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면서 산뜻한 스타트를 한 사극 인수대비. 종편의 구세주이고 희망인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배우들의 열연이 드라마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배우들의 열연속에서 드라마는 은정이 연기하고 있는 인수대비의 어릴적 한정의 모습에 분명하게 초점을 맞추어주고 있다. 훗날 폐비윤씨가 되는 송이의 이야기도 마치 옴니버스 느낌이 나도록 교차되어서 나오기는 하는데 드라마 제목인 인수대비인 만큼 인수대비라는 인물에 더 초점을 맞추어준 느낌이다. 훗날 인수대비와 가장 큰 갈등을 겪을 폐비윤씨이기때문에 그 경쟁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다루는 정도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왕후라는 꿈이 있는 두 여인이 만들어갈 이야기는 사실 그동안 사극에서 숱하게 다루어졌지만 어릴적부터 보여지니 또 새로운 느낌이다. 현재 송이는 그저 일종의 동경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한정은 분명 달랐다.
은정이 연기하는 한정은 드라마가 처음 시작했던 토요일부터 그 야망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대궐의 안주인이 되겠다는 한정의 모습은 단순히 조선 사대부 규수들의 꿈 정도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확실히 구체적이고 이런한 목표를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 각오가 되어보였다. 그리고 이런 한정의 모습이 어제 방송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조선시대 최고의 야심가로 평가받는 수양대군보다 더 야망에 대한 갈증을 보이는 모습은 소름이 끼치는 듯했다. 결혼이라는 중대사조차 어디까지나 자신의 야망을 이루기위한 도구로 여기는 듯한 한정의 모습은 당시를 살아가던 여인들과는 분명 달랐다. 문종의 환우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수양에게 당당하게 한정은 자신을 왕후로 만들어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것도 일부러 대전앞 품계석에서 말을 하는데 감히 대궐에서 반역을 하라고 부추기는 모습은 깜짝 놀랄만했다. 어쨌든 한정은 이후 도원군과 결혼을 하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라면 한정이 수양대군의 야심에 불을 끼얹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왕후로 만들어달라는 며느리를 받는다는 것은 다시말해 자신이 왕이 되겠다고 결심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한정의 이런 당돌한 모습은 비슷하 처지라고 할 수 있는 그녀의 언니 계양군부인과는 확실히 달랐다. 한정의 언니가 철저하게 유교적인 관점에서 여인이 갖추어야할 덕목들을 보인다고 하면 한정은 그런 굴레를 모두 깨뜨릴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어찌보면 황당할 수도 있는 행동들을 한정은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하는데 그녀에세 세상의 관습들은 불합리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런 왈가닥 같은 모습에서 한정의 모습은 상당히 귀엽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웃음뒤에 너무나도 거대한 야망이 있다는 것이 더욱 인물에 대한 매력을 키워주는 셈이다. 시아버지가 되는 수양대군이 정치적 경쟁자인 황보인과 김종서앞에서 그 속내를 감추고 웃는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다고 생각되었는데 그 공통점이 수양대군으로 하여금 한정을 받아들이게 한것이 아닐가 싶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이유가 주어진 운명에 대항해서 살기때문이라고 말하는 한정은 분명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야망을 위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제약조건들을 하나씩 없애갈려는 모습은 아직은 그 거대한 야망이 정치에 뛰어들지 않았기에 작아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성종이 왕위에 오르고 대비가 되는 순간부터 그 권력에 대한 욕심을 보여줄 것인데 개연성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하지않을까 싶다. 당시 사람들이 중시여기던 예의나 도리보다 실리를 더욱 중요시 여기는 한정의 모습은 여인이라는 것이 시청자로 하여금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였다. 여자이기때문에 겪는 차별을 결코 당연히 여기지 않고 맞서 싸우는 한정의 모습은 그녀가 가지는 야망이 무척이나 순수한 열망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도 했다. 개인이 가지는 욕망이 순수하게 보일 수 있는 것은 사회가 주는 제약이 너무나도 불합리하여서 한정 같은 욕망을 응원할 수 밖에 없기때문이라 생각된다.
이제 전혀 다른 성격의 한정과 도원군이 혼례를 치루었는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유정난 속에서 한정은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웃음뒤에 거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한정의 모습을 은정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는데 과연 최고의 연기돌 다운 모습이 아닐가 싶다. 인수대비가 되는 부분부터는 채시라가 드라마를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 채시라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던 은정이었지만 한정이라는 인물을 은정답게 만들면서 인수대비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지않나 싶다. 현재 종편의 대부분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1%도 안나오는 상황에서 1% 후반이 나오고 앞으로 계속 상승할 듯한 인수대비는 분명 종편의 희망일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의 중심에는 매력적인 한정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티아라 은정이 있을 것이다. 다음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계유정난을 기대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