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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천번째 남자

천번째 남자, 유쾌함으로 가득한 판타지 로맨스 사랑을 이야기하다




MBC의 새 금요드라마 천번째 남자가 드디어 어제 방송을 하였다. MBC가 정말 오랫만에 금요극을 내보내는 상황에서 드라마 외적인 상황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는데 드디어 방송된 드라마는 그러한 외적인 사항을 모두 날려버릴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구미호라는 소재를 토대로 사랑을 정말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동시에 사랑에 대해서 시청자들이 한번은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야말로 로맨틱 코메디의 정석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만 같았다.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서 집중 포격을 당하고 잇는 상태의 티아라 효민도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었고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강예원도 가벼운 느낌의 드라마를 가벼우면서도 동시에 그 이상 무언가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극중에서 효민과 강예원과 효민의 엄마로 나오는 전미선도 연기변신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전 드라마들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여주었는데 어떤 역이든 잘 소화하는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빛내주었다. 사실상 드라마의 유일한 악재라고 할 수 있는 티아라 사태같은 경우도 점점 진정이 되어가고 진실이 밝혀지면서 좀 호전되는 상황이기에 천번째 남자가 시청자를 사로잡는데 큰 걸림돌은 이제 없을 듯하다.


일단 천번째 남자는 구미호라는 설정을 정말 잘 활용해주었다. 이미 내여자친구는구미호라는 작품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구미호라는 소재를 토대로 한 로맨틱 코메디 드라마를 경험해보았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차별화를 분명하게 해주었다. 구미호가 간을 먹는다는 설정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조건을 약간 추가함으로 강예원이 연기하는 구미진이나 효민이 연기하는 구미모, 전미선이 연기하는 구미선은 단순히 간을 노리는 모습의 구미호가 아닌 인간세상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해준다. 봉인을 당하였다고 풀려나는 식의 설정이 아니라 천년에 걸쳐서 사랑하는 남자의 간 천개를 먹어야 인간이 된다는 설정 속에서 구미진이 가지는 사랑에 대한 신념과 현재 세상 속의 사랑이 가지는 차이는 시청자로 하여금 우리가 너무 사랑을 가볍게 여기지않나 생각을 해볼 수 있게 하였다. 물론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생각을 시청자가 할 수 있게 하지만 동시에 그것이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가볍게 한번쯤 생각을 해보게 하는 것이지 결코 그 내용을 강요하질 않는다. 코믹한 내용전개와 분위기는 이러한 부분을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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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졸지에 100일짜리 시한부 인생 아니 호생이 되어버린 구미진의 이야기는 절박하기 보다는 흥미진진하였는데 거품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서도 1명의 간만 더 먹으면 된다는 그 희망적인 상황에서 웃고 진짜 사랑을 찾고자 노력하기때문이다. 어머니인 미선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유럽여행을 가고 거기서 한명 꼬셔보라고 했지만 가볍게 사랑을 하지않는 미진에게 이것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 이천희가 연기하는 김응석과 운명적인 만남을 하는데 이전에 진정 자신이 사랑하였던 남자를 쏙 빼닮은 응석의 모습은 환생을 생각해보게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답답한 사랑을 하는 미진이 그간 어떻게 999명의 간을 먹을 수 있었는가 이다. 정말 이상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미진의 모습은 매력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이러한 지고지순한 사랑은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999명의 간을 빼먹은 것 조차 기적이라 할만하다. 그간 등장햇던 수많은 구미호 관련 이야기 중 사실 가장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운 상황이라 할 수 있는데 그간 우리가 사랑을 너무 쉽게 여기지않았나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사랑한다고 수없이 이야기를 하지만 시한부라는 말에 뒷걸음을 쳐버리고 모든 것을 다줄것처럼 하다가도 다른 모습에 겁에 질려 도망을 하는 모습은 가벼운 느낌의 드라마 속에서 중요하게 볼만한 부분일 것이다.


미진과 정반대 인물이라고 할 수도 있는 미모는 오히려 현재의 우리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젊은 세대들의 가벼운 사랑을 적극적으로 긍정하는 인물인데 결코 그러한 사랑이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여기게도 만드는 인물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생각을 하는데 있어서 어느 한쪽만이 옳다고 할 수 없고 가벼운 사랑을 하였다고 할 수 있는 미모이지만 더 인간적으로 존재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결코 드라마 제작진이 어느 사랑이 옳다라고 정의 내릴 생각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끝나버리는 것은 덜 낭만적일 수도 있지만 복잡해져가는 현재의 사회는 상당히 동적이고 그때문에 이러한 사랑은 현실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적이라 할 수 있는 미진의 사랑과 현실적이라 할 수 있는 미모의 사랑은 대조적이기에 더 자연스럽게 시청자들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다. 일타 10피의 전적을 자랑하는 미모의 과거사건을 보면서 그 순간의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고도 부정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고 드라마는 상당히 가볍지만 동시에 여운을 남게한다. 구미호가 인간이 되기 위한 조건도 점점 그 상징성을 드라마에서 보일 듯한데 판타지적인 이러한 요소는 그만의 이유를 가지고 드라마에 존재하는 것이고 드라마가 주고자하는 무언가를 형성해줄 것이라고 본다.


어쨌든 드라마는 상당히 재밌다고 할 수 있다. 남심을 사로잡는 여주인공들의 미모도 미모지만 각 상황은 남녀모두가 두근거림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은 강한 내용도 나올 수도 있지만 사랑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가 드라마에서 형성될 것 같고 그간 시청자들이 목말랐던 정통 로맨틱 코메디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근래 들어서 장르는 로맨틱 코메디이지만 그안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다보니 드라마만으로 두근거림을 주던 것은 상당히 줄었다고 본다. 하지만 천번째 남자는 순수하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을 보일 모습이기에 그 유쾌함과 설레임은 시청자들에게 크게 어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진의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비극적일 수밖에 없는데 그 비극적인 결말을 어떻게 유쾌하게 이끌어나가고 비극이 비극이 안되게 만들지는 아무래도 기대를 해보고 싶다. 가볍게 즐기는 느낌의 드라마이지만 동시에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하는 천번째 남자는 많은 마니아들을 형성할 조짐이고 비록 대박은 노리지 못해도 명품 로맨틱 코메디가 되어줄 느낌이기에 다음주도 기대를 해보고 싶다. 강예원, 효민, 전미선 이 세 미모의 구미호 모녀의 이야기는 그럼 다음주를 기약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