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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각시탈

각시탈, 모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 이해석의 안타까운 자결




각시탈이라는 드라마는 정말 놀라운 드라마라고 하고 싶다. 젊은 주연들의 뛰어난 연기력과 원작을 토대로 둔 탄탄한 스토리, 거기다 제작진의 뛰어난 연출력까지 경쟁 드라마를 압도하는 수준을 넘어서 역대급 드라마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영웅물이면서도 역사물인 현재의 포지션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어제 방송같은 경우는 그간 착실하게 쌓아두었던 복선을 확실히 활용하여 드라마의 주변인물을 너무나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또 한번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 우선적으로 역사물적인 부분을 보면 창씨 개명이라는 일제의 만행을 다루고 동시에 무장 독립전쟁을 준비하는 독립군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각시탈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 역사적 인식을 다시한번 보여줌으로 과연 각시탈답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그리고 영웅물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주원이 연기하는 이강토와 박기웅이 연기하는 기물라 슌지는 그야말로 회가 거듭될 수록 발전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만족시켜주었다. 각시탈이라는 영웅의 존재감이 좀 줄어드는 것 같다는 비난이 형성되려는 시점에 다시금 영웅 각시탈이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주원과 박기웅의 뛰어난 연기력은 드라마 전반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만들어주었다. 슌지에게 잡힌 득수를 이용한 심리전은 이강토와 득수의 관계까지 활용하며 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어제만큼은 박기웅이나 주원보다도 더 존재감을 보이는 인물이 있었는데 바로 최대훈이 연기한 이해석이었다.


이해석이라는 인물은 그간 드라마에서 상당히 복잡한 모습을 시청자에게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친일파의 최고 거두라고 할 수 있는 이시용 백작의 아들이라는 태생적인 부분은 그가 계속 내적인 갈등을 하도록 만드는 부분이었다. 이전에 고이소가 죽여주는 시대라고 말했을때 이해석은 죽어가는 시대라 했었고 이때 조선인이라는 자신의 민족적인 부분과 친일을 통해 부를 누리고 있는 계급적인 부분의 충돌에 심하게 갈등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이 분명하게 자신만의 확신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선택하는데 이해석은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자신의 아버지처럼 철저하게 친일을 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주변의 조선청년들처럼 독립운동을 하지도 않았다. 그저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클럽 엔젤에 죽쳐서 술이나 마시는 것뿐이었다. 이러한 이해석의 모습은 분명 시청자들에게 답답함을 주면서도 마냥 비난을 하기가 힘들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이해석과 같이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그저 살아가기때문에 비록 주변의 영웅적 인물들에 비교했을대 너무나도 나약해보였지만 비난을 하기는 힘들어왔다. 어떠한 목적을 가질 수도 없는 그의 모습은 어떤 것하나 포기하기 힘들고 결단을 내리기 힘들어하는 우리들의 모습이라 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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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수없이 이해석은 갈등을 하지만 어떤한 결정도 내리질 못했다. 클럽의 마담이 독립군을 만날때에도 기무라 슌지로부터 폭언을 들을때조차도 이해석은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도 못한다. 있는 듯 없는 듯 그저 살아가는 존재일뿐이었기에 클럽 마담도 독립군에게 걱정할 인물이 아니라고 무시하게 되고 이때조차도 어떠한 말을 하지 못하였다. 틀린 말이 아니었기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의 부조리가 점점 극으로 치달아가면서 무능력한 룸펜이라 할 수 있던 이해석도 변화를 하게 된다. 왜 그간 클럽 마담이 자신에게 접근했는지를 모두 알면서도 그저 사랑한다는 말에 속아주었던 그도 엄연히 생각이 있는 조선의 청년이었다. 비록 자신의 아버지는 일본에 비행기를 헌납하고 그 비행기를 이해석으로 지음으로 자신을 중추원 참의에 올려놓지만 자신은 엄연히 조선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부러 취한척을 하여서 이시용과 그의 부인이 키쇼카이의 군자금을 언제 전달할지를 듣고 이를 알려주는 이해석의 모습은 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너무나도 중요한 역할을 해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오직 이해석만이 할 수 있던 역할을 해줌으로 양백과동진 그리고 각시탈이 계획했던 교란작전이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고작 이런 모습가지고 이해석의 존재감이 폭발했다고 한다면 웃긴 말일 것이다. 의외라고는 할 수 있었지만 어느정도 이해석이라는 카드를 드라마에서 독립운동과 연계시킬 것을 예상한 상황에서 이것은 가장 자연스러운 부분이었기에 충격정도는 아니었다. 이강토가 종로경찰서에 있는 것이 더이상 정보라는 측면에서 그렇게 유용하지가 않은 상황에서 일본측을 교란시키기 위해서는 키쇼카이 내부의 정보를 얻을 다른 루트가 필요했고 이것을 이해석이 할 것이라는 것은 스초리가 진행되면서 충분히 예상되던 부분이다. 하지만 놀라웠던 것은 독립군이 무장독립투쟁을 할 군자금을 키쇼카이로부터 강탈할 수 있도록 한 이후 이해석의 선택이었다. 아버지덕에 키쇼카이 회원이 되는 이해석은 아버지 입장에서는 경사스러운 날에 자결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왜 자신이 자결을 선택하게 되는지를 편지로 아버지에게 전하고 그것이 나레이션처럼 나올때 시청자들은 가슴이 먹먹해옴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나 부끄러웠지만 아버지를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그간 이해석이라는 인물이 가졌던 내적 갈등을 아주 잘 표현하는 말이라 할 수 있었다. 의식있는 조선 청년으로 독립을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옳지만 그 대상이 되는 것이 자신이 아버지이기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던 이해석의 고뇌는 슬프고 너무나도 강렬했다. 권총을 장전하는 소리와 그리고 죽음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는 모습은 그간 고문에 맞서싸우는 독립투사들과는 또다른 의미의 당시 우리 선조들의 투쟁의 단면이라 할 수 있었다. 차마 맞서싸우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도망아닌 도망을 선택하게 되는 이해석이라는 인물은 모든 인간이 영웅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그 자그마한 영웅적 행동과 함께 오는 슬픈 최후에 시청자들이 울수밖에 없었다. 이해석의 마지막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연기해준 최대훈의 연기력은 정말 마지막에 폭발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이해석의 죽음을 뻬고도 사실 드라마는 상당히 박진감이 넘치고 재미가 있었다. 이강토와 기무라 슌지의 서로 속고 속이는 두뇌싸움과 그 안에서 보여지는 기무라 슌지의 광기등은 시청자로 하여금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좀 더 패를 마니 가지고 있던 기무라 슌지가 유리할 것만 같았는데 이강토는 슌지의 심리를 역이용하여 완벽하게 뒤통수를 쳤다. 이강토가 기무라 켄지를 죽인 각시탈인 것을 슌지는 알고 있는 상황이고 이때문에 이강토가 득수가 자신의 형과 어머니를 죽였다고 행동을 하는 것을 쇼로만 치부하였다. 이 시점에서 이강토는 득수와 접촉을 위해서 이러한 말을 한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오히려 슌지가 이러한 접촉을 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작전은 가능하였다. 각시탈과 동진결사대가 연관이 되어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고 이를 통해 득수의 말을 슌지가 신뢰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이를 통해서 교란작전은 완벽하게 성공할 수 있었다. 자신만만하던 슌지가 과연 다음주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는 절로 기대가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슌지가 이강토를 속이기 위해서 겉으로 아닌 척을 하지만 그 상황은 점점 더 광기에 휩사이게 하고 계순을 고문 하는 장면 같은 경우는 섬득하다 말로는 부족할 지경이었다. 정말 박기웅은 기무라 슌지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만들어줌으로 시청자들이 볼때마다 무서움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만 같아서 매회 감탄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리고 어제는 마지막에 다시금 이강토와 긴페이가 격돌을 하면서 또한번 명품액션에 대한 기대감과 통쾌한 복수극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역사의식도 분명 시대극이기에 중요하지만 동시에 각시탈이 제목인 만큼 영웅의 통쾌한 모습 또한 드라마에 있어서 중요한데 제작진은 이부분을 잘 조절해주고 잇는 듯하다. 일단 다음주가 상당히 기대가 되는 상황인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이해석의 안타까운 죽음은 가슴 한켠에 뭔가 무거운 짐을 놓은 것만 같다. 머리로 아는 것과 행동으로 하는 것이 다르고 그 행동을 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큰 용기와 주변과의 갈등이 이여내야만 하는지를 보여준 이해석이라는 인물은 극단적인 선택으로나마 자신이 그토록 하고자한 양심에 따른 행동을 한 것만 같다. 드라마가 후반부로 가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러한 죽음이 전부 무언가 시청자에게 제작진이 전하고자하는 메세지를 담은 것만 같다. 드라마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것만 같은데 이해석의 마지막은 그간 그가 보여준 룸펜의 모습을 날린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하게 된다. 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던 이해석의 숭고한 죽음은 당시 선조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을 잘 표현해주었다고 생각하는데 부디 이러한 명장면과 명연기들에 힘입어서 드라마가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끝가지 제작진이 잘 신경써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