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을 돌았다고 할 수 있는 드라마 천명은 점점 더 긴박한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모습이다. 수목극이 전체적으로 침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천명이 보여주는 모습은 그러한 침체가 이제 끝나지 않을가 하는 기대를 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천명이 지금보여주는 모습 중에 조금은 웃기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남자주인공보다 다른 인물들이 더 부각되는 것이다. 이동욱이 연기하는 최원이 그야말로 드라마에서 민폐형 인물이 되어버리면서 민폐남주라는 타이틀을 얻었는데 그러한 모습에 시청자들은 주인공임에도 매력을 잘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외 다른 인물에 시선이 갔는데 최원과 전혀 다른 느낌을 보여주는 이정환이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부각이 되어갔다. 송종호가 연기하는 이정환은 극중의 별명인 홍역귀라는 이름이 아깝지않은 카리스마를 보이고 점차 진실에 접근해가는 모습을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남자가 봐도 멋있는 모습이었는데 드라마의 주인공인 최원이 답답함의 절정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홍역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극의 긴장감도 살려주고 있다. 분명 드라마의 주인공은 이동욱이 연기하는 최원이지만 더 시선이 가는 것은 송종호의 홍역귀이고 어제 방송에서 정말 송종호의 매력은 시청자들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천명이라는 드라마가 크게 최원의 도망이라는 부분과 세자 이호를 둘러싼 궁중의 암투로 이루어져있는 상황에서 이정환의 포지션은 한동안 애매하다고 할 수 있었다. 최원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의금부 도사이지만 그렇다고 김치용일파도 아니기때문에 과연 그가 어떤 위치를 최종 선택하는지가 드라마에서 무척이나 중요했는데 지난주 방송에서부터 서서히 진실을 쫒는 진짜 의금부 도사다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존재감은 확실히 폭발했다. 극중에서 홍역귀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사실 그간 그러한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질 못했는데 포지션을 확실하게 정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홍역귀다운 집요함이 부각이 되기 시작했고 드라마에서 세자 독살음모에 대한 전모가 중요한 만큼 객관적으로 진실을 쫒는 홍역귀가 더많이 그리고 인상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홍역귀가 사실상 세자의 히든카드가 되어버렸는데 분명 홍역귀는 어떠한 정치적 목적으로 가지지않고 오직 진실만을 쫒는 것이고 이러한 순수한 모습이 카리스마 넘치는 홍역귀에 시청자들이 더욱 빠져들 수박에 없도록 했다. 어제 방송을 통해서 홍역귀가 완전히 최원 측으로 위치를 정했는데 그것은 그 어떤 이유보다 최원이 진실을 이야기하기때문이었을 뿐이었다.
최원이 거북 구의 진짜 진실을 알게 되고 그곳에서 찾아낸 결정적인 증거를 홍역귀에게 전하는데 홍역귀는 이러한 정보를 통해서 민도생 살인사건의 진실과 그 목적을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진실을 좀 더 확인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는데 홍역귀의 수사모습은 그야말로 카리스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내의녀 장금을 만나서 일지와 김치용의 필체를 확인하고 최원이 전한 문서가 진짜라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분명 당연하였다. 그렇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엿듣는 김치용의 끄나풀에게 일갈을 하는 순간은 순간적으로 압도당하는 느낌을 시청자들이 받을만 햇다. 그리고 이러한 카리스마는 홍역귀가 결국 김치용 일파에 의해서 파직이 되었을대 또 한번 강하게 보였는데 자신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는 그 모습은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이러한 홍역귀의 카리스마는 정말 송종호여서 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역귀 특유의 말투와 눈빛은 송종호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에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남자들도 보면서 멋있다라고 생각을 할 정도로 송종호는 홍역귀의 카리스마를 살려주었고 이러한 키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드라마에 부족하다 할 수 있는 남자 주인공의 존재감마저 채우고 위협했다. 일반적으로 사극에서 남자인물에게 기대하는 것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인데 최원이 그러질 못하는 상황에서 홍역귀가 그것을 잘 메워주고 있고 송종호의 연기가 시청자로 하여금 홍역귀의 모습에 몰입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송종호의 연기력은 단순히 강하기만 한 홍역귀가 아닌 부드러운 면모 또한 잘 살려주었다. 송종호가 응답하라 1997에서 로맨틱한 모습을 선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는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날카롭고 무섭다고 할 수 있는 홍역귀가 최원의 동생 최우영에게는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심을 사로잡을만한 모습이었다. 드라마 초반부터 묘하게 얽히는 관계인 두 인물이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점점 더 감정선이 연결되어가는 모습이었고 무심한 듯 최우영을 지켜주고 도와주는 홍역귀의 모습은 볼 수록 매력적일 수박에 없었다. 분명 최우영과 홍역귀의 러브라인은 드라마에서 부수적인 부분일 수도 있지만 드라마에서 현재 최원보다 홍역귀가 더 멋지다고 할 수 있고 인상적이다 보니 메인 러브라인보다도 더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본다. 강렬하면서도 동시에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송종호의 연기력은 정말 감탄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송종호의 탁월한 내면연기가 있었기때문에 홍역귀 아니 이정환이 천명이라는 드라마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 되지않았나 생각한다. 남성시청자와 여성시청자 모두를 사로잡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스토리상 회가 거듭될 수록 홍역귀의 비중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송종호의 명품연기가 극의 완성도를 한층더 끌어올려주고 긴장감과 설레임을 증폭시켜줄 것이라고 본다.
물론 홍역귀가 부각되고 최원이나 이호가 잘 보이질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일 것이다. 드라마의 한순간 한순간은 매우 인상적이고 강렬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좀 달라질 수 있다. 어찌되었든 최원과 이호의 모습이나 감정에 사람들이 공감을 해야하는데 현재 두 인물이 잘 드러나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시청자들이 드라마 속에서 자신과 동일시 여기는 인물이 홍역귀나 소백과 같은 인물이고 이것은 드라마의 전체적 완성도를 해칠 수 잇다. 하지만 이것이 현재 배우들의 문제도 아니고 특히 송종호의 문제도 아니다. 문제는 드라마의 제작진들이 너무 최원을 민폐로 만들고 수습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원에 사람들이 지금과 처럼 매력을 못느낀다면 드라마는 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고 때문에 제작진은 어떻게든 최원이라는 인물의 매력을 살려야만 한다. 물론 아직 드라마가 종영을 하기까지는 꽤 남은 만큼 기회를 많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는 한다. 그런데 제작진이 어떻게든 최원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서 홍역귀를 망쳐버려서도 안될 것이다. 송종호가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홍역귀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상황에서 홍역귀의 비중을 줄여서 주인공들의 비중을 살려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 부디 오늘방송에서도 송종호가 홍역귀의 매력을 잘 보여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