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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아이리스2

아이리스2, 감탄이 절로 나왔던 유민의 의도된 어색한 한국말 연기




갈길은 먼데 아이리스2의 행보는 정말 실망스러울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도 식상한 출생의 비밀과 기억상실을 전면에 걸어놓은 아이리스2의 모습에서 전작의 영광을 찾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이 되어버린 것 같다. 숨가쁘게 진행이 되는 드라마에서 너무나도 뻔하고 식상한 소재가 나타나자 정말 긴장감이 뚝뚝 떨어지고 말았는데 과연 제작진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가고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사실 출생의 비밀이나 기억상실이나 충분히 다룰 수 있는 부분인데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고 출생의 비밀같은 경우는 굳이 들어가야했나 싶을 정도로 당위성이 없다는 느낌이 강하였다. 기억상실은 그래도 장혁이 연기하는 정유건이라는 인물이 NSS에서 아이리스로 들어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하지만 출생의 비밀같은 경우는 김영철이 연기하는 백산과 정유건을 어떻게든 연결시키려는 작업이 아니었나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소재만 첩보물이지 전체적인 구조는 통속극과 너무나도 유사한 상황이 실망감이 들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제 방송에서 정말 놀라웟던 부분이 있었다. 전체적으로 한숨만 깊게 나오는 상황에서 방송 말미에 첫등장을 한 유민의 연기력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고 방송내내 사라졌던 리얼리티를 단숨에 살려내는 모습이었다. 유민은 분명 분량자체는 많지않았지만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단번에 시청자를 사로잡았다고 본다.



유민이 연기하는 리에라는 인물은 아직 모든 것이 드러나지는 않은 의문투성이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유건이 일본에 있는 것은 아이리스의 명에 따라서 암살을 위해 간 것인데 그의 곁에 왜 리에가 있는지는 알수 없는 부분이었다. 뭐 일본의 전 정보기관 요원이었다는 정도로만 나오는 상황인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뭔가 큰 키를 쥐고 있는 인물로 부각되지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어쨌든 리에라는 인물의 첫등장은 정유건이라는 이름을 잃고 켄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유건이 꼬마아이와 낚시를 갔다 돌아온 집에서였다. 꼬마아이의 누나로 리에는 첫등장을 하였는데 여기서의 대화는 당연히 일본어로 이루어졌고 역시 일본인 답게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말들을 보여주었다. 이장면만 놓고 본다면 정말 유민을 캐스팅한 이유가 그저 일본인이기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뛰어난 외모와 자연스러운 일본어 그이상의 무언가를 보기 힘든 장면이었고 대다수의 시청자가 일본어 대사에서 연기력을 느끼는 것이 힘들기때문에 연기력이라는 것도 크게 필요하지않을 것만 같았다. 대화를 듣기보다는 자막을 보는 경우가 더 많은 상황이기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대로 가면 유민은 그저 아이리스에서 예쁘기는 하네라는 평가를 받을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생각을 하던 순간 반전이 일어났다. 가족들과 있을때가 아닌 정유건과 리에만이 있을때 보여준 유민의 연기는 단순하게 넘어갈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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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건과 둘만 이야기를 할때가 되자 리에는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을 하였는데 이부분은 리에가 정유건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않을가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고 대문에 일본어로 드라마가 진행되다가 한국어로 대화가 바뀌어도 어색함은 없었다. 유민은 리에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는 그 미묘한 감정이라는 것을 살려주었고 언어가 바뀌는 상황이 무척이나 자연스럽게 만들어주었다. 1편에서도 그랬지만 2편도 아마 사각관계가 러브라인에 형성 될 거 같은데 정유건을 사이에 두고 지수연과 리에가 대립을 할 듯하고 이때 어쩌면 리에 쪽이 더 좋은 반응이 나오지않을가도 생각이 들정도였다. 지수연과 정유건의 러브라인같은 경우는 뭔가 감정이 사라져있는 것만 같았는데 리에와 켄의 사이에는 미묘한 감정이 살아있고 때문에 시청자들이 설레임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애초에 러브라인같은 경우는 아주 사소한 거 하나하나가 중요한데 유민은 눈빛이나 여러가지에서 이 작은 부분들을 살려냈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바로 한국말 그자체였다. 약간은 서툰것만 같은 리에의 한국말은 미묘한 감정을 전달하기에 적합하였고 더 나아가서 드라마의 리얼리티도 살렸다. 아무리 전 일본의 정보요원이라지만 한국말을 너무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을 것인데 약간은 어색한 듯한 말투는 자연스럽게 리에라는 인물이 일본인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확실하게 생각할 수 있게 하였다.


그런데 이 어색한 한국말 연기는 정말 소름이 끼치는 명연기였다고 할 수 있다. 유민은 한국에서 연기자로 활동하지 벌써 10년이 넘어가는 상황이고 여로 방송에서 보였듯이 아주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한다. 그냥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 전혀 구분할 수 없는 것이 유민인데 유민은 연기로 어색한 한국말을 보인 것이다. 유민은 충분히 아주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할 수도 있었지만 어색한 한국말을 하는 영리한 선택을 하였고 이 절정의 연기력이 담긴 선택은 드라마의 감정선과 리얼리티 모두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만약 리에라는 인물이 아주 유창한 한국말을 그장면에서 보였다면 어땠을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굳이 일본이라는 장소를 선택한 의미도 없어지고 리에와 켄의 미묘한 감정도 덜 살아날 것이며 드라마가 너무 판타지에 가까워졌을 것이다. 애초에 정유건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심장이 정지되는 상황까지 간 상황에서 살아난 것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여 현실성이 떨어져가는 상황이었는데 그것에 비하면 분명 작은 부분이지만 사실적인 전 정보요원의 모습은 무너져가던 드라마의 리얼리티를 살리기도 하였다. 리에라는 인물에 왜 유민이 캐스팅이 되어야만 했는지도 생각을 하게 하는데 사실 리에는 꼭 일본인이 연기할 필요는 없다고도 할 수 잇다. 하지만 유민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리에라는 인물을 아주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었고 오직 유민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통해서 디테일을 한층 끌어올렸다고도 할 수 있다. 앞으로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유민의 연기력은 지속적으로 눈에 띄지않을까 생각하는데 어색한 한국말연기는 그야말로 시작이 아닐까?


아이리스2는 이제부터가 진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기대보다 시청률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아직 초반이라 할 수 있는 만큼 반전의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본다. 아이리스2가 시청률이 낮게 나왔던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이 억지스러운 러브라인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장혁과 이다해가 연기하는 인물 사이에 뭔가 감정선이 잘 살아나지 않으면서 드라마는 이도 저도 아닌 모습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어제 유민은 아이리스라는 드라마에서 러브라인은 어떻게 형성되어야할지를 보여주엇다고 할 수 있다. 러브라인에 꽤 중점을 많이 둔 상황에서 이부분이 살아나야만 드라마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 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장혁과 유민의 조합의 기대이상이었기에 아직은 기대를 하게 된다. 출생의 비밀과 기억상실증이라는 무척이나 뻔한 소재를 활용해서 또한번 실망감을 안겨주는 듯하였지만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력은 분명 점점 살아나고 있고 어제 방송같은 경우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서 좀 더 강한 몰입감을 기대해도 좋지않을가 생각하였다. 정유건의 실종까지를 프롤로그라하고 어제 방송 후반부부터를 시작이라 보는데 과연 아이리스라는 조직을 둘러싼 첩보전이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를 해보겠다. 미스터리가 거의 사라졌던 아이리스2가 다시 미스터리로 가득찬 상황이 되었는데 과연 제작진이 이상황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