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야심차게 제작하여 방송을 하고 있는 드라마 계백. 월화드라마에 있어서 1위인 무사백동수를 맹추격하고 있는데 그동안 잘 다루어지지않았던 백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대중들의 관심을 부르고 있는 거 같다. 꾸준히 시청률이 오르는 모습은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성인연기자들이 투입되고나서 이에대한 기대감이 확실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분명 아역에서 성인연기자로 변한 시점인 7화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시청률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확실히 배우들의 연기몰입도는 훌륭한거 같았다. 드라마 초기에 무진장군역으로 나온 차인표의 카리스마를 잊게 만들정도로 주연부터 조연까지 확실히 자신들의 무게감을 보여주는 거 같다.
근데 이런 배우들의 연기를 점차 무색하게 만드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 같다. 그제 방송한 9화에서는 계백역의 이서진만 무협드라마를 찍는거 같은 말도 안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에 대한 비판을 했었는데 그래도 그것은 정말 애교라는 것을 어제 방송을 보면서 느꼈다. 분명 계백은 MBC가 야심차게 준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 MBC 사극을 대표할 작가와 PD가 힘을 모았고 제작비도 100억라는 점이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는 듯 첫회에서 계백은 상당히 스케일이 큰 전투장면을 보여주어 오랫만에 선이 굵고 화려한 사극을 볼거라는 기대감을 시청자들에게 심어주었다.
그리고 황산벌저투 전으로 돌아가 본격적으로 드라마가 시작되자 이런 기대감은 차인표가 맡은 무진에 의해서 계속 이어졌다. 무진이 등장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큰 전투는 없지만 무진과 사택비의 갈등에서 오는 어둠의 조직에 맞서는 무사의 이야기 같았다. 이런 부분을 차인표는 화려하기보다는 힘있는 액션으로 보여주었고 이것은 계백이 점차 인기를 끌게 만들어주었다. 정말 드라마의 초기는 차인표의 카리스마가 드라마를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성인연기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햇을때는 기대 외였던 효민이 분량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은고의 호위무사인 초영역을 맡은 효민인데 그녀의 액션은 상당히 경쾌한 느낌이었고 남자배우들의 선 굵은 액션과는 무엇인가 달라 시선을 사로잡았다. 거기에 가장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의 연기는 효민이 처음 캐스팅이 되었을때 비난했던 사람들을 비웃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어색하지않은 정도를 떠나 상당히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데 어디까지나 효민은 조연이다. 효민이 아무리 좋은 인상을 주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드라마가 뭔가 실망감을 준다는 느낌이 있다.
본격적으로 국가대 국가의 전투가 보여지기 시작하면서 도대체 100억이라는 제작비는 다 어디로 간것인지라는 의문이 들었다. 분명 지금도 인물들이 클로즈업되었을때의 액션장면은 무척이나 화려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러한 모습을 보기위해서 계백을 보고 있지않다. 대결장면에서 오는 액션의 화려함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아마 무사 백동수를 선택할 것이다. 계백을 보는 시청자는 규모가 있는 전쟁신을 기대하면서 본다고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제작진은 이런 시청자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무시한 느낌이다. 물론 7화때부터 이서진이 신라의 생구신세로 나올때부터 나름 전투장면들이 나왔고 그것이 좀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제 방송만큼은 아니었다.
어제는 나름 백제와 신라가 크게 한번 전투를 벌인 상황이었다. 백제의 두 왕자가 직접 전투에 나설 정도였고 당시 가잠성은 신라와 백제의 격전지였으니 상당히 큰 전투였음이 틀림이 없다. 근데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은 이거 참 황당할 따름이었다. 총공격을 하는 백제군의 군사는 아무리 많이 잡아도 50명이 안되는 상황이다. 아니 국가의 명운이 걸린 전투에서 보이는 군사 수가 고작 50명이라는 이것은 분명 너무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사극 보조출연자들이 하루에 5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작비가 100억이라는데 보조출연자 좀 많이 출연시키면 안되는 것이었나 싶었다.
물론 제작비가 이미 다른데에 들어갔을 수도 있다. 만약에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방송처럼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촬영위치를 좀 더 시경서서 티가 안나게하던가 아예 CG처리를 하고 더 멀리서 잡아서 뻥튀기를 하던가 했어야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계백에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수준의 전투 장면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방송이 끝나자 여러 사이트에서 이건 뭐 동네 운동회 기마전하는 것이나며 비아냥 거렸다. 정말 슬픈 것은 누가 봐도 그런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계백이나 김유신, 의자 등이 등장할때 화려한 액션을 선보여도(물론 계백만 화려하지만) 원체 사람들이 기대한 스케일 이하의 전투장면에 실망을 해버리기에 도무지 수습이 안되는 모습이었다. 뭐 계백만 화려하다보니 액션장면도 상당히 밸런스가 붕괴된 느낌이다.
기대 이하의 제작진의 행보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위에서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이 적으면 CG로 처리하라 했는데 사실 현 계백 제작진에게 그런 작업을 기대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이고 위험한 거 같다. 어제 방송에서 백제의 진영이나 사비가 보여질때 CG로 그 넓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누가 봐도 CG인게 티가 났다. 딱 봐도 CG이니 그저 실소가 나왔다. 거기다 어제 방송 말미에 나온 태양의 모습은 이건 도대체 뭘 생각하는 것인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웠다. 이런 상황이니 군사수를 CG로 늘리면 참 보기 좋은 장면이 나올 거 같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도대체 이유를 알 수 없는 장면들도 보이는 것이었다. 대표적이었던 것이 포로들이 성충의 계획에 따라 우물을 파면서 박아둔 말뚝을 뽑는 것이었다. 가잠성 내부에서 소요를 일으키기 위한 방법인 거 같기는 했는데 드라마에서 보면 그 말뚝 뽑아서 그렇게 큰 소요가 일어났나 싶었다. 그냥 계백이 의자를 안죽이고 도망친 것이 가잠성 내부에 소요를 일으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뭔가 말뚝을 봅는 것이 중요한 내용이었다면 확실히 부각을 했어야하는데 굳이 왜하는지 모를 모습이었으니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한동안은 대규모 전투장면은 없을 거 같다는 점이다. 계백이 바로 백제에서 의자를 도우며 활약을 할꺼 같지는 않지만 최소한 백제로 가서 그 안에서의 모습이 나올 듯하니 뭐 신라와의 전쟁이나 고구려와의 전쟁은 없을 거 같다. 사실 이제 대규모 전투신은 정말 드라마 후반에 가야 나올 듯하고 주로 계백 혼자의 액션 장면이 주를 이룰꺼 같으니 이번처럼 동네 기마전같은 느낌은 없을 것이다. 이제 문제는 과연 계백이 또 얼마나 어이없는 액션으로 계백이라는 드라마를 사극이 아닌 무협극으로 만들것인가 이다. 제발 제작진이 정신 좀 차려서 드라마를 사극답게 시청자가 기대하는 것 답게 만들어줬으면한다. 이러다 희대의 졸작이 되는 것이 아닐지 용두사미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생각나고 잇는 계백인데 부디 앞으로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며 이만 포스팅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