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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전우치

전우치, 말이 필요없던 성동일의 미친 존재감




뚜껑을 열고 보니까 확실히 호불호가 나뉘고 있는 드라마 전우치는 비록 유치하다는 이야기가 나올지라도 유쾌하고 재밌다. 차태현이라는 배우가 이끌어가는 이야기는 전우치에 어마어마한 스케일에 액션을 기대하게는 못하지만 그래도 유쾌한 코믹활극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액션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을 주었다고 할 수 있지만 코믹활극을 기대했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래도 꽤 만족감을 주었다고 본다. 실망감이 있어서인지 시청률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현재 드라마는 인물 소개 조차 제대로 안한 그야말로 맛배기일 뿐이고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면 흥미로운 내용으로 시청자를 좀 더 사로잡지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단순히 전우치와 마강림의 대립구도가 아닌 좀 더 큰 그림이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고 이 큰 그림 속 음모라는 것이 드라마가 한없이 가벼워지는 것을 억제해준다고 할 수 있고 또한 전우치가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줄 토대를 만들어준다고 본다. 이러한 거대한 음모 속에서 어제 무척이나 돋보이는 존재가 있었다. 음모 속에서 정상적이라면 가장 돋보여야했던 존재는 악의 배후 마숙을 연기하는 김갑수나 실행하는 마강림을 연기하는 이희준이 되어야하는데 의외의 인물이었다. 김갑수의 카리스마는 거대했고 이희준의 악역연기도 멋있었다. 하지만 재수없게 이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이는 사복시 노비 동구를 연기하는 성동일의 존재감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사실 성동일의 연기는 원체 뛰어나기때문에 첫방송에서 잠깐 등장할때부터 기대를 하였다. 하지만 첫방송에서 성동일은 카메오인지 배역이 있는 건지 애매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동구라는 인물이 사건 전개에 중요한 인물이 되면서 성동일은 확실하게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성동일의 가장 최근 작품인 응답하라 1997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비슷한 장르라고 할 수 있는 추노에서와도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 성동일인데 성동일의 열연은 난감한 CG와 정신없는 전개로 문제점을 보이던 드라마에 한방에 안정감을 주었다. 그 누가 성동일이 이렇게 비굴하고 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을 했을가? 사실 첫등장에서도 도박장에서 등장을 하고 나름 강한 이미지가 존재하였는데 성동일이 연기하는 동구는 드라마 속에서 가장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이 반전이라 할 수 있는 모습을 성동일은 정말 완벽하리만큼 살려주었다.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덕분에 코믹하면서 동시에 진지한 성동일의 연기는 전우치라는 드라마가 지향하는 속성을 그대로 담고 있었다. 코믹하면서도 동시에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드라마와 성동일의 모습은 똑같다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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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성동일 하면 떠오르는 카리스마는 없었다. 대신 비굴함의 끝이 보였는데 그럼에도 성동일의 연기가 인상적인 것은 그 사실성일 것이다. 노름빚때문에 양반집 담을 넘을려고 하는 순간의 모습은 드라마의 디테일을 살리는 연기였다고 할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의 심정을 완벽하게 살렸다고 할 것이다. 얼마 높지도 않은 담에 올라가는 것 조차 주저하고 단에 올라가서도 내려가려고 할때 또 주저하는 모습은 그간 우리가 흔히 보던 사극 속 월장인들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무서운 외모를 가진 동구가 그런다는 것도 상당히 안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였다. 하지만 동구라는 인물이 본성부터 악인이 아닌 상황에서 이러한 주저는 당연한 것이고 상황에 시청자들이 몰입을 할 수가 있었다. 그야말로 재수에 옴붙었다고 할 수 있는 동구를 시청자들이 동정할 수 있는 토대라고 할 수 있는데 비록 외모는 악인 중의 악인이라 할 수도 있지만 보여주는 감정같은 것이 그저 불쌍하고 힘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살려주었다. 물론 성동일이 뭔가 소심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웃음을 주기도 했지만 디테일한 연기가 웃음과 함께 감정이 이입되도록 만들어 주었다.


거기다 성동일의 연기가 또 한번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삶에 대한 집착 부분이었다. 마전자 향에 의해서 환각을 보고 도망을 치다 오히려 이때문에 제대로 누명을 쓴 동구인데 포도청에 끌려간 이후 보여주는 모습들은 성동일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도박장이 탄로나는 것을 막기 위해 찾아온 전우치에게 보여주는 동구의 절박한 모습은 너무나도 사실적이고 비굴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억울하게 죽을 위기라면 이러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지기는 하지만 이러한 디테일은 성동일이 아니면 절대 못살릴 거같았다. 여기에 일을 마무리하고자 찾아온 마강림에게 또 한번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성동일은 비굴함을 끝을 보여주었고 그 사실적인 눈빛와 거기에 완벽한 사투리 억양까지 더해서 최고의 명연기를 보여주었다. 비참할바에 죽는다는 식의 주인공들과 달리 동구라는 인물은 아주 평범한 사람이고 그렇기때문에 삶에 대한 애착은 그 어떤 것보다 크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살기 위해 보이는 모습들은 당연한 것인데 그간 드라마들이 이러한 부분을 잘 안보여주었기에 성동일의 사실적인 연기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전자 향때문에 혼이 나가서 중얼거리는 모습까지 성동일의 디테일한 연기는 CG의 조잡함을 상쇄시키는 뛰어난 사실감을 주었고 성동일의 존재감은 역시 대단했다라는 찬사를 하게 만들었다.


뭐 드라마는 이제야 시작이다. 여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유이는 대사라고는 얼마 해보지도 않았다. 사실 아직은 그야말로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다양한 관계에 인물들이 나타나고 그들과 복잡하게 얽히는 과정을 드라마 초반부는 보여줄 것이고 그것이 아마 다음주 방송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느낌을 전우치는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것은 차태현과 성동일 그리고 백진희까지 그야말로 전우치 측 인물들이 살려나갈 듯하다. 현재 차태현이나 성동일의 연기는 그야말로 명불허전이라 할 수 있고 백진희 또한 안정적인 연기로 기대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경쟁작들의 추격이 거세기는 하지만 전우치는 그야말로 시작도 제대로 안한 상태인 만큼 쉽게 시청률 1위자리를 뺏기지는 않을 것이다. 비록 CG는 최악이라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의 부분들이 매우 괜찮다고 느껴지는 만큼 제작진이 이제 무엇이 자신들의 강점이고 무엇이 문제인지만을 확실하게 파악한다면 전우치는 독특한 분위기를 살려서 인기를 이어갈 것이다. 부디 제작진이 그러길 바라고 배우들이 계속 좋은 연기를 보여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