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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백년의 유산

백년의 유산, 주인공 뛰어넘는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는 심이영




주말극을 평정한 백년의 유산은 정말 흔하디 흔한 소재를 보여주지만 묘하게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박원숙이 연기하는 방영자와 심이영이 연기하는 마홍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극의 주인공이 분명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과 이정진이 연기하는 이세윤임에도 불구하고 방영자와 마홍주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물론 그덕에 한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기는 했는데 드라마가 50부작이고 어느새 37화까지 방송한 상황에서 드라마가 정리되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굳이 드라마를 기승전결로 나눈다면 분량상으로 이제 슬슬 결말에 들어가야하는데 아직 그러기에는 상황이 제대로 전개조차 안된 측면이 있다. 물론 드라마가 인기가 있는 상황에서 어느정도 연장을 염두에 둘수도 잇지만 방영자와 마홍주의 활약이 이러한 부작용을 가져오는 것은 약간 아쉽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제 방송에서도 방영자와 마홍주가 보여주는 장면들이 드라마에 재미를 크게 살려준 것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드라마가 기존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계속 보여주는 상황에서 가장 독특하다고 할 수 있는 두인물이 제대로 활약을 해주면서 시청자들은 늘어진다는 느낌이나 지루하다는 느낌을 가지지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서 정말 심이영의 연기는 인상적일 수 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마홍주라는 인물은 혼외자식이라는 것이 밝혀진 순간 그야말로 찬밥이 되고 말았다. 방영자는 정말 뻔뻔하게 마홍주가 가치가 없다고 판단을 하자마자 자신이 저지른 과거를 반성하는 척하면서 민채원에게 접근했는데 민채원만 돌아오게 되면 모든 것이 정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방영자의 모습은 정말 기가 찰 뿐이었다. 민채원의 숙모인 도도희를 우연히 백설주의 집에 찾아갔다가 만나자 뇌물을 주면서 매수를 하는 모습은 방영자 답다고 할 수 있었다. 민채원을 다시 데려오는 것이 자신의 아들과 딸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굳게 믿고 당연히 민채원이 돌아올 것이라 생각하는 모습은 가관이었는데 민채원이 사라지면 이세윤이 김주리를 선택할 거라는 믿음은 또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어쨌든 방영자가 민채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 그간 민채원을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김철규도 이때다하고 이전보다 더 찌질한 모습을 보이며 민채원에게 집착을 하는데 이 또한 기가 찰 노릇이엇다. 그렇지만 김철규는 방영자만큼 악인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는데 애초에 마홍주와의 재혼도 거부하다가 방영자가 억지로 시키다시피한 상황에서 방영자는 아무런 책임감이 없고 김철규는 마홍주에대한 책임감이나 죄책감을 보였다. 김철규가 민채원을 잊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홍주에게 그정도 마음을 쓰다는 것자체가 대단하다고 할 수 잇는데 재밌는 것은 바로 마홍주의 반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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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규는 민채원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 마홍주와 이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정말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준비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방영자라면 결코 하지 않을 짓이었는데 김철규는 마홍주와의 이혼을 위해서 정말 막대한 재산을 마홍주에게 내밀었다. 민채원에게는 단한푼도 안준 위자료를 정말 거하게 내민 것인데 그만큼 김철규가 민채원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근데 마홍주는 이러한 김철규의 행동에 아주 재밌는 반응을 보였다. 김철규가 내민 것들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이혼에 동의를 해준 것도 아니었다. 마치 마홍주는 김철규를 놀리는 것처럼 웃으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이혼을 절대안된다고 말하는데 이때 정말 통쾌하다고까지 할 수 있었다. 김철규가 내민 재산들을 웃으며 받고 은행 금고에 맡겨야겠다고 말하는 부분은 김철규의 멘붕과 연결이 되면서 정말 통쾌햇는데 기본적으로 마홍주가 방영자와 김철규의 업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인만큼 위자료 한푼없이 이혼당한 민채원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러한 부분에서 통쾌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민채원이 있을때 잘하지라는 말을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마홍주의 미묘한 웃음이 드라마의 재미를 확실히 살려준 것이었다. 방영자와 기싸움을 하는 인물인 마홍주가 이정도는 해줘야 드라마 재미가 산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마홍주가 보여주는 감정이라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다고 할 수 잇는데 비록 그녀는 김철규에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상당히 많이 힘들어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여전히 전 부인을 잊지못하는 남편과 자신이 이용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자마자 돌변한 시어머니까지 마홍주의 주변은 상당히 험난한 상황인데 마홍주는 웃음 뒤에 이러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를 연기한 심이영의 연기가 빛을 발한 것이라 말하고 싶은데 김철규를 향해 비웃는 거 같던 마홍주가 쓸쓸해보이던 것은 모두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할 수 잇는 마홍주의 상황을 심이영이 정말 오롯히 표현해주었다. 현재 드라마 속 인물 중 마홍주는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면서 가장 색다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다른 인물들이 어디선가 한번은 봤을 법한 인물인데 마홍주는 통속극에서 보기 힘들던 캐릭터이고 여기에 심이영의 좋은 연기력이 덧붙여지니까 주인공을 뛰어넘는 호응을 얻을 수 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방영자가 본격적으로 시집살이를 시키려고 하는 상황에서 기대가 되는 것은 마홍주라는 인물이 워낙 독특하고 심이영의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이 그 상황에 완전히 몰입이 되기때문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심이영의 이러한 좋은 연기를 통해 마홍주가 미친존재감을 보이는 것은 드라마에 있어서 양날의 칼이 되고 잇다.


일단 드라마는 앞으로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고 있다. 그동안 큰의미가 없던 이세윤이 미각을 잃어버린 점이 점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백설주와 양춘희의 관계도 점점 복잡해져가는 상황이어서 드라마가 흥미롭다. 여기에 강진과 엄기옥의 사랑도 한층 뭉클해져가는 상황인데 드라마는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어느것 하나 빠짐 없이 잘 보여주고 잇다. 그런데 점점 후반으로 가다보니 이러한 모습이 걱정이 되는데 과연 이대로 진행이 되어서 제대로 마무리가 될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야기가 분명 재미는 있지만 이제라도 조금은 집중을 할 필요가 있지않나 생각을 해본다. 분명 방영자와 마홍주의 치열한 대립은 드라마의 큰 재미이지만 사실 이부분도 이제는 점차 줄어들어야만 하지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분량상으로는 이미 상당히 줄어있지만 워낙 재밌고 존재감이 확실해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심이영이나 박원숙이나 정말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주는데 하루 빨리 주인공이 좀더 존재감을 가져주어야만 할 것이다. 유진과 이정진이 점차 시청자를 설레게하는 러브라인의 구조를 만들어주는 만큼 이부분을 앞을 기대를 해보고자 한다. 중심이 확실히 잡힌 상황에서 여러 이야기가 병치되어야지 지금같은 상황이 좀 더 지속되면 중구난방이 되어버릴것만 같다. 부디 오늘 방송에서는 중심에 집중하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