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어제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그간 드라마의 한축이라 할 수 있던 100억을 둘러싼 엄씨 남매의 이야기가 전환점을 맞았다. 한동안 이부분은 드라마에서 중요하지만 비중있게 다루어지지 못해왔는데 확실하게 드라마의 중심이 이제는 옛날국수에 온 느낌이고 백년의 유산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모습이었다. 어제는 그간 100억이라는 막대한 유산을 둘러싸고 엄씨남매들이 옛날국수를 물려받기 위한 경연을 벌여왔는데 어제 방송으로 더이상 100억 유산은 존재하지않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러한 부분은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이 돈이라는 물질적 요소가 아닌 다른 부분을 유산으로 받아들여서 가업을 잇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드라마의 구조상 민채원이 국수공장을 물려받아야만 이야기가 진행이 된다고 할 수 있는데 어제 방송을 통해서 이제 민채원이 국수공장을 이어가는 것이 상당히 개연성있고 설득력이 생겼다. 신구가 연기하는 엄팽달이 처음부터 마음에 두었던 인물이 민채원인만큼 비록 삥 돌기는 했지만 제대로 스타트지점에 선 느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어제 방송같은 경우 이러한 부분들을 긍정적이었고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문제는 다른 가족들의 모습은 정말 꼴불견이라 할 수 있었다. 몇차례의 경연을 통해서 내적으로 변화가 있어도 이상할 것이 없던 그들은 100억 유산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철부지처럼 가출을 결행하고 도둑질마저 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엄팽달이 유산이라고 내놓고 자식들을 불러모았던 안성의 100억짜리 밀밭은 사실 종중의 땅이었고 단순히 명의만 엄팽달의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분명 자식들에게 충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100억 유산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경제적으로 곤란한 처지라고 할 수 있던 상황에서 경연에 참가했던 것이기때문에 어느정도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었다. 엄팽달은 그야말로 자식들을 자신의 신념을 위해서 속인 것이었는데 그것이 옳다고 말하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엄팽달이 무슨 생각으로 경연을 시작했고 의도가 무엇인지는 이미 쓰러졌을때 민채원에게 말하면서 드러나기는 했지만 엄기문, 엄기춘, 엄기옥은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른채 자신의 생업을 포기한채 국수공장을 이어받는 것에만 전념했으니까 화가 나는 것이 당연했다. 엄팽달의 부인인 김끝순이 쓰러지는 것도 이상하지않을 정도였는데 아무리 국수공장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분명 엄팽달의 방식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일정 수준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필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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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가 일정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매우 심각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집안에서 아버지에게 어느정도 화를 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는데 가출을 결심하는 것이 과하다고 할 수 있었다. 여러번의 경연을 통해서 엄씨 남매의 내면에 나름 국수나 국수 공장에 대한 애착이 생길 수도 있었는데 그런 것은 전혀 없었고 100억 유산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자마자 바로 떠나버리는 모습은 아무리 콩가루 집안이라고 해도 이해를 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물론 엄기옥 같은 경우는 100억 유산보다 우선되는 것이 강진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었기때문에 100억 유산이 가짜였다는 것은 그저 표면적으로 강진이 노리던 것을 더이상 자신이 가지고 있지않다는 것에서 실망할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엄기문과 엄기춘은 비록 잘 안되는 것들이었지만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고 온가족이 모든 것을 걸었던 상황이기때문에 강하게 반발할 법도 하지만 가출을 결행하고 하는 모습은 결코 좋지는 않았다. 국수에만 모든 것을 쏟던 모습이 얼마전인데 그것이 확바뀌는 모습은 극단적이라 할 수 있었고 너무 쉽게 변해버리는 이들의 마음에 시청자들은 공감을 하기 힘들었다. 왜 아버지가 거짓말을 해서까지 자신들을 불렀는지는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모습은 답답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정말 가관이었던 것은 엄기춘과 그의 아내가 홧김에 공장의 밀가루를 훔치려고 하는 부분이었다. 이미 엄기문가족에게 자신들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술김에 털어놓은 엄기춘과 공강숙이 술에서 깨고 나서 공장에 가서 그동안 일한 것이 억울하다면서 밀가루 몇포대 가져가는 것이 뭐 대수냐고 하는 모습은 정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만 같았다. 옛날국수 엄씨 가족이 원래 콩가루집안이었다가 점차 가족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 드라마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막장스러운 모습은 앞으로의 흐름이나 이전의 흐름과도 너무나도 무관했고 시청자입장에서는 드라마가 너무 민채원의 옛날국수 계승에만 초점을 맞춰서 다른 인물들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백년의 유산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인물들이 모두 설득력을 가지고 있던 것인데 어제 밀가루 도둑질을 하는 엄기춘과 공강숙의 모습은 이들에 대한 매력을 확 사라지게 하였고 앞으로의 전개에서도 무척이나 애매해져버리는 모습이 되고 말았다. 도둑질을 계기로 뭔가 깨우친다거나 하기에는 상황이 결코 좋지않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드라마는 시청률 면에서 승승장구하고 있고 중심부를 이루고 있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을 확실히 사로잡고 잇다고 본다. 도를 넘어서는 방영자의 모습이나 이에 대한 마홍주의 대응 등도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즐겁게 보게 만들어주고 있는데 문제는 바로 백년의 유산이라는 드라마의 정체성일 것이다. 백년의 유산은 비록 통속극이기는 하지만 가족이라는 부분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고 잇는 경우인데 어제 엄씨 남매들이 보이는 모습들은 한숨부터 나올지경이었고 어떻게든 제작진이 이부분을 해결해야만 드라마가 제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볼 수 잇게 만들었다. 배우들의 연기나 전체적인 스토리는 정말 흠잡을 곳이 없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조금만 더 조연에게도 신경을 쓰고 드라마를 짜임새있게 만든다면 백년의 유산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고 성적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 비록 지금도 주말극 최강의 자리이기는 하지만 분명 드라마는 더 많은 인기를 얻을만한 요인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잘 활용하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