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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빠스껫볼

빠스껫볼, 식민지의 서러움을 응축적으로 보여준 첫방송




확실히 드라마에 필요한 것은 톱스타의 이름보다는 스토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어제 첫방송을 한 드라마 빠스껫볼은 배우의 이름만으로 볼 만한 드라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방송과 함게 실시간 검색어를 점령해버릴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빠스껫볼이 담고 있는 시대적 상황이 아주 명확하게 보여지고 그 상황을 바탕으로 인물들이 설정이 되다보니 마치 그 시대에 직접적으로 들어가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을 주었기때문이다. 사실 여러가지 부분에서 다루어지기가 힘들다고 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를 스포츠라는 소재를 통해서 다루고 그 안에서 민족적인 정서를 담아내는 빠스껫볼은 공중파에서도 보기 힘든 용감함이 있었고 앞으로 더욱 기대를 해도 좋을 듯하다. 주연인 도지한과 이엘리아같은 경우 아직 이름이 생소할 수 있는 아니면 생소한 신인인데 배우의 이름값을 덮어놔도 좋을 정도로 빠스껫볼은 당시 식민지의 서러움을 응축적으로 그려주며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몰입하도록 만들었다. 최대한 당시의 용어를 쓰고 그 용어로 시대감을 살려주는 부분이나 그 용어를 혹시나 모를 수 있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자막을 잘 구성한 부분들은 드라마의 핵심인 시대를 한층더 살릴 수 있게 만들었다.



사실 빠스껫볼은 이름만을 본다면 스포츠 드라마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시대적 상황은 단순한 스포츠 드라마가 될 수 없도록 만든다. 일제 강점기 말부터 광복 직후의 혼란한 시기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선택을 한 만큼 아무리 스포츠라는 소재나 인물간의 감정에 중심을 둔다고 해도 시대라는 부분을 쉽게 빼놓을 수가 없는 것이었다. 빠스껫볼이라는 드라마에서 시대라는 것은 그라마 속 갈등이나 감정을 한층 더 증폭시켜줄 아주 중요한 장치인 만큼 이부분을 얼마나 잘살려 낼지가 정말 드라마에서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이부분은 선뜻 건드리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최근에 불거지는 역사전쟁이라는 것도 사실 이 시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아무래도 어떠한 식으로 쓴다고 해도 논란을 감수해야하는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빠스껫볼 제작진은 쉽게 가는 방향을 버리고 기꺼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다. 일본으로의 드라마 수출을 포기하고 진행을 한다고 할 수 있는 선택이었는데 이러한 선택은 드라마에 많은 사람들이 울분을 토하면서 몰입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식민지 시기 조선민중의 서러움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모습들은 앞으로 드라마가 보다 많은 인기를 얻게 만들 핵심 요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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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려진 식민지의 서러움은 일단 왜 강산이 내기농구판에 뛰어들고 경성제국대학교 학생인척을 하게 되는지와 연결이 된다. 일차적으로는 내기농구판에 뛰어드는 이유인데 당시 학교에서 보여지는 조선인 차별의 모습을 드라마는 정말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갑을관계라고도 할 수 있는 일본인 교사와 조선인 학생의 관계는 둘만의 관계가 아닌 보다 넓은 사회적 모습으로도 계속적으로 보여졌다. 월사금을 밀렸다고 폭언을 들어야만 하고 그토록 원하던 실업농구팀으로 가는 것조차도 마음대로 안되는 모습은 식민지 조선에서 청년들이 가졌을 좌절과 분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실업팀에 들어가지 못해서 좌절을 한 상황에서 월사금 미납으로 집안의 물건마저 차압을 당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사실적이었기때문에 더욱 슬플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아들을 졸업시키려고하는 아머니와 이미 학교에서 마음이 떠난 아들이 다시한번 일본인 교사에게 모욕을 당하는 장면은 식민지 조선의 서러움을 정말 응축적으로 보여주었다. 사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는 정치는 정치, 스포츠는 스포츠라는 형태로 드라마가 그려지지않을가 우려를 했는데 비록 그러한 구조를 형성한다고 해도 사실적인 시대묘사를 통해서 시청자들이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확실햇다. 주인공인 강산은 결코 독립운동가가 아니기때문에 저항이라는 키워드가 드라마의 핵심이 되지는 않을 듯하지만 그럼에도 시대 배경과 민족의식은 분명 눈여겨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어제 방송에서 가장 슬펐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분노를 하도록 만들었던 것은 바로 조선인의 조선인 차별이었다. 어쩌면 이부분이 가장 용감하다고 할 수 있었는데 당시 친일파의 만행이라는 것을 이토록 극명하게 보여주는 드라마는 정말 오랫만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기농구판에 뛰어든 강산의 환영회를 위해서 공윤배 일파가 번화가로 갔다가 강산은 다케시와 부딪히게 된다. 연희전문학교 농구부의 일원인 그는 본명은 변신준인 그야말로 전형적인 친일파였다. 단순히 창씨개명의 문제가 아닌 것이 자발적으로 일본인이 되길 원하는 그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해보도록 만들었다. 그런 그가 강산에게 조선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요보를 사용하는 모습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자신의 정체성을 완전히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는 친일파의 모습을 보면서 비록 빠스껫볼은 스포츠를 중심에 둔 드라마이고 스포츠가 핵심이지만 드라마가 담고 있는 시대정신은 그렇게 가볍게 넘어갈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은 논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 논란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지는 스스로의 판단 문제인데 어쨌든 식민지의 서러움을 명확히 보여줌으로 빠스껫볼은 국민드라마의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물론 빠스껫볼은 불안불안한 부분들도 분명 존재한다. 솔직히 가장 큰 문제는 배우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조연들이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스토리가 탄탄하더라도 주연배우가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이부분에서 빠스껫볼의 약점이 분명한 것인데 주연들이 정말 생소하다는 것이고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원더걸스의 예은도 나름대로 연기 데뷔라는 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는데 명연기라고 부리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었다. 어찌되었건 도지한과 이엘리야가 시청자를 사로잡는 연기를 보여주어야할 것인데 현재 빠스껫볼은 작년에 큰 사랑을 받았던 각시탈과는 또 다른 명품 시대극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만큼 주연의 역할이 중요하다. 도지한이 주원만큼 연기를 보여준다면 빠스껫볼도 각시탈의 성공에 버금가지 않을가 생각한다. 그리고 빠스껫볼을 보는 또 다른 재미는 조희봉의 수많은 캐릭터 변신일 것이다. 조희봉은 빠스껫볼을 통해 일인다역 기네스북에 도전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들도 잘 보면 나름 드라마에 또다른 재미가 아닐가 생각한다. 식민지 시기의 아픔을 어쨋든 드라마가 잘 살려주어서 많은 사랑을 받기 기대한다. 그럼 오늘 방송을 기다리며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