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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보다 더 어처구니 없던 기황후 제작진과 배우들의 역사의식




정말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토록 논란이 되는 경우는 정말 드물다고 할 수 있는데 이 또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면 드라마 기황후는 정말 성공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영되기 전부터 드라마 기황후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말들이 많은 상황에서 드디어 어제 제작발표회가 있었는데 제작발표회의 내용을 보고 있으면 정말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올 지경이었다. 도대체 제작진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이 드라마를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않고 동시에 배우들은 무슨 정신으로 이러한 드라마에 출연을 결심을 했는지 감이 오질 않는다. 논란이 있을때부터 어느정도 감이 오기는 했지만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는 내용들은 상상 그 이상이었고 분노를 넘어서 그저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었다. 나름대로 흥행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는 하지원의 경우 그간 어느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었는데 이번 출연과 제작발표회에서 말한 부분을 통해서 그간의 쌓은 이미지를 단박에 날려버렸다. 자신들의 드라마에 대해서 정당화를 시키려고만 하는 태도를 보면서 수많은 대중들은 분노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기황후 논란의 경우 단순히 한 드라마의 역사왜곡을 넘어서서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의 역사의식 부재를 뼈저리게 보여주었다.



사실 어디서부터 비판을 해야할지 모를 정도로 기황후는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은 제작진의 마인드부터 좀 살펴보겠다. 어제 제작발표회가 있기 하루전에 갑자기 기사가 하나 나왔는데 바로 주진모가 연기하기로 되어있는 충혜왕이 왕유라는 가상의 인물로 바뀐다는 것이었다. 이는 충혜왕을 둘러싼 논란을 분명 제작진도 인식을 햇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기황후인데 기황후는 그대로 둔채로 고려의 왕만 가상으로 바꾸는 것은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었다. 기황후 시기에 고려의 왕이 충혜왕인 것인데 이름만 바꾼다고 가상의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차라리 해를 품은 달과 같이 완전히 가상의 이야기를 배경만 이용해서 하는 것이라면 또 모를까 기황후 제작진이 하는 모습은 가상이라는 이름 뒤에 어떻게든 숨어보고자 하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이 더욱 분명 해진 것은 어제 제작발표회에서였다.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은 팩션임을 무척이나 강조를 했는데 문제는 팩션에서 팩트 부분인 것이다. 팩트부분을 완전히 왜곡을 한 상황에서 그것을 팩션이라 불러야할지 아니면 픽션이라 불러야할지는 쉽게 생각해볼 수 있다. 그리고 기황후와 관련된 사료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기황후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사료가 있는 상황에서 그 부분을 외면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이 원하는 사료가 없었다는 것만을 말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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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배우들의 말들은 점점 더 점입가경이라고 할 수 있었다. 사실상 드라마의 원탑이라고 할 수 있는 하지원은 기황후의 악행따위는 관심이 없는지 대본상의 기황후라는 여인의 고난과 같은 부분이 인상적이었다는 식으로 말하며 스스로 역사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채 사극에 출연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물론 하지원의 말대로 기황후의 개인적인 감정과 같은 부분은 그녀의 악행과는 별개의 문제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을사오적인 이완용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서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에 친일을 했다고 하는 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었다. 기황후의 경우 어떤 의미로 본다면 이완용보다 더하면 더했다고 할 수 있는 인물인데 그런 인물에 대해서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하지원의 모습은 정말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원이라는 배우가 주는 신뢰라는 것이 존재하던 상황에서 하지원은 정말 대중들에게 제대로 신뢰를 깨버린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을 한다. 완전히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상황에서 인물의 개인적 감정이 중요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부분을 보면서 실망을 하지않을 수가 없었다. 정말 하지원은 왜 기황후라는 드라마가 논란이 되는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만 같았는데 그간 쌀은 이미지가 정말 한방에 훅 날아갔다.


그리고 화룡점정이었던 것이 바로 주진모의 말이었다. 주진모는 역사왜곡이라는 부분에서 그간 제작발표회에서 나왔던 그 어떠한 발언보다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황당함을 안겨주었다. 역사적 사실로만 만들거면 다큐를 만들지 왜 드라마를 만들겠냐라는 주진모의 말은 이 드라마에 출연을 하는 배우들의 역사의식이 어느정도로 빈곤한 것인지를 아주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기황후는 고려 문화를 원나라에 전파한 인물이라고 들었다 때문에 지금의 한류를 일으킨 여인이다라고 말한 하지원의 말은 그야말로 애교로 들릴 정도였다. 그렇다면 주진모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사실에서 완전히 멀어진 드라마를 찍을 것이면 판타지를 찍지 왜 사극이라는 탈을 쓴 드라마를 찍느냐이다. 현재 기황후의 논란은 결코 역사적 사실만으로 드라마를 만들라는 주장이 아니라는 것을 주진모는 전혀 이해를 하질 못하고 있는 듯하였다. 최소한 사극이라면 근거가 되는 역사적 사실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드라마가 보여주려는 모습은 그러한 사실들을 완전히 왜곡하여 만들려고 하기때문에 논란인 것이다. 그렇지만 주진모는 배우의 자존심때문인지 말도 안되는 말을 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보면서 어이가 없어짐을 느끼도록 해주었다. 솔직히 맨처음 충혜왕으로 캐스팅이 되었을 때 충혜왕이 어떤 인물인지 한번은 알아보려고 했다면 캐스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캐스팅을 수락하는 순간부터 수준은 증명이 된 것이었다.


어쨌든 MBC는 기황후를 예정대로 불의 여신 정이의 후속으로 다음주부터 방송을 할 것이다. 왜 이토록 기황후에 집착을 하는지는 여러가지 추측이 존재를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집착은 쉽게 이해가 되질 않는다. MBC측이 자신들의 입장을 강화하고자 한국한중앙연구원의 이강한 교수를 끌어오는 부분은 정말 기가 막힌 코미디였다. 이강한 교수가 하지도 않은 말을 자의적으로 만들어서 마치 이러한 의견이 역사학계에서도 존재한다고 하는 제작진의 행동은 일종의 사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장의 신빙성을 강화하고자 이강한 교수를 서울대 교수라고 하는 부분도 얼마나 MBC가 기황후라는 드라마에 집착을 하는지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근거 자료 없이 역사를 극화시키지는 않았다는 작가들의 말이 이토록 신빙성이 없기도 힘든데 과연 기황후라는 인물이 그토록 재평가가 필요하고 그럴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럽다. 당장 다음주 방송이 되면 반응이 나올 것인데 사실 불안하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역사적인 부분을 빼놓고 본다면 분명 드라마는 재밌게 구성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역대 최악의 역사 왜곡 드라마가 인기를 끌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 정말 심각하게 걱정이 되는데 대중들의 역사인식 수준이 결코 낮지않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주 기황후의 시청률을 한번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