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영 프로그램/사랑비

사랑비, 장근석과 윤아의 뛰어난 연기에 못맞추는 답답한 스토리 전개




단 5회가 남았는데 과연 어떤 결말을 시청자를 줄지 모르는 드라마가 있으니 바로 KBS의 월화극 사랑비이다. 도대체 몇주동안 현재 보여지는 무한 반복같은 내용이 전개되는 것인지 모를 지경인데 이제는 정말 지친다는 표현밖에 말이 나오질 않는다.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사랑이라는 소재는 필연적으로 한커플이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인데 현재 드라마가 이 소재를 더 심화시키지도 해결하지도 않은채 그저 그 안에서 이야기를 반복하기만 하는데 답답하고 지루할 따름이다. 장근석이 연기하는 서준이 자신의 아버지인 서인하가 사랑하는 사람의 정체를 알고 윤아가 연기하는 하나에게 이별을 통보한 이후 상황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도돌이표가 쓰여진 악보마냥 약간 그 구체적인 내용만 달라질 뿐 그 큰틀이 달라지지않는 모습은 현재 안좋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사랑비가 유종의 미라고 거두고 끝을 낼 수 있게 하는 가능성마저 줄여버리고 있다. 기존에 있던 시청자조차도 포기를 하고 싶을 정도로 현재 사랑비는 큰 문제를 보이고 있다. 왜 시청률에서 굴욕을 당해야하는지를 어제 방송을 통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드라마가 시청률이 안나오면 제일 먼저 시선이 가는 부분은 배우들의 연기일 것이다. 근데 사랑비는 정말 슬프게도 주연배우들의 연기는 아니 조연들까지도 흠잡을 곳이 없다. 자식세대의 사랑을 그리는 장근석과 윤아나 부모세대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정진영과 이미숙 모두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물들간의 미묘한 감정같은 부분까지도 정말 뛰어나게 표현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이 되는데 어제 방송도 이러한 측면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아버지가 이미 자신과 하나의 관계를 알고 잇었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이나 어쩔 수 없는 상황임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 등 장근석은 서준이라는 인물이 그 상황에서 보일 수 잇는 모든 감정을 시청자들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아버지의 사랑을 지지한다기 보다는 하나가 자신의 어머니의 사랑을 바라는 상황에서 하나을 위해서 서준은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데 사랑하니까 사랑해서 안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당연히 복잡한 감정연기를 필요로 하는데 장근석은 서준의 내적갈등을 정말 완벽하게 연기해주었다. 이성적으로는 자신의 아버지와 하나의 어머니인 윤희의 결혼을 받아들이지만 그러면 자신이 하나를 포기해야한다는 것에 가슴은 동의를 하지못하고 그러한 복잡한 감정의 표출은 어제 마지막 장면이었던 키스씬으로 귀결되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드라마 중간에 나온 끝까지 가보자는 대사였다. 이만큼 서준의 애절한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가?

 
추천부탁드려요 ㅎㅎ


장근석이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상황에서 그 상대역인 윤아도 그에 비견될만한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었다. 사랑비를 통해서 확실히 연기력이 늘었다고 볼 수 있는 윤아는 시청자가 하나에 감정을 이입하고 공감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분명 하나도 서준과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머리로는 어머니의 사랑을 지지하지만 가슴으로는 서준과의 사랑을 지키고 싶은 것인데 단지 차이라면 가슴보다는 머리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머리를 통한 판단은 자신 모순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합리화에 가까운 선택이고 그러다보니 하나의 내적갈등은 서준보다도 더 복잡하게 꼬여있었다. 오락가락 하는 모습은 캐릭터가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캐릭터를 더욱 극대화시켜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는데 윤아는 이 복잡하게 꼬인 하나의 감정을 눈을 뗄 수 없게 잘 표현해주었다. 서준의 끝까지 가자는 얘기를 거절하면서 보이는 눈물은 서준과 하나의 슬프면서도 애절한 사랑과 이별을 상징해주는 것 같았다. 장근석과 윤아가 만드는 감정선은 정말 잘 연결되어가면서 시청자들이 같이 눈물을 흘리고 같이 화를 낼 수 있게 해주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집중을 하는 사랑비라는 드라마의 특징을 생각하면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청자가 얼마나 그 감정에 공감을 하게 되느냐인데 분명 장근석과 윤아는 시청자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이부분은 단순히 생각하면 왜 드라마의 시청률이 안나오는지 이해를 몫하게 만든다.


사실 문제는 스토리의 흐름이었는데 마지막 장면을 통해서 인하와 윤희가 헤어지고 서준과 하나가 다시 연결되나 생각도 했지만 예고편을 보니 여전히 주인공 4명의 관계는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인하와 윤희가 결혼을 안하는 것을 결정하지만 서준과 하나는 오히려 다툼이 발생했는지 불편한 관계가 되버리고 말았다. 결국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내용이 진전이 되어야하는데 쳇바퀴를 도는 것인지 결국은 원점이 될 뿐이었다. 드라마의 결말이 서준과 하나의 해피엔딩이라고 본다면 도대체 남은 5회동안 어떻게 그 개연성을 채울지 감이 도무지 안올 정도이다. 남은 5회 동안 이러한 개연성 확보에만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랄 상황에서 제작진은 드라마에 하나를 두고 서준과 대립할 인물을 또 추가하였다. 한태성과 김전설로 부족했는지 이선호도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듯 예고에서 그려졌는데 물론 이선호가 드라마 초기에는 삼각관계의 한축을 담당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캐릭터는 다른 인물들한테 넘친채 하나와 서준 사이에서 조언자의 역할을 하던 선호가 성격에 변화를 가지는 것은 갑작스런 변화였고 하나를 두고 너무 많은 남성이 얽히면서 그걸 풀려면 이것만으로도 남은 5회가 부족해보일 정도였다.


물론 사랑비같은 드라마가 극전개가 빠르면 그또한 문제가 될 것이다. 감정이라는 측면이 강조되는 내용이기때문에 감정을 충실히 표현해줄 시간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충실한 것을 넘어서 넘쳐나고 더이상 시청자들이 그 감정에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고 지루함을 느끼게 만든다. 아무리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도 시청자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 지겨움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겨운 전개의 문제는 남은 분량에서 어마어마한 내용을 풀어야하기에 오히려 뒤로가면 감정의 측면이 소홀히 다루어져 아예 드라마의 완성도를 망쳐버린다. 분명 사랑비는 드라마 초기부터 진행이 느린 경우라고 할수 있었다. 하지만 진행이 느리다는 것이 초기에는 문제가 되지않았는데 이는 그를 통해 드라마의 감정을 확실히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진행이 느린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것이기에 그나마 있던 시청자들도 고개를 돌릴지 모를 상황이었다. 윤아와 장근석이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면 줄수록 드라마의 실패요인으로 이러한 부분은 부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정이상 이러한 상황이 이어지면 윤아와 장근석이 뛰어난 감정연기를 보인다 한들 이미 감정의 반복이기때문에 어필이 되질 않는다. 때문에 현재 사랑비의 상황은 최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오늘 방송에서는 이 무한 반복같은 부분이 바뀌고 드라마가 앞으로 나아갈지 기대가 된다. 오늘까지도 만약 그대로라면 정말 답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사랑비가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라며 이마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