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영 프로그램/감격시대

감격시대, 편견을 완전히 날려준 김현중의 강렬한 연기




드라마를 처음보는 순간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 김현중이 내가 아는 김현중인가였다. 꽃보다 남자로 성공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현중인데 꽃보다 남자의 대성공은 김현중에게 상당히 큰 짐을 안겨주었고 항상 떠오르는 것은 꽃남의 이미지였다. 사실 꽃남 이후 찍은 드라마라고는 장난스런 키스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김현중하면 꽃남인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워낙 꽃남에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발연기라는 이미지 또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장난스런 키스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을 수도 있지만 꽃보다 남자는 워낙 대히트를 한 상황에서 강하게 인식이 되고 장난스런 키스는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만큼 그 드라마에서 무엇을 해도 쉽게 이미지를 바꾸기는 힘들었다. 그런 김현중이 감격시대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속으로 김현중은 좀 아닌거 같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감격시대에서 김현중이 연기할 주인공 신정태는 그야말로 선이 굵은 남자 중에 남자인데 김현중과 신정태는 쉽게 매치가 되지않았다. 그러다보니 드라마가 상당히 기대가 되면서도 동시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예전 야인시대처럼 남자들의 드라마를 기대해볼 수 있는 감격시대에서 김현중은 마치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이 단 1회만에 편견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확실히 김현중은 감격시대에서 꽃남을 완전히 벗어던지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실 드라마 자체만으로 본다면 드라마는 매우 전형적인 구성을 보였다고 할 수 있었다. 강렬한 현재의 모습을 보인후 자연스럽게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이나 앞으로 삼각관계를 형성할 인물들의 어릴적 기억과 같은 부분은 새롭다고 하기는 힘든 구성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웠고 연출은 재미를 배가 시켜주었다. 과거 이야기를 다루는 상황에서 복잡하게 얽힌 인물관계 같은 부분은 얼핏보면 진부해보일 수도 있지만 드라마가 이 인물관계를 중심으로 두고 전개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역들이 보여주는 관계는 꽤나 인상적이었는데 한가지 재밌는 것은 김현중의 아역이었던 곽동현의 경우 정말 싱크로율이 대단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일종의 프롤로그라고 할 수 있던 과거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선을 사로잡는 화면으로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는 것이다. 애초에 감격시대라는 드라마는 얼마나 액션이 화려한가도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어제 방송에서 보여진 액션신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드라마의 액션은 추노 이전과 추노 이후로 나뉜다고 하는데 막상 추노 이후 추노만한 액션의 카타르시스를 전한 드라마가 없는 상황에서 감격시대는 그것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만약 액션이 빠진다면 감격시대라는 드라마는 밍밍할 수밖에 없는데 액션을 통해서 인물관계를 확실히 부각시키는 모습은 더욱 기대를 해도 좋도록 만들었다.


추천부탁드려요



하지만 아무리 이러한 부분들이 중요하다고 해도 결국에 중요한 것은 주인공의 연기였다. 드라마 감격시대가 전작인 예쁜남자보다 월등한 수치로 시청률 2위로 출발할 수 있던 것은 스토리나 연출만으로 설명이 잘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별에서 온 그대가 아주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격시대는 나름대로 추격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어제 방송에서 초반부에 등장했던 김현중이었다. 워낙에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위해서는 초반부에 확실한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상황에서 김현중은 그동안 자신에게 항상 달려있던 꽃남을 단번에 떼버렸다. 이제 좀 술에서 깬다고 말을 하는 그의 모습은 상남자 그자체였고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강하게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강렬한 눈빛은 정말 꽃미남 김현중을 잊게 만들고 김현중이 온전히 신정태라는 인물로 보일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 과연 이 김현중이 발연기로 유명했던 그 김현중이었던가였다. 물론 대사자체가 적었기때문에 예전에 문제가 되었던 발성과 같은 부분은 정확히 파악을 하기 힘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감격시대라는 드라마가 대사보다는 분위기와 액션이 중요한 상황에서 김현중의 강렬한 눈빛과 목소리는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했다. 드라마 전체에서 본다면 짧은 등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제 김현중이 더이상 예전의 김현중이 아님을 보이기에 충분한 것이라 본다.


그리고 또한가지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은 감정연기라는 측면이다. 사실 감격시대에서 주로 그려질 부분은 폭발적인 부분들이다보니 조금은 잔잔한 감정연기는 쉽게 넘어가버릴 수도 있었다. 앞서 말했다시피 그부분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기때문이다. 하지만 김현중은 이부분에서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전과 같이 억지스럽게 감정을 끄집어낸다는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주었는데 극중 신정태가 아버지의 죽음을 전해들었을때의 모습이나 상하이로 가는 배에서 보여주는 표정들은 선이 굵은 감격시대라는 드라마에 딱 맞아떨어지는 감정연기였다고 생각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김현중에게 딱 맞아 덜어지는 배역은 이러한 것이 아니었을까하는 것이다. 김현중은 분명 꽃미남 이미지가 강하기는 하지만 로코물보다 시대극과 같은 부분에서 더 두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단 1회만에 보여준 것인데 그간 김현중에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빼고 본다면 상당히 인상적일 수밖에 없었다. 김현중이 잘생긴것은 누구나 다아는 사실이지만 굳이 그 잘생김을 달달하게만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우쳐주었고 기대이상의 감정연기 속에서 더이상 김현중이 발연기의 대명사일 수가 없었다. 액션이면 액션, 감정연기면 감정연기 그야말로 단 1회만에 그것도 맛보기에 가까운 장면에서 김현중은 모두 보여주었고 앞으로가 정말 기대가 된다.


일단 감격시대의 출발은 상당히 산뜻하다고도 할 수 있다. 수목드라마 대결이 키이스트 배우들의 대결이 되는 양상인데 별에서 온 그대와는 전혀 다른 매력의 감격시대는 선이 굵은 만큼 다른 시청자층을 공략할 수 있지않을가 생각한다. 그리고 김현중의 첫등장만큼이나 임수향의 첫등장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신정태와 가야의 엇갈린 운명은 선이 굵은 드라마에 나름대로 가슴시린 이야기가 되어줄 것 같은데 이부분도 기대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상이 또 어떤 변수가 될지 궁금하기도 한데 애초에 감격시대가 독립투사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공식홈페이지에 나온 인물 설명중에는 이부분도 또 기대를 해볼 수 있게 하는 요소가 존재하기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 과연 아역들의 이야기가 어디까지일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김현중이나 임수향이나 빨리 등장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매력적인 상황이기때문에 감격시대는 다시한번 KBS 수목극의 부활을 기대해보도록 해주고 있다. 과연 오늘방송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그려질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