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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적도의 남자

적도의 남자, 시청자를 멘붕시켜버린 허망한 복수와 결말





드디어 적도의 남자가 끝이 났다. 19화에서 초유의 방송 중단사고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해준 적도의 남자는 어제 방송사고부분 이후부터 해서 약 80분을 편성하여 드라마의 결말을 지었다. 그동안 긴장감 넘치는 내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적도의 남자이기때문에 아무리 19화에서 제대로 삽을 펐지만 마지막에 그것을 만회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비록 방송사고에 의해서 인물들의 감정선이 짤라지고 한순간에 붕떠버린 느낌이었지만 충분히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적도의 남자의 마지막에는 반전다운 반전은 없었고 실망스러운 결말만이 보여지면서 어찌보면 시청자들의 기대와는 다른 결말로 반전을 제시해주기는 했다. 근데 그 반전이 결코 유쾌할 수는 없었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왜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질까 싶을 정도로 정말 잘나가던 드라마가 마지막 두편에서 기대이하의 모습으로 추락을 하고 실망을 안겨준 거 같았다. 차라리 좀 더 독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이 었고 악역이 끝까지 더 나빴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엔딩같은 경우 어느 정도 드라마가 시작할때 이미 찍은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초기 기획과 드라마의 전개가 어느정도 차이가 나버린 상황에서 너무 처음에 구상된 엔딩에 드라마를 쑤셔 넣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일단 엄태웅의 복수는 모두 완성이 되었다. 엄태웅이 연기하는 김선우는 자신을 길러준 김경필을 죽인 이용배와 자신을 죽이고자 했던 이장일, 이 뒤에서 조종한 진노식, 그리고 방관자였던 최수미에게까지 모두 복수를 하였다. 이용배와 이장일은 죄책감이나 여러 이유때문에 자살을 선택하게 되고 진노식은 모든 것을 잃은채 감옥에 가야만 했고 최수미는 뭐 그림이 모두 짖어져버렸다. 복수를 했는데 찝찝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마지막 부분에서 엄태웅이 이보영에게 하는 말도 이러한 내용이었는데 복수를 했는데 안할수는 없었는데 기분이 날아갈 거 같지않다는 부부분은 어찌되었든 복수라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듯하였는데 시청자입장에서는 복수가 너무 물러서 덜 통쾌한 느낌이었다. 마지막의 순간에 가서 모두 복수심이 사그라드고 악역들도 참회를 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어찌보면 인간적일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그간 보여주던 인물들의 성격과는 맞지않았다. 18화에서 자살의 길을 선택한 이용배가 가장 캐릭터를 잘 유지한채로 끝난 케이스라고 할 수 있는데 정말 드라마가 마지막에 산으로 가버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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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선우가 용서를 하고 복수의 찜찜함을 느끼는 것은 큰 상관은 없었다. 이부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선우라는 인물의 성격에 오히려 더 잘맞을 수도 있었다. 극 중반부터 누가 악역인지 모를 정도인 모습을 보여서 그렇지 애초에 선우라는 인물에는 용서라는 부분도 존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치되는 인물이었다. 이장일과 진노식 이 두인물은 무슨 일이 있었도 그 인물의 가지고 있는 악독함이 유지가 되어야했고 그래야만 드라마가 마지막까지 힘을 얻을 수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 진노식 회장같은 경우 분명 가진 것을 모두 잃게 되었다. 가족도 잃었고 돈도 잃었고 명예도 잃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진노식 회장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두가지가 될 것이다. 하나는 방송처럼 모든 것을 참회하고 선우에게 용서를 구하는 형태일 것이고 또다른 하나는 자신을 망가뜨린 선우에게 칼을 가는 것이다. 여기서 드라마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진노식 회장이라면 당연히 두번째 선택을 해야 드라마가 좀더 완성도가 높았을 것이다. 사실은 자신의 친아들이었고 그 친아들이 자신에게 복수를 하려다 스트레스에 의해서 다시 눈이 멀고 그런 모습에 진노식이 참회를 한다 이러한 내용은 사실 그간 보여준 진노식회장의 모습과는 매치가 안된다. 너무 갑자기 독기가 싹 빠져버리는 모습에 그저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그래도 진노식회장같은 경우 부정이라는 말로 어떻게든 포장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장일의 경우는 정말 답이 없었다. 사실상 적도의 남자를 통해서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 배우인 이준혁이 연기하는 이장일은 적도의 남자에서 정말 좋아할 수 없고 공감할 수 없는 악역이었지만 동시에 그러한 모습에 매력을 가질 수 있었다. 철저하게 자기만을 생각하는 정신적으로 결여된 싸이코패스같은 모습은 서늘한 무서움을 시청자에게 안겨주었는데 그러한 인물이 어제 방송에서 정말 완전히 산으로 가버렸다.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해서 진노식회장에게 복수를 하고자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이장일은 결코 김선우에게 용서를 구하면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뻔뻔하던 이장일이 갑자기 편지를 통해서 김선우에게 용서를 구하고 나중에는 이러한 부분때문에 정신착락을 일으켜서 절벽에서 투신을 하는 모습은 실소가 나올 따름이었다. 분명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것이 큰 충격이지만 그때문에 인물이 완전 바뀌어버리고 복수를 하는 입장이 찜찜하게 만드는 모습은 그저 당혹스러울 따름이었다. 차라리 이장일이 끝까지 용서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좀 더 드라마가 훌륭한 결말을 보여줄 수 있지않았을까? 피해자는 용서하지만 가해자는 용서를 구하지 않는 모습이 좀더 긴장감이 컸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적 부분말고도 어제 방송은 시청자를 멘붕시킬 요소가 있었는데 드라마 시작하면서 찍은 부분과 최근에 찍은 부분이 스토리상으로는 같은 시기인데 배우가 전혀 달라보이는 정말 웃지못할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것은 뭐 옥에티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이 어쩔 수 없던 측면이 존재하기는 했다. 하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몰입을 하기 힘들게 하는 요소였던 것은 분명했다. 엄태웅의 변화무쌍한 머리를 보면서 마지막 엔딩을 감상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었고 제작진이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이라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분명 이러한 외적인 부분은 분명 덜 중요하기는 하지만 몰입을 방해하기는 충분했고 드라마의 마지막 엔딩이 설득력을 잃게 되는데 한몫을 해주었다. 마지막의 순간에 엄태웅과 이보영의 감정에 시청자가 공감을 하고 이해를 해야 결말을 받아들이는데 그러한 공감을 하기위한 몰입을 방해했으니 정말 크나큰 실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끝나는 순간까지 분명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선보여주었다. 배우들의 명연기때문에 드라마에는 많은 명장면이 있었고 그러하 장면들은 앞으로도 많이 이야기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연기를 살려주지 못한 드라마의 마지막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안타까운 결말은 결국 마지막에 가서 시청률 1위의 자리를 옥탑방왕세자에게 넘겨버리는 상황을 만드었는데 여기에는 방송사고도 한몫하기는 했을테지만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엔딩도 한부분을 차지했다고 본다. 18화간 만들었던 인물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성격들로 마무리가 되어버리니 사실상 드라마가 전혀 다른 느낌이고 붕떠버린 느낌이었기에 마지막의 순간에 수모를 겪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였다. 시청률 꼴찌로 시작해서 1위로 올라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인물들의 성격에서 오는 매력과 배우들의 명연기덕이었는데 정말 적도의 남자는 마지막의 순간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모두 포기해버리면서 안타까운 끝은 보인것이다. 옥탑방왕세자같은 경우는 정말 졸지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뭐 이미 끝나버린 드라마이고 아쉬움이 남지만 더이상의 이야기는 필요가 없을 듯하다. 부디 제작진이 다음에 드라마응 제작할때는 이번과 같은 실수를 하지않기를 빌어볼 뿐이다. 엄태웅과 이준혁, 이보영, 임정은, 김영철 등등 정말 배우들의 좋은 연기덕에 수요일과 목요일이 즐거웠는데 이제 적도의 남자는 끝이 났다. 다음주부터 또 일제히 수목극이 시작되는데 과연 이번에는 어느드라마가 웃을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