민채원은 김철규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화를 내는 상황이었는데 그럼에도 김철규는 전혀 포기를 하지않았다. 몰래 국수공장에 들어와서 일을 돕는 모습이 어제 방송에서는 나왔는데 아무리 그 모습이 특유의 귀여움으로 표현되어도 스토커라고 할 수 있는 행동들은 점점 시청자들이 김철규를 무서워하게 만들었다. 물론 김철규가 민채원에게 가지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왜곡이 되어도 한참 왜곡이 되어있었다.
민채원이 원하지도 아니 거부를 하는데도 김철규는 계속 민채원을 신경썼고 보약이 그러한 모습의 일부분이었다. 민채원이 김철규가 주는 보약을 거부하고 그 보약이 김철규의 옷에 쏟아졌을때 이는 민채원과 김철규의 관계가 결코 돌이킬수 없음을 상징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김철규는 결코 그런한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이 조금만 더 잘하면 반드시 민채원의 마음도 돌아설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했다. 그 결과물은 바로 어처구니가 없는 세레나데였는데 민채원의 마음따위는 결코 생각하지 않은채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김철규의 사랑은 거듭이 될 수록 무서울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장면 하나하나는 재밌고 미워하기 힘든 모습이었지만 그것이 쫙 연결이 되니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사실 드라마에서 가장 악역이 될 수도 있는 것이 김철규인데 방영자같은 경우 이전에 악행을 저질렀지만 더이상 무엇을 할 이유가 없는 상태이고 차화연같은 경우 어디까지나 결혼 시키길 주저하는 모습일 뿐이다. 하지만 김철규는 분명 달랐다. 집요하게 집착을 하고 포기를 하지않는 모습을 보일 것인데 이러한 모습이 회가 거듭될 수록 점점 무서워지고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마지막까지 갈등을 빚을 인물은 김철귝 아닐까 생각하도록 했다.
방영자보다 더 김철규의 집착이 무서워보였고 그러다보니 출생의 비밀이 드러났을때 순간적으로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도도희가 눈치 없게 김철규에게 비록 민채원과 이세윤이 피는 안섞였지만 남매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김철규는 더욱 착각의 늪에 빠지게 되었고 그 모습은 과연 어떤짓을 저지를지 몰라 무서웠다. 아무리 민채원이 이세윤과 잘되지않아도 김철규를 선택할 일이 없다는 것을 김철규는 한결같이 부정하고 자신이 알게 된 사실에 한없이 기뻐하면서 둘 앞에 나타나고 거침없이 폭탄 발언을 하는데 맹목적인 사랑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이었고 이러한 행동이 앞으로 전개될 모습에 비하면 약과라고 예상이 되기때문에 김철규라는 인물이 더이상 귀엽지않고 무서웠다. 최원영은 특유의 김철규 캐릭터를 잘 유지하면서 그러면서도 점점 더 감정이 살아나도록 연기를 해주었는데 시청자들이 확실하게 김철규의 감정을 느낄 수 있기때문에 점점 무서워지는 김철규가 부각될 수 있었다. 최원영의 연기가 시청자들이 몰입하도록 만들고 이전의 찌질이에서 집요한 스토커로 변모한 모습이 뻐한 드라마 구조가 여전히 긴장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과연 드라마가 어떤식으로 이 출생의 비밀을 풀게될지는 어느정도 예상이 되지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보이는 긴장감일 것이다. 배우들의연기력이 일단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를 어떻게든 살려내고 잇는데 백년의 유산이 그야말로 한국드라마의 전형을 보이는 상황은 그리 썩 좋지는 않다. 분명 얼마전까지만 해도 색다른 드라마라는 느낌이었는데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다른 통속극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기때문이다. 종영까지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비록 백년의 유산이 확고히 시청률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나름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면 드라마의 표면에 적혀있다고 할 수 있는 가족에 집중하고 덜 자극적인 방향이 되어야할 것이다. 화학조미료를 왕창 넣은 국수같은 모습이 현재 백년의 유산인데 과연 남은 방송이 어떻게 될지 한숨이 나온다. 일단 현재 배우들의 명연기가 드라마를 재밌게 만들어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현재와 같은 스토리는 드라마를 긎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가 되게 만들 것이다. 가족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던 얼마전 백년의 유산의 모습을 되찾기를 빌어본다. 그렇게 되어야 최원영의 악역다운 악역 변신도 더 부각되지않을가 생각하고 그러면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