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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천명

천명, 막판 긴장감을 살려주는 박지영의 악역 카리스마




다음주면 종영을 하는 드라마 천명은 막판으로 가면서도 여전히 힘을 잃지않고 긴장감이 살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걱정이 좀 되는 상황이었다. 이미 지난주 방송을 통해서 이동욱이 연기하는 최원은 누명을 벗었고 더 이상 드라마의 부제인 조선판 도망자 이야기라는 타이틀이 무색해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저 궁중암투가 그려지고 주인공은 말만 주인공이지 종속적인 역할이 될 것 같기도 했는데 이는 기우였다. 박지영이 연기하는 문정왕후의 반격과 악행을 통해서 일이 결코 쉽게 풀리지않게 되었고 최원은 다시금 자발적으로 도망자 신세를 자처하면서 드라마를 계속 이끌어나갔다. 끝으로 가면서 더욱 전개 속도는 빨라지는 상황이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눈을 뗄 수가 없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박지영이었다. 박지영의 뛰어난 연기력 속에서 문정왕후는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압도했고 악역이 명백하고 거대한 존재감을 보이면서 시청자들이 더욱 드라마에 몰입을 하여 긴장감 속에서 드라마를 즐길 수가 있었다.



사실 드라마가 아직 종영이 되지않은 상황에서 문정왕후가 쉽게 물러난다면 결코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드라마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감을 형성해주는 존재로 있어야하는데 과연 문정왕후가 완벽한 궁지에서 어떠한 식으로 벗어날지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중종이 모든 진실을 알게 되었고 더이상 손쓸 방법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문정왕후는 끝까지 뻔뻔했다. 이미 모든 증거가 자신을 가르키고 있는데도 문정왕후는 끝까지 자신은 결백하다고 말하며 왕에게 이 모든 것이 모함이라고 하는데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왕 앞에서만 돌변하는 그 모습이 정말 소름이 끼쳤는데 문제는 결코 중종이 더이상 속지않는다는 것이었다. 중종은 이미 문정왕후가 그렇게 나올 걸 알고 있었는데 일관된 모습을 보였고 오히려 무척이나 의미심장하게 그 결백을 증명하라고 말하는데 결코 결백을 믿지 않는다는 그 의중이 느껴졌기에 시청자들은 통쾌할 수밖에 없었다. 중종의 말에 문정왕후는 그야말로 멘붕일 수밖에 없었는데 더이상 궁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것에 좌절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뭔가 문정왕후라면 또 다른 음모로 이 상황을 바꿀 것만 같았다. 이대로 물러설리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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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한번 문정왕후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였다. 왕 앞에서는 눔물을 흘리며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던 인물이 세자와 단둘이 있게 되니까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엇는데 아무리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그 표독스러운 모습을 많이 봤더라도 차이가 너무 커서 울화통이 치미는 것만 같았다. 뻔뻔하다라는 말이 이토록 잘 맞아떨어지는 경우도 흔치않을 것이라 생각될 정도였는데 세자에게 큰소리를 내며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정말 놀라웠고 세자보고 죽어줘야겠다고 말할때는 정말 등골이 오싹했다. 박지영의 탁월한 연기가 빛을 발한 것만 같았는데 궁지에 몰렸음에도 전혀 기세가 꺽이지않는 문정왕후의 카리스마를 이렇게 살려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상 드라마에서 더이상 문정왕후의 조력자가 없다고 할 수 있고 드라마 구조상 상당히 중전측이 위축이 되었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박지영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혼자서도 반대세력 모두를 압도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문정왕후의 이중성이라는 것도 정말 사실적으로 그려주어서 알면서도 어떻게 저럴까하는 생각이 드는 빤뻔한 모습을 완성시켜주었다. 세자에게 죽어줘야겠다는 것을 왕이 듣고 어떻게든 수습하려하다 안되니까 왕에게도 독설을 하여 왕이 쓰러졌는데 붕어한 왕앞에서 흘리는 문정왕후의 눈물은 가식 그자체였는데 이 일련의 과정을 박지영은 아주 멋지게 살려주었다.


자신을 궁지로 몰아세운 왕이 갑자기 죽어버리면서 문정왕후는 더이상 이전과 같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지않게 되었다. 왕세자 이호와 거래를 하는 모습은 천명이라는 드라마가 박지영이라는 배우가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했다. 만약 그랬다면 결코 지금과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엇다. 버럭 화를 내는 것보다 더 무서운 느낌을 주었던 것이 아주 침착하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이호를 협박 회유하는 모습이었다. 아주 차분하게 문정왕후의 무서움을 박지영은 디테일하게 보여주었고 이러한 박지영의 연기는 단순히 악역의 완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호를 연기하는 임슬옹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상대배우의 연기도 한층 끌어올리는 정도로 박지영의 카리스마는 상당했고 시청자들은 둘의 대립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호가 문정왕후의 약점을 쥐고 있듯이 문정왕후도 이호의 약점을 잡고 있고 이 미묘한 균형 상황자체도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서로 가지고 있는 패가 비슷비슷하지만 애초에 이호가 다 이겼다고 할 수 있던 상황에서 반전이 되어버린 것이기때문에 문정왕후가 주도권을 잡은 것 같은 느낌마저 주었다. 여기에 박지영의 연기까지 더해지니 분위기는 확실하게 반전이 된 듯하였다.


오늘 방송을 포함해서 단 3회만이 남은 상황인데 천명은 그간의 이야기들을 마무리하면서 동시에 지금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해줄 것 같다. 사극은 역사가 스포일러라고 하지만 현재 천명의 상황은 결과를 알고봐도 재밌어지는 것 같다. 드라마에서 이호가 왕이 되는데까지 남은 시간도 3일이고 드라마가 방송될 날도 총 3일이 남았는데 과연 이 절묘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비록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천명은 아쉽다고 할 수 있지만 시청률때문에 자극적인 소재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망치는 것보다 꿋꿋이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나아가면서 완성도는 확실해지는 것 같다. 시청률도 좋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끝나는 순간까지 지금의 독측한 느낌을 잘 살려주어서 퓨전사극과 정통사극의 중간의 위치한 새로운 영역을 잘 만들었으면 좋겠다. 배우들의 연기가 정말 물이 오른 상황이고 제작진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디테일을 신경쓰는 모습으로 완성도를 높이고 잇으니까 시청률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박지영이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드라마에 불을 확 살려냈으니까 결과는 좀더 짘봐도 좋을 것 같다. 부디 드라마 천명이 유종의 미를 거두어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