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시청률 상승중인 드라마 비밀은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닐까 생각한다. 상당히 식상하다고도 할 수 있는 소재들로 가득하지만 한번 보는 순간 깊게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배우들이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여주기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주목을 할 배우는 바로 황정음일 것이다. 맨처음 황정음이 캐스팅되었다고 했을 때 머리 속에는 미스 캐스팅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황정음이 해왔던 역할이라는 부분이 일단 비밀이라는 드라마의 분위기와 잘 맞지않는다고 생각을 했고 여기에 그동안 꾸준히 주연을 해왔지만 황정음의 연기가 그렇게 강렬하지않았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황정음은 이러한 선입견을 완벽하게 날려주는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면서 드라마의 완성도를 살려냈다.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딱이지않을까 싶었다. 드라마의 포커스가 지성이 연기하는 조민혁에서 황정음이 연기하는 강유정으로 어제 방송은 넘어가는 부분이었는데 이부분를 어떻게 살려내는가가 드라마에서는 정말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이부분에서 황정음은 뛰어난 감정연기를 통해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고 그결과는 KBS 수목드라마가 오랜 부진을 깨고 두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사실 맨처음부터 황정음이 좋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고 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어제 방송으로 비밀을 총 4회가 방송이 되었는데 1회같은 경우 사건이 있기전 인물들의 모습과 사건의 개요같은 것이 그려지다보니 황정음은 이전까지 보여진 자신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2회에서도 크게 다르지않았고 특히나 2회와 3회 같은 경우 복수심에 사로잡힌 조민혁을 연기하는 지성이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주었기때문에 황정음에 주목을 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3회 후반부에서 이제 드라마의 초점이 강유정에 맞추어질 것이 예상이 되었고 이때부터 황정음은 확실히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극중에서 조민혁과 강유정은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둘다 피해자인 상황이고 둘의 처지에 대해서 시청자들은 동시에 공감을 하고 동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조민혁에게 3회까지 좀 더 초점이 맞추어졌다면 4회는 확실히 강유정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특히 이부분에서 핵심은 아이였다. 교도소로 들어가서 아이를 출산한 강유정은 배수빈이 연기하는 안도훈에 대한 사랑과 함께 자신의 아이에 대한 모정까지 보여주었고 황정음은 특히 모정이라는 부분에서 정말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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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모정이라는 부분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어제 황정음의 연기는 대단했다. 단 한번도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강유정이 가석방 심사를 할때 보여주는 모습은 다시한번 황정음이라는 배우를 보게 만들었다. 안도훈이 담당검사로 오고 그의 앞에서 가석방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강유정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었다. 아버지가 스러진 상황에서 아버지를 향한 딸의 마음을 황정음은 순간 잘 표현해주었다고 할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이 강유정인 상황에서 그 불쌍함에 대한 동정을 만들어내는데 이부분은 큰 역할을 해주었다. 여기에다가 조민혀과 마주했을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분명 자신이 안도훈의 죄를 대신해서 교도소에 들어와있고 조민혁은 피해자의 연인이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의 행동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조민혁이 보여주는 모습은 일반적으로 생각했을때 도를 넘은 듯한 모습이었다. 그렇기때문에 강유정이 자신에게 왜 이러는거냐고 절규를 하는 것도 이상하지않았다. 두려움에 떨면서 조민혁을 보는 강유정의 모습은 그 감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고 강유정과 조민혁의 복잡한 관계와 감정을 압축적으로 그려냈다고 할 수 있는데 황정음이 이를 정말 잘 소화해주었다.
그렇지만 역시 어제 최고의 장면은 강유정이 자신의 아기를 조민혁의 술수에 빼앗기고 나서였다. 아기를 빼앗기고나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정신이 나간 것만 같았는데 황정음은 그야말로 완벽하게 강유정이 되었다. 예쁜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복받쳐오는 감정 그대로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에 시청자들도 같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 무엇보다도 강유정에게 중요한 것이 자신의 아기였던 상황에서 그 아기를 손놓고 빼앗겨야하는 절말적인 상황에서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었고 황정음은 이부분에서 정말 괄목상대한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이 장면에서 정말 황정음이 연기를 잘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더이상 미스캐스팅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않았다. 그야말로 극을 주도하는 여주인공으로 그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는데 시청자들이 강유정에 공감을 하고 감정을 이입하도록 만드는 연기는 앞으로 드라마에 더욱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독방에 갇혀서 정신줄을 놓은 듯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은 강유정의 절망감을 정말 압축적으로 보여주었는데 황정음이 이제 정말 배우라는 느낌이 확실히 들면서 앞으로 점점 더 기대가 되었다.
드라마 비밀은 4회만에 전작들의 부진을 털어내고 시청률 2자리수에 진입을 했다. 시청률 두자리수는 분명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전작들이 5%정도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고 당연히 비밀은 전작의 후광을 입을 수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꾸준한 상승세로 의미있는 지점을 돌파했다는 것은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비밀이라는 드라마는 그렇게 독특한 드라마는 아니다. 어디서 본듯한 스토리와 어디서 본듯한 인물들이 나오는 어디서 본듯한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어디서 본듯하지만 새롭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배우들의 연기고 제작진의 연출 능력인데 일단 드라마의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는 4회까지는 정말 좋았다고 할 수 있다. 황정음과 지성이 기존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인물을 아주 훌륭하게 소화를 해주고 배수빈과 이다희가 서브주인공의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을 하면 드라마의 인기는 더욱 빠르게 상승하지않을가 본다. 다음주 이제 본격적으로 비밀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이야기가 전개될 듯한데 부디 지금과 같이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바란다. 그럼 다음주 방송을 기대하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