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드라마 예쁜 남자가 마지막 방송을 하고 종영을 하였다. 2013년 최저 시청률 드라마라는 굴욕적인 타이틀이 붙은 드라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예쁜남자는 상당히 독특한 드라마였고 개성있는 매력이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비록 시청률은 좀 저조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을 하고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보았다. 그런데 드라마는 단 1회만에 개성이 사라진채 매우 뻔한 드라마가 되어버렸고 뻔한 결말을 위해 폭주를 하다보니 마지막이 주어야할 여운이라는 것도 싹 사라지고 말았다.물론 그 원인을 따진다고 하면 드라마 중반부에 너무 이야기 흐름이 길어지면서 해야할 이야기를 다 하지 못했던 것에 있을 것이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이기때문에 어느정도 결말이 정해져있는 상황에서 그 결말까지의 전개가 문제였던 것인데 중간에 늘어져버리니까 막판에 너무 타이트하게 갈 수밖에 없었다. 마치 번개불에 콩 볶아 먹듯이 마지막회에 독고마테의 9녀와 10녀가 모두 공개가 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엔딩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것만 같았다. 9녀는 15화정도에 언급이 되어야만 했고 10녀만이 마지막 방송에서 좀 더 부각되었어야 드라마의 여운이나 주제같은 것이 살지않았을까 생각한다. 폭주해버린 마지막 회덕분에 예쁜남자는 졸지에 용두사미 꼴이 나버렸는데 상당히 많은 얘기를 햇지만 그 얘기에 대한 마무리를 대부분하지 못한 모습은 깊은 한숨만이 나오게 만들었다.
물론 결말 자체만을 본다면 그렇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어쩌면 상당히 예상대로의 모범답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이유가 연기하는 김보통과 장근석이 연기하는 독고마테는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드라마에서 드디어 처음으로 키스신을 보여주며 확실하게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모습은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삼각관계를 형성했던 이장우가 연기하는 최다비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외롭게 보내질 않았는데 그야말로 모두가 행복한 결말은 어떻게보면 예쁜남자의 최선이라 할 수 있었다. 로코물임에도 불구하고 스킨십이라는 것이 매우 인색했다고 할 수 있는 예쁜남자는 이제 다른 로코물에서는 너무 흔하게 보여서 엔딩이 아닌 러브라인을 부각하는 정도로만 사용된다고 할 수 있는 키스신으로 마무리를 하는 것이 가능하였다. 그리고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남자주인공과 대립을 했다고 할 수 있는 서브남주도 드라마에서 악역이었던 것이 아니었기때문에 모두가 행복한 상황에 포함되는 것이 그리 어색하지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엔딩은 어무 뻔하다는 것부터가 문제였다. 단순히 드라마의 원작이었던 만화의 엔딩이라는 것과의 비교만이 아니라 일반적인 로코물이면 대부분은 비슷한 엔딩을 공유하는데 드라마가 전개되는 동안은 무척이나 독특한 로코물이었는데 갑자기 엔딩에서는 뻔해져버리니까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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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런 뻔한 결말보다 실망스러웠던 것은 매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있었다. 어제 방송에서 드라마는 제 9녀와 10녀를 모두공개했는데 사실 이 둘은 예쁜남자라는 드라마에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9녀가 김보통이고 10녀가 나홍란인 상황에서 독고마테에게 이 둘은 그들이 무엇을 가르쳐준다기 보다는 독고마테의 성장을 보여주는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었다. 드라마가 시작하는 순간부터 쭉 독고마테의 곁을 지키고 독고마테만을 바라본 김보통의 마음을 보고 그 마음을 받아들임으로 독고마테가 사랑이라는 것을 확실히 배웠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 법하였다. 기본적으로 그동안 독고마테가 여자들을 만나면서 배워온 것이 집대성이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김보통이 9녀라는 것을 너무 늦게 드라마가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사실 김보통과의 이야기는 어제 방송이 아닌 15화 방송에서 좀 더 압축적으로 다루어져야했어야 했던 것이다. 15화에서 독고마테가 김보통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보이고 이후 밀어내려고 했을 때 어제 방송의 초반부에 나온 김보통의 이야기가 들어갔다면 이야기는 한결 인상적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2회에 나누어지면서 마지막 성장이라고 할 수 있는 나홍란과의 갈등과 내적 화해는 제대로 부각이 되질 못했다. 그동안 독고마테가 계속적으로 충돌을 했던 나홍란을 독고마테가 어머니로 받아들이고 모든 갈등을 끝내는 과정은 보다 치밀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었는데 제대로 다루어지질 못하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마지막 에필로그와 같은 엔딩직전까지 배우들이 좋은 감정연기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사실 어제 방송은 마지막 순간을 빼놓고 나면 상당히 슬프다고 할 수 있었다. 드라마의 세주인공이 각각 그러한 부분들을 하나씩 보여주었는데 최다비드같은 경우는 김보통이 독고마테만을 바라보지만 그러한 김보통을 계속 바라볼 것을 이야기했고 이 순간 그가보이는 책임감과 같은 부분은 드라마의 분위기를 무겁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이후 김보통이 눈물로 최다비드에게 사과를 하고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가고자 하는 장면은 분명 당연한 수순이었지만 아이유의 예쁜척하지 않는 실감나는 눈물연기 속에서 강하게 몰입을 할 수가 있었다. 아이유가 만들어내는 안타까운 사랑의 이야기는 장근석이 이어갔는데 독고마테가 자신의 친모인 나홍란에게 태어나서 죄송하다고 말을 하는 순간은 확실히 이 드라마가 로코물이라는 것을 깜빡할 정도로 슬프면서 동시에 무게감이 있었다. 태어나서 죄송하다라는 말의 무게감과 그 슬픔은 장근석은 정말 아주 훌륭하게 살려주었고 용서와 화해라는 뻔한 결말로 가는 부분이 최소한의 설득력은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다. 워낙 드라마가 빠른 전개 속에서 제대로 감정선을 형성하지 못했지만 배우들의 열연 속에서 최소한의 감정선이 존재할 수 있었고 이덕분에 결말이 억지라고까지 말하기는 힘들었다.
드라마 예쁜 남자는 정말 초라하게 종영을 했다. 종영을 하는 순간까지 시청률은 하락하였고 큰 이변이 없는 이상 2014년도 최저 시청률 드라마라는 타이틀도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사실 드라마가 이정도까지 낮은 시청률을 기록 할 것은 아니었다. 좀 더 예쁜남자만의 독특함이 살았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끝나는 순간까지 하게 만들었는데 제작진의 선택이 정말 아쉽다. 그리고 드라마는 주연이었던 장근석과 아이유에게 숙제를 남겼다고 할 수 있다. 비록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그리 썩 좋은 모습을 보이질 못했지만 연기라는 측면에서는 선입견을 깨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렇지만 문제는 그러한 연기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어필이 되질 못했다는 것인데 장르라는 측면에서 좀더 모험을 하고 도전을 하여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처참하다고 할 수 있던 시청률을 보여주었지만 그럼에도 드라마가 나름대로 참신함을 가지려고 했던 점은 인상깊었고 정말 끝나는 순간 참신함이 사라진 것이 두고두고 아쉽다. 사실 예쁜남자의 후속인 감격시대도 조금 불안불안한데 감격시대는 시청률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고 예쁜남자에서 많은 수고를 해준 배우들이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