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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메이퀸

메이퀸, 이제는 독이 되어버린 양미경의 오열 연기




스토리가 산으로 가면서 메이퀸은 큰폭으로 시청률이 하락하였다. 비록 워낙 동시간대 다른 드라마들과 시청률 격차를 벌려놓은 상태였기에 시청률 1위를 유지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꾸준히 상승을 하며 결말을 향해 가던 드라마가 이러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분명 큰 의미가 있다. 어처구니없을 정도의 막장전개에 시청자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렇게 막장으로 전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는데 다음주면 종영을 하는 상황에서 이제 드라마는 어쩔 수 없이 더 자극적이고 어이없는 결말을 내놓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아마 몇명이 죽고 그리고 또 용서를 하는 전형적인 막장식 결말이 준비되어있는거 같은데 정말 한숨이 깊게 나올 뿐이다. 그리고 스토리가 이렇게 산으로 가면서 또 하나 문제가 생긴 것이 스토리의 수준이랑 연기자의 수준에 괴리가 생겨버린 것이다. 스토리는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나올 뿐인데 배우들의 연기는 여전히 훌륭해서 큰 괴리감을 느끼게 하는데 동시에 이렇게 뛰어난 연기가 점점 드라마에는 독이 되어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양미경의 오열연기였다. 한지혜가 연기하는 천해주가 가지고 있는 출생의 비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때 보이는 인물들의 반응은 분명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뛰어난 감정연기는 시청자로 하여금 장면에는 몰입을 하게 만들었지만 상황에 의해서 결코 공감을 할 수는 없게 만들었고 드라마에서 이제 눈물이 보이면 짜증이 되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분명 인물들도 충격을 받는 것이 맞기는 한 상황이었다. 천해주도 그렇고 이금희도 그렇고 윤정우도 그런 것이 정상이었다. 천해주의 친부가 사실은 장도현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라 할 수 있었고 이러한 멘붕은 납득은 갔다. 천해주가 애써 부정을 하고 절규를 하는 것은 불상한 운명에 처한 그녀의 모습을 정말 잘살려주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길러준 정말 부모의 정을 느끼게 해준 아버지를 죽인 것이 사실상 자신의 친부라는 것은 상당히 충격일 수밖에 없었고 그 이후 보이는 행동들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오직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이나 본래의 자신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모습은 이런 부분에서 그러려니 할 수 있었다. 윤정우 또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었다. 자신이 조카라고 여긴 아이가 사실은 자신의 형을 죽인 원수의 딸이라는 사실은 정말 충격이라 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가 보여주는 감정의 변화는 정말 이 막장같은 드라마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따뜻하였다. 천해주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상황에서 그녀를 밀어내고자했던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모습은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래도 다시한번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전에 천홍철이 보여준 사랑처럼 가족이라는 것은 꼭 피로 연결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정말 메이퀸의 얼마 없는 감동을 주는 모습이었고 이훈의 보여주는 절정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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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이금희라는 인물로 온다면 정말 당황스러워진다. 메이퀸이라는 드라마에서 이금희라는 인물은 토요일 방송을 통해서 정말 이해가 불가능해져버린 상황이었다. 비록 과거의 연인관계였지만 자신을 강간한 사람과 결혼을 하는 이해가 불가능한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 되면서 인물에 대한 시청자의 공감은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황이었다. 나름 그녀 또한 장도현이 벌인 악행의 피해자라는 형식으로 그간 쭉 잘 이끌어오다가 한방에 인물이 이상해져버린 것인데 그런 점에서 어제 보여진 이금희의 눈물들은 다시한번 생각해야할 것이었다. 이금희를 연기하는 양미경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연기는 정말 몰입도가 강하다고 할 수 있는데 출생의 비밀을 접한 이금희의 충격을 그녀는 정말 이보다 더 잘 살릴 수 없다 수준으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문제는 양미경의 연기가 무척이나 몰입이 되기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이금희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더 이해가 불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모든 것이 사실상 이금희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인데 그저 몰랐다는 식으로 모든 것을 용서받고자하는 것인지 정말 공감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흐르는 눈물이 모두다 변명을 위한 것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양미경의 오열연기는 강할 수록 시청자들이 이금희라는 인물에 거리감을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분명 이전에는 양미경의 이러한 오열연기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고 같이 눈물을 흘리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미 시청자들은 더이상 이금희라는 인물에 그 어떤 공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양미경의 연기로 어떻게든 불쌍하게 만들고 그녀를 피해자 중 하나로 여기게 만들고 싶은 것이 제작진의 생각이었겠지만 양미경의 연기가 뛰어나면 뛰어날 수록 시청자와 이금희의 거리감은 더욱 커질 뿐이었다. 이해가 잘안되던 이금희라는 인물이 드라마 중반 양미경이 보여준 애절한 오열연기를 통해서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었고 이 시점에서 드라마는 무척이나 긴장감으로 가득했었다. 하지만 이미 드라마의 핀트가 나가버린 상황에서 다시 이금희라는 인물이 공감을 얻기 위해 똑같은 상황을 형성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더이상 이금희라는 인물은 드라마에 있어서 그 어떤 긍정적인 부분을 기대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인데 아마 제작진은 억지로 슬픔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장도현의 마수에서 천해주를 지키기 위해서 이금희가 희생되는 아주 뻔한 스토리를 다음주에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런데 이금희의 죽음에 과연 얼마나 많은 시청자들이 슬퍼할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자업자득이라고 속이 시원하다고 여길 사람도 있을 지경이다. 현재 이금희가 눈물을 보이면 이제 짜증이 나는 상황인데 이는 결코 그녀가 피해자가 아니기때문인 것이다. 


사실 이제 이 메이퀸이라는 드라마에 멀쩡한 결말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막장으로 이야기가 형성되면서 결말도 막장의 뻔한 복수 그리고 용서로 방향이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미 결말이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데 그저 관심은 얼마나 이상한 결말을 보여주어서 최악의 엔딩을 보여줄지 정도이다. 차라리 더 막장으로 가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이제보니까 박창희는 박기출의 아들이 아닌 윤학수의 아들이고 장인화는 윤정우의 아들이고 막 이런식으로 가도 더 나빠질 것은 하나도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미 드라마는 망가져버렸다. 제작진이 남자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김재원이 연기하는 강산이라는 인물을 소홀히 한 부분부터 이미 드라마가 망가질 조짐이 있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이미 일단락되어버린 출생의 비밀을 다시 꺼내사 그것을 가장 자극적인 방법으로 부각시킨 현재의 메이퀸 제작진은 최악의 제작진이라고 하고 싶다.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아직도 훌륭한데 이러한 연기들이 그저 불상할 뿐이고 또한 그 연기들이 훌륭하면 훌륭할 수록 드라마는 더 이상해지는 웃긴 상황에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얼른 다음주가 되어서 빨리 드라마가 끝나주길 바랄 뿐인데 제작진이 조금이라도 제정신이라면 최소한 마지막에 시청자들에게 사과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뭐 그런일을 없을테지만. 후속드라마인 삼대째 국수집은 이런 막장이 안되길 빌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