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여전히 대한민국의 연예계는 뜨겁다. 좋은 소식도 있고 안좋은 소식도 있는데 좋은 소식은 둘째치고 안좋은 소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논란이 되는 걸그룹은 크레용팝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이것은 좋은 쪽과 안좋은 쪽을 모두 포함해서일 것이다. 어쨌든 2013년 가장 뜨거웠던 걸그룹은 크레용팝임이 분명하다. 급속도로 인기를 얻으면서 수많은 논란에 휩싸였는데 처음에 나오던 논란과 최근 들어 크레용팝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논란은 매우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 나오던 논란은 분명 처신과 관련해서 잘못된 측면들이 존재한다고 생각을 할 수 있었고 이것이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보여지는 논란은 낙인효과 속에서 비난을 하기 위한 비난을 하는 것 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제 크레용팝이 또 한번 일베논란에 휩싸였는데 그 모습은 코메디도 이런 코메디가 없지않을까 생각을 한다. 그토록 혐오한다고 하는 일베가 하는 것과 크레용팝을 향해서 보여지는 네티즌들의 모습이 과연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보게 되는 시점인데 그야말로 내가 하면 사랑이고 남이 하면 불륜의 양상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크레용팝을 좋아하지도 않고 일베도 싫어하지만 이번 논란은 인터넷 생태계에서 항상 나타나는 마녀사냥의 전형이기때문에 매우 씁쓸하다.
일단은 논란에 대해서 언급을 해야하지않을까 싶다. 사실 논란이라는 것자체가 황당할 지경이었다. 지난 31일 방송된 MBC가요대제전에서 크레용팝의 멤버 엘린은 화면이 클로즈업되었을 때 조금은 독특한 손동작을 하였다. 전혀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을 했던 부분은 아닌데 갑자기 어제 이 장면이 일베인증이라는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전에도 일베 관련 논란이 있었던 크레용팝이기때문에 논란은 매우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와 관련해서 크레용팝측은 사실상 무대응으로 나섰다. 그저 엘린이 자신의 예명 앞글자를 표현하는 무대용 인사라고 소속사는 해명을 했는데 소속사의 이러한 해명과는 전혀 상관없이 크레용팝은 일베인증을 한 것으로 여겨지는 양상이었다. 사실 비슷한 시점에 일베인증과 관련된 다른 내용의 기사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민감하게 다루어진 것이 아닌가 싶었는데 덕분에 일베 인증 손동작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보게 되는 상황을 만들어주었다. 솔직히 이번 논란의 경우 억지가 과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는데 애초에 논란의 가치조차 없는 일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엘린의 손동작은 흔히 말하는 일베 인증 손동작 정석과는 매우 차이가 있었는데 이것을 일부 사람들이 변형된 형태라고 논란을 만든 상황 속에서 과연 이런 식이라면 뭐든지 못엮을 것이 없지않나 싶었다. 이는 일베에 대한 혐오와는 별도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 과연 그토록 혐오를 하는 일베와 무엇이 다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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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된 손동작이라고 하는 부분은 정말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였는데 이를 주장하는 논리라면 방송에서 V포즈도 취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도 V포즈도 ㅇㅂ라는 글자를 연상시킬 수 있기때문이다. 주먹을 쥐거나 손바닥을 전부 피는 것 외에는 무엇이든지 엮을 수 있는데 실제로 해보면 사실 비슷비슷할 뿐이다. 애초에 일베인증의 핵심은 매우 하기 힘든 손동작이라는 것에 있었다고도 할 수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그것을 억지로 하는 것에서 인증이라는 개념이 나타나는 것인데 이번 논란에서 엘린의 손동작이 그렇게 하기 힘들고 부자연스러운 것인지 묻고 싶다. 매우 힘들고 억지다라고 말하고자 한다면 그전에 먼저 자신의 손으로 해보길 바라는데 그리고 나서도 어렵다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 단순히 말해서 이전에 논란이 없었던 다른 연예인이 무대에서 엘린과 동일한 손동작을 했을 때 논란이 되었을까를 생각해보면 된다. 사실 엘린의 손동작은 찾아보기에 따라서 충분히 많은 동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과연 그렇다면 그들이 모두 일베 인증을 한 것일까? 말도 안되는 소리인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서 이전에 논란이 있었던 경우니까 다르다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전에 문제가 있었기때문에 이번 논란도 있었다고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이번 논란이 웃기지도 않는 것이 바로 이부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다수의 사람들에게 왜 일베를 싫어하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은 대답을 머뭇 거릴 것이다. 물론 몇몇은 그들이 대한민국을 혼란시키고 민주주의를 부정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코 다수는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데 그저 남들이 안좋다고 하니까 안좋구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것이 잘못은 아니다. 애초에 다수의 사람들이 직접 일베 사이트에 접속을 해서 확인해볼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안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논란의 중심이니까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충분하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파생이 되는 논란인 것이다. 사실 일베를 싫어하거나 혐오하게 되는 부분은 타자에 대한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타자에 대한 불이해 속에서 보여지는 폭력이 문제인 것인데 이번 논란은 그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베와 같다고 이야기를 하면 일베를 비난하는 입장에서는 매우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베에서 보여지는 종북 또는 빨갱이 몰이와 이러한 일베 몰이의 차이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고 그 프레임에 따라서 자신의 폭력을 강요하는 것은 일베라는 명확한 실체가 없을 뿐 제2의 일베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이성은 마비가 된 상태에서 광기에 휩싸여서 맹목적인 비난을 하는 것은 마녀사냥이라고 밖에 할 수 없는데 이번 논란은 딱 그러한 전형인 것이다.
물론 크레용팝이 일베와 한번 엮였던 것이 문제일 수도 있다. 한번 경력이 있기때문에 뭘해도 안좋은 시선을 가지게 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관용과 용서라는 것이 상실된 사회가 정의로운 것인지를 이야기해보고 싶다. 사실 크레용팝과 관연된 논란을 누가 만드는 것인지 알지는 못한다. 일베에 대한 분노 속에서 그것과 관련된 모든 것은 악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일베라는 프레임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비난하고 싶은 사람들인지는 솔직히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두 경우 모두 그리 썩 좋은 경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건강한 사회에는 소통이 있어야하고 비난이 아닌 비판이 자리 잡아야한다. 인터넷이 기본적으로 결코 다수의 의견을 반영하는 수단이 아니기때문에 이번 논란이 다수의 생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수의 사람들은 이성을 가지고 광기에 휩싸이지 않은 상태로 진짜로 문제가 되는 것들을 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다수로 포장된 사람들이 자신들의 분노를 해소하는 타겟으로 크레용팝을 계속 잡고 있는 이상 크레용팝과 관련된 논란은 계속 될 것이다. 아이돌 중 크레용팝의 경우 인지도와 팬덤의 규모 차이가 매우 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만큼 좋은 먹잇감은 없는 셈이다. 물론 크레용팝과 그 소속사의 이전 행동들 모두까지 옹호를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잘못한 것들도 있고 문제가 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나오는 논란들은 이제 문제는 크레용팝이 아닌 문제를 제기하는 쪽이라는 것을 한번쯤 생각하도록 할 것이다. 폭력를 혐오하며 동일한 폭력을 행하는 것은 모순이라 생각하며 그럼 이만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