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영 프로그램/천번째 남자

천번째 남자, 두근거렸던 이천희와 강예원의 미묘한 감정변화





분명 장르는 로맨틱 시트콤이지만 천번째 남자는 담아내는 내용이 많은 드라마인 듯하다. 유쾌한 상황구성과 코믹한 상황이 좀 많이 들어있기에 로맨틱 코메디가 아닌 로맨틱 시트콤이라 한 것 같은데 역대 한국 로맨틱 코메디 드라마 중 이렇게 완성도 높으면서도 장르에 충실한 느낌을 주는 경우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지난주 첫방송에서부터 꽤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남은 부분을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어제 방송된 2회같은 경우도 기대감을 완벽하게 충족시켜주면서 명품 로맨틱 코메디의 등장을 보여주는 듯하였다. 구미호라는 소재를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장르기 판타지라 할 수 있지만 사실 구미호라는 소재는 단순히 판타지적인 부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하는 사랑이라는 것을 좀 더 객관적으로 외부에서 보는 느낌을 주기 위한 장치인 거 같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그러한 사랑과 관계된 여러 이야기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드라마에 담아내면서 시청자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사랑이라는 부분을 생각해보게 하는데 약간의 현실고발 같은 이러한 느낌이 더 드라마를 로맨틱한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독특한 상황이다. 강예원이 연기하는 구미진을 중심으로 현대의 사랑의 문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 등장하거나 이야기를 하여 점점 이상적이라 할 수 있는 그 사랑을 향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기에 주인공의 러브라인은 점점 로맨틱해져가고 있다. 특히 어제 방송같은 경우는 이천희가 연기하는 김응석이 점점 자신이 구미진에게 가지는 감정을 알아채면서 드라마가 재미를 더해갔다.



첫방송에서 드라마가 쉽게 쉽게 사랑을 하는 현재의 모습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았다면 어제 방송 같은 경우는 깨지기 쉬운 사랑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사랑을 하기 위해서 아니 정확히는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였고 그 내용은 지난 방송과 마찬가지로 공감을 샀다. 깨지기 쉬운 사랑이라는 것은 결국 깨지기 쉬운 사랑을 하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지키겠다는 마음일 것이다. 애인에게 차여서 자살를 하려는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나른 안타깝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었는데 문제는 그가 결코 자신의 애인을 붙잡기 위해서 어떠한 것도 하지않았다는 것이다. 말로는 죽겠다 죽을거 같다 하지만 실제로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그 어떤 행동도 하지 않은 사람은 당연히 깨지기 쉬운 사랑만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다. 그저 다 외부의 탓으로만 돌리다가 결국 모든 문제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변화하여 이전의 사랑을 되찾은 남자는 비록 구미진의 천번째 남자가 되지는 못했지만 시청자에게는 사랑을 할때 어떤 태도가 필요한가를 생각해보게 하는데에는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 큰 테두리 속에서 시트콤답게 진행되는 에피소드들은 이렇게 시청자가 연애나 사랑에 대해서 무언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추천부탁드려요 ㅎㅎ


옴니버스 식으로 여러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그래도 그안에서 가장 큰 줄기라 할 수 잇는 부분은 계속 연결되어 진행되었는데 어제 같은 경우 아마 진짜 구미진의 천번째 남자가 될 것이라 생각되는 김응석이 오묘한 감정을 느끼면서 둘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임을 보여주었다. 구미진이 구미선의 협박에 못이겨서 자살하려던 남자를 이용해서 인간이 되려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부분을 모르는 김응석은 시한부 인생이라는 사람이 남자만 만나려 한다고 화를 낸다. 근데 이부분에서 상당히 재밌는 것은 김응석이 내는 화는 질투라는 감정이 상당히 섞여있는 듯하였는데 그야말로 이유없이 화내는 모습은 누가봐도 질투라는 감정이라 할만했다. 자신의 감정을 확실히 모르기때문에 그냥 덮어두고 화내는 형태가 되었는데 그런 모습은 귀엽다 할만했다. 이러한 김응석을 연기하는 이천희는 이러한 포인트를 완벽하게 살려주었는데 기본적으로 이천희의 마스크가 좀 순수하게 생겼기에 효과는 더욱 좋았다. 이천희의 질투연기를 보면서 많은 여성시청자들이 가슴을 두근거리지않았을가 생각하는데 사랑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장면은 유치한 김응석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사랑에 서툰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된다. 연애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남자가 조금씩 감정을 보이는 과정은 로맨틱 코메디에서 무척이나 좋은 소재라 할 수 있었다. 물론 일반적으로 무딘쪽으로 나오는 것이 여자인데 이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은 이미 999명의 남자에게 사랑을 받응 연애의 고수이기에 그렇게 시작하기는 힘들었고 그래서 남자가 이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모르지만 김응석은 레스토랑에서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서 구미진을 만나게 되는데 서로 사랑의 대상이라 생각하지않는 둘이 가만히 공원벤치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친구라는 느낌을 주면서도 동시에 각자의 표정을 통해서 그이상이라 생각하고 있지않나를 여기게 만들었다.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라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둘을 점점 가까워지는 느낌을 시청자에게 주었고 이러한 사랑의 시작이 주는 설레임은 이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바로 그것이라 할 수 있었다. 약간 감질맛이 나는 상황의 전개는 드라마를 더욱 재밌게 해준 것이다. 아무리 강예원이 연기하는 구미진이 999명의 간을 먹은 연애의 고수이지만 그 연애의 방식은 현재가 아닌 과거, 지금과는 다른 시기의 일이고 사실상 구미진도 김응석과 마찬가지로 연애에 있어서 초보인것만 같았다. 동생인 구미모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고 또한 자신의 가지는 김응석에 대한 생각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듯한 구미진은 허당끼가 넘쳤고 상당히 매력적인 여주인공 캐릭터가 완성을 할 수 있었다. 강예원은 정말 구미진의 독특한 매력을 잘 이끌어주었는데 동물과 사람의 차이를 김응석에게 말해주는 장면에서 강예원의 모습은 예쁘기보다는 사랑스러웠다.


그런데 드라마 중간에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부분이 나오는데 흐릿흐릿해진 시점과 함께 나온 약통은 김응석이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알게 해주었다. 드라마 홈페이지에 보면 김응석은 시한부 인생이라고 나오는데 이 약통은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응석은 자신이 시한부이기때문에 100일 시한부인 구미진에게 약간의 동질감을 느끼면서 마음을 열었을 것이다. 구미진같은 경우 과거에 자신이 사랑했던 한 남자를 닮은 모습에 마음을 조금씩 주는 상황인데 시한부 운명의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을 예상하기 쉽게 되었다. 첫방송에서 구미진은 왜 남자가 없는지를 시청자들이 알 수 있었지만 왜 김응석같이 멀쩡한 남자가 여자를 안만나는지를 알 수 없었는데 시한부라는 부분은 이부분을 설명해주면서 묘하게 공통점을 가지고 서로에게 왜 둘이 끌렸는지를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김응석의 병이라는 것은 둘의 관계에 있어서도 무척이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는데 김응석이 그만 구미진의 앞에서 통증을 호소하였고 결국 정신을 잃기까지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구미진이 김응석을 위해서 무언가를 하게 하는데 이것이 김응석의 꿈인지 아니면 실재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김응석의 어렴풋한 기억은 그가 구미진에게 가지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스스로 확신을 하도록 만들었다. 최소한 양쪽 중 한쪽은 자신이 상대에게 가지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인데 본격적인 이야기가 이제 서서히 시작될 것임을 알게 해주는 것이기도 하였다.


강예원과 이천희의 허당끼 가득한 연애는 나름 유쾌한 사랑을 그려줄 것이다.하지만 그 결말이 어찌되었든 완벽한 해피엔딩이 될 수 없는데 그 비극적인 결과를 시청자가 납득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짜임새가 있어야 할 것이다. 드라마를 기승전결로 나누었을때 이제 도입부인 기가 끝난 것이고 다음주부터 승 부분이 시작되는 것인데 3회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이천희와 강예원이 만드는 러브라인을 시청자들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둘이 진정한 사랑을 하고 그 사랑에 모두가 이해를 해야만 로맨틱코메디임에도 비극인 것을 시청자들이 납득할 것이다. 로맨틱 코메디의 정석이라고 불러도 좋을정도로 드라마의 완성도는 뛰어나기때문에 이러한 걱정은 굳이 할필요가 없을 것이다. 제작진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배우들도 뛰어난 연기로 명품 로맨틱 코메디가 만들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미선과 박정학 이 두 중견배우의 파견변신은 드라마의 또다른 재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매회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는 드라마인데 과연 다음주는 사랑의 어떤부분을 이야기할지 기대가 된다. 부디 다음주도 재밌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해주길 빌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겟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