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영 프로그램/스캔들

스캔들, 어느새 찌질해져버린 박상민이 주는 아쉬움


 



어찌되었든 드라마 스캔들은 경쟁작과의 대결에서 줄곧 우위를 점하며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가고 있다. 총 36부작인 드라마에서 어제 방송이 32화였으니까 이제 단 4회만이 남았고 이제 드라마가 정리되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름 잘 끌고온 드라마인데 문제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약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배우들의 연기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지만 이래저래 전개는 아쉬움이 남고 있다. 24회정도로 끝났으면 딱이었을 것 같다는 말이 많이 나올 정도로 점차 이야기가 힘이 빠지는 느낌인 상황이다. 어제 방송같은 경우 돌고 돌아서 김재원이 연기하는 인물과 기태영이 연기하는 인물이 제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모습이었는데 이 과정까지 오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았다. 좀 더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되어도 상관이 없었는데 너무 감정을 극대화시키려다보니까 오히려 그 감정이 잘 살아나질 못한 것 같다. 그런데 이야기가 조금씩 늘어지면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박상민이 연기하는 장태하라는 인물이다. 이야기가 점점 장은중이나 구재인의 심정이라는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장태하는 그야말로 병품과 같은 모습을 보이게 되었고 점점 찌질해져가는 느낌이었다. 드라마에서 가장 명확한 악역이었는데 악역이 힘을 점점 잃어가는 것은 드라마가 점점 걱정이 되고 좋은 드라마였던 만큼 아쉬움이 크다.



일단 기본적으로 어제 방송은 김재원이 연기하는 장은중이 다시 하은중이 되는 모습과 기태영이 연기하는 구재인이 다시 장은중이 되는 모습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었다. 분명 이부분은 나와야만 할 부분이기는 했다. 애초에 드라마가 키운 부모와 낳은 부모 중 누가 진짜 부모인가라는 매우 상투적인 질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야만 했다. 사실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장은중은 장태하의 아들인척하면서 계속 하명근를 보호하고자 했는데 그에게 아버지는 하명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구재인의 경우 자신이 빼앗긴 것을 되찾겠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고주란과 손을 잡는데 구재인의 생각은 장은중만 제거해버리면 자신이 장은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고자하는 부분은 욕망이라는 부분과 잘 결합을 해서 구재인의 모습을 정말 오싹하게 만들어주었다. 결과적으로 어제 방송의 마지막에 각자 자신이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아들이 되는 모습을 보였으니 드디어 이부분이 정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었다. 다시 하은중과 장은중의 대립구도가 명확해진 셈인데 이부분이 드라마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이끌어주지 않을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추천부탁드려요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박상민이 연기하는 장태하는 정말 존재감이 사라져만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조재현이 연기하는 하명근의 경우 애절한 부정을 느끼게 만들고 있는데 장태하는 그러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아버지라는 모습에서 문제를 보이는 것으로 그친다면 그러려니 할 수 있을 수도 있는데 어쨌든 스캔들이라는 드라마가 장태하와 하명근의 갈등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이 이야기가 뭔가 마무리가 되어야하는 상황에서 장태하가 보여주는 모습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이야기가 전개되면 전개될 수록 장태하는 이전과 같은 악역의 면모를 보여주질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냉혹하다고 할 수 있는 모습에서 드라마의 긴장감을 배가시켜주던 장태하인데 어느시점부터 갑자기 다른 인물들에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드라마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어쨌든 드라마의 갈등 중 한 축을 장태하가 담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태하가 불쌍해보이는 것은 드라마의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자신의 진짜 아들이 장은중을 철썩 같이 믿다가 다시 구재인을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보다 폭발적으로 그려낼 수 있었을 것인데 드라마는 그러기 보다는 장태하라는 인물도 애처로울 수 있다는 식으로 보여주었다. 분명 드라마에서 행복한 인물이 한명도 없다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악역인 장태하마저도 동정의 대상이 되는 것은 좋지않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구재인이 보여주는 욕망이라는 것과 장은중의 배신에 장태하가 무너졌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장태하가 무너지기에는 드라마가 남은 내용들이 많다. 단 4회가 남은 상황에서 드라마가 풀어놓은 떡밥은 상당히 많고 이것을 도무지 어떻게 회수할지는 걱정이 될 지경인데 그 회수과정에서 장태하라는 인물이 악독한 모습을 보이질 않는다면 제대로 이야기가 이루어지질 않을 지경이다. 분명 드라마의 마지막에 장태하는 무너져야하지만 벌서부터 찌질해져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장은중의 배신에 충격을 받을 것이 아니라 장태하답게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구재인으로 하여금 장은중을 제거해버리도록 해야하는 것이 장태하가 보여주어야할 모습이었다. 처량하게 구재인을 아들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뭔가 이야기가 늘어지면서 장태하의 모습도 힘을 잃어버린 것인데 박상민의 연기는 여전히 좋은 상황이었기때문에 뭔가 엇나가버리는 것 같은 장태하의 모습이 더욱 안타깝다고 할 수 있었다. 장태하가 파멸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마무리될 것 같은 상황에서 끝가지 장태하가 버둥거려야만 드라마가 재밌을 것인데 어제 마지막 장면은 정말 맥이 탁하고 풀리지않았나 생각한다. 물론 다시 장은중이 된 구재인덕분에 긴장감은 유지되겠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단 4회만을 남긴 드라마 스캔들은 분명 결말은 어느정도 예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벌려놓은 이야기가 무척이나 많은 상황에서 과연 그것들을 제대로 다 정리할 수 있을지는 강한 의문이 든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는 드라마의 이야기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데 부디 제작진이 막판에 다시 한번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대로 장태하가 무너져버린다면 정말 남은 이야기가 밍밍하다고 느껴지지않을가 생각한다. 냉혹하고 오직 자기만을 생각하던 그 장태하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길 바라는데 장태하가 더욱더 악독해야 마지막 순간의 추락이 큰 재미를 줄 것이다. 이대로는 정말 고저가 사라지고 그냥 드라마가 끝나버릴지도 모른다. 부디 제작진이 이러한 부분들을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 일단 배우들의 연기가 좋은 상황이니 이야기만 다시 잘 맞으면 인물들이 살아나는 것은 문제가 아닐 것이다. 부디 드라마 스캔들이 용두사미의 모습을 보이지않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