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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백년의 유산

백년의 유산, 어처구니가 없던 방영자의 뜬금없는 몰락




아무리 막장이라고 하지만 정도가 있는 것인데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정도를 지나친 거 같다. 드라마가 다루고 있던 수많은 이야기들이 한순간에 엉크러지고 남은 것은 오직 출생의 비밀뿐이 되어버렸는데 아직 드라마가 6회정도 남은 상황에서 제작진이 드라마를 망쳐도 너무 망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특히 어제 방송에서 방영자가 몰락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는지 이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한수가 아니었나 싶다. 박원숙이 연기하는 방영자는 백년의 유산이 낳은 최고의 캐릭터이고 극이 끝나는 순간까지 드라마의 긴장감을 유지시킬 수 있는 인물이었다. 분명 마지막 순간이 방영자의 파멸로 그려지고 이에 맞춰서 통쾌하게 해피엔딩이 그려져도 좋았을 것 같은데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그리고 그에 따른 러브라인 속 시련에만 맞출려고 하는 것 같다. 뻔한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만 같은데 이는 정말 아쉽다고 할 수 있다. 유진이 연기하는 민채원이 이세윤과 힘을 합쳐서 방영자에게 한방을 날리는 것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정말 방영자가 혼자 몰락해버리는 모습에 허망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한참 고조되어가던 긴장감이 풍선 바람 빠지듯이 허망하게 사라지는 모습에 한숨만이 나올 뿐이었다.



분명 어제 방송의 중심은 이세윤이 드디어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것이다. 김철규가 그야말로 난입을 해서 모든 것을 폭로한 것인데 이세윤이 이러한 것에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였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세윤이 흘리는 눈물은 분명 공감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엇다. 비록 피 한방울 안섞였다고 하지만 복잡하게 꼬여있는 가족관계는 절망스러울 수 있는 것이고 그간 자신의 친 어머니라고 믿었던 사람이 사실은 그렇지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러한 과정은 분명히 엄청나게 힘든 상황을 만들어주기 충분했다. 이를 둘러싸고 보여지는 양춘희나 백설주 그리고 민채원의 감정도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었고 이러한 상황은 주인공들의 러브라인 마지막 시련다운 모습이 되어주었다. 비록 막장이라 할 수 있는 출생의 비밀을 토대로 하는 이야기이기는 했지만 드라마 초반부터 충분히 예상을 하고 있던 만큼 큰 거부감은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애초에 드라마에서 보여지던 다른 막장요소들이 워낙 강했기때문에 이정도야 뭐 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고 인물들간의 감정선이 잘 살아있어서 다행이었다. 또한 연기하는 인물들이 순간순간을 잘 살려주어서 그래도 어느정도 욕을 하면서 몰입은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출생의 비밀이 전면부에서 이야기 되는 상황에서 갑자기 방영자가 몰락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정말 뜬금이 없는 상황이었다. 민채원이 방영자와 국수 사업에서 한판 벌이고 이를 통해 복수 아닌 복수를 진행되어야했던 것인데 민채원과 충돌이 일어나기도 전에 혼자 자멸을 하는데 허망할 수밖에 없었다. 방영자가 그간 했던 짓들을 생각하면 호되게 당하고 이를 통해서 시청자들이 통쾌함을 느껴야했는데 그러한 것을 느낄 새도 없었다. 김주리가 작정을 하고 이세윤과 민채원에게 한방을 날리기 위해서 국수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어이없이도 그 재료가 된 쑥이 문제였다. 쑥에서 기준 이상의 중금속이 발견되어서 행정처분을 받을 위기에 놓인 것인데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뭐 아무것도 안했는데 그냥 자멸해버리는 모습에 허탈할 뿐이었다. 국수시장을 두고 민채원측과 방영자측이 치열하게 대립을 하고 이를 통해 방영자의 악행이 다시한번 부각이 되어야만 했는데 그럴 기회조차 상실 된 것이었다. 그토록 치밀하고 악역의 모든 것을 보이던 방영자와 김주리가 어이없게 쑥이라는 재료 하나때문에 그냥 무너져버리는 것은 납득을 하기 너무 어려웠다.


물론 쑥이 문제가 되어서 위기에 몰릴 수는 있었지만 이것에 방영자가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은 정말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방영자라면 뭔가 수를 써서 넘어가야하지않았을가 생각하는데 멍하니 잡혀가는 모습을 보면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방영자가 잡혀가면서 사실상 금룡푸드는 끝나버린 것이고 이것은 더이상 드라마가 방영자와 민채원의 갈등을 부각시키지않을 것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었다. 드라마에서 가장 큰 갈등요소이자 모두가 예상하고자 했던 이야기인데 그것이 한순간이 증발이 되어버리니까 정말 한참 드라마를 보다가 벙찔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방영자의 몰락이 그래도 잘 부각이라도 되었다면 그나마 괜찮았겠지만 그저 흘러가는 이야기 중에서 하나 되어버리면서 문제는 더 심각했다. 어제 방송에서 출생의 비밀이 중심이 된 상태에서 다른 이야기들이 수없이 다루어지다보니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방영자의 몰락이 잘 안살았다. 그냥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제 민채원과 이세윤의 이야기에만 남은 방송을 집중을 하겠다고 하는 모습은 정말 답답하다고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드라마의 인기는 분명 좋다. 하지만 드라마가 나름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한다면 초기의 이야기를 잘 이어가야만 하는데 수많은 이야기 떡밥들을 제대로 정리도 안한 상황에서 계쏙 자극적인 떡밥을 추가하다보니까 엉망진창이 되었는데 욕을 하면서 비록 보고 있지만 과연 이것이 좋다고 말할 수는 잇는 것인지는 생각 좀 해봐야할 듯하다. 아무리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더라도 이야기가 개연성을 상실해버린 상황에서 과연 마지막까지 드라마가 인기를 끌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 드라마에서 재미를 줄 수 잇는 부분들을 다 버리고 자극적이라 할 수 있는 요소만을 남겨버리니까 정말 막장도 이런 막장이 또 있을까 생각을 해본다. 부디 제작진이 정신을 차려주길 바라는데 뜬금없는 방영자의 뉘우침같은 것보다 방영자가 궁지에 몰려서도 뭔가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키워주길 기대한다. 부디 다음주에 드라마가 재밌는 모습을 잘 살려주길 바라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