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시청률이라는 수치만으로 본다면 정도전이라는 드라마는 아주 대박 드라마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는 있지만 시청률은 10% 중반을 기록하고 있고 이는 그간 주말드라마들이 보여주었던 시청률과 비교한다면 결코 높다고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정도전은 매회 화제가 되고 있고 이러한 화제들을 통해서 정도전은 단순히 시청률로만 평가를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통사극이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은 시청자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열광을 하고 드라마에 푹 빠져들고 있다. 드라마 정도전이 화제가 될 수 있는 것은 크게 두가지 측며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외부적인 측면이고 또 다른 하나는 내부적인 측면이다. 외부적인 측면은 바로 현실정치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고 내부적인 측면은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다. 지방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가 거론이 되면서 대중들은 우리 역사의 격변기라고 할 수 있는 여말선초에 관심을 가지고 그 역사에서 현실을 다시금 재인식을 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부분들은 정도전이라는 드라마가 여타의 드라마들과는 다를 수가 있는 부분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중들의 요구를 연기자들은 뛰어난 연기를 통해서 더욱 충족을 시켜주고 있다. 연기자들의 명연기는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몰입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러한 몰입은 역사를 통한 현실 인식을 더욱 강하게 해줄 수 있었다. 어제 방송에서 보여진 유동근의 연기도 이러한 측면에서 생각을 할 수 있다. 강한 울림이 있는 연기를 통해 유동근은 사극 정도전이 박제된 사실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아닌 현재를 이야기하는 드라마가 될 수 있게 해주었다.
우선은 현재 정도전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는 현실의 부분부터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할 듯하다. 사실 2014년은 대한민국에 있어서 지방선거라는 큰 일이 있는 해였다. 당장 며칠 앞으로 다가온 선거인데 우리역사에서 가장 치열하였던 정치싸움이 존재했던 여말선초의 이야기는 당연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드라마도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악역과 선역이라는 구분을 상당히 애매하고 만들었는데 그저 정치적 입장이 달랐기에 대척점을 형성하게 되는 구조는 시청자들에게 선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거기다가 드라마 정도전은 정치인은 어때야만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데 이러한 부분은 더욱 더 시청자들이 현실이라는 측면과 연결을 해서 드라마에 빠져들게 되는 부분일 것이다. 애초에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의미라는 것은 정치인의 지향점이라고도 할 수 있기때문에 이러한 반응들은 당연할 것이다. 그리고 근래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여러 사건사고들은 현 사회에 대한 문제점을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었고 사회를 바꾸고자 노력하였던 인물의 이야기는 호응을 얻을 수밖에 없다. 이는 정도전이라는 인물 한명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었는데 어제 방송된 장면에서 이제 왕이 된 이성계가 세자를 정하는 부분에서 조선건국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아들 이방원에게 국왕의 자질이 없다고 하는 부분은 아주 의미심장했다. 국왕이 갖추어야할 덕목은 사실 현재 정치인들이 갖추어야할 덕목이라 생각해도 무리가 없었고 이러한 부분들이 현재 정도전에 사람들이 열광을 하도록 한다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이러한 외부적 요인들만으로는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 이상의 반응을 이끌어내기가 힘들다. 앞서 언급한 부분들은 다큐멘터리 정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어도 충분히 부각이 될 수 있는 것인데 만약 이러한 다큐멘터리가 나온다고 해도 현재의 정도전과 같이 화제가 되기는 힘들 것이다. 드라마 정도전이 화제가 될 수 있던 것은 드라마이고 드라마만의 공감이라는 부분이 아주 강했기때문이다. 이러한 공감은 사실 배우들의 연기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는데 드라마 정도전은 정말 누구하나 빠지는 배우가 없을 정도로 연기라는 측면에서 정말 탄탄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기때문에 시청자들은 현재와 시간적으로 아주 다른 정도전이라는 드라마의 배경에 기꺼이 빠져들고 그 안에서 현재와의 연결점들을 찾아낼 수가 있었다. 첫화에서부터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는 현재까지도 쭉 이어져오고 있고 사극하면 떠오르는 대규모 전투장면이 없어도 시청자들은 긴박감을 느끼고 긴장을 할 수 있었다. 어제 방송에서 이제 점차 왕자의 난이 다가오는 상황이 그려지고 이러한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보여지는 주요인물들의 모습은 배우들의 명연기로 그 이상 어떻게 그려낼 수 없을 모습으로 그려졌다. 정도전과 이방원의 모습이나 이성계의 모습 등등 순간순간 보이는 디테일까지 확실하게 조재현과 안재모, 유동근은 살려냈고 시청자들은 정말 어제 방송을 숨죽이면서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었다. 연기의 진자 고수들이 마치 경쟁을 하듯이 선보여주는 연기들은 정도전이 화제가 된 정말 큰 이유가 분명했다.
그리고 어제는 정말 명장면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 하나 나왔는데 그것은 이성계가 개경을 시찰하는 장면에서 나왔다. 앞서 언급한 정도전이 화제인 이유의 두가지 측면이 함축적으로 그려진 장면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장면의 메세지와 배우 유동근의 명연기가 제대로 조화를 이룬 장면이었다. 성계탕이라 불리는 음식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도록 하였다.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이 되었고 이는 백성을 위해 왕조를 개창한 이성계의 뜻의 의한 것이 면서 동시에 정반대의 결과였다. 결코 마주하기 싫은 진실을 마주했을 때 보여지는 모습은 현재의 정치인들에게 분명히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이성계의 충복이라 할 수 있는 이지란이 하는 말들도 분명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이지란은 정말 이성계를 위해서 하는 말들이었지만 이러한 말들은 이성계의 눈과 귀를 막아버릴 수도 있는 것이었는데 이 또한 현재의 우리에게 하고자하는 말이 담겨있지않았나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장면에서 이성계를 연기하는 유동근의 연기력은 제대로 폭발하였는데 이성계가 당시에 느꼈을 고뇌와 감정들을 시청자들이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하였고 시청자들은 단숨에 몇백년을 뛰어넘어 연결이 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가 있었다. 어제 방송이 끝나고나서 성계탕이 포털 검색어에 올랐던 것은 유동근의 연기가 있었기때문이고 많은 시청자들이 그 의미를 받아들였기때문일 것이다. 정도전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지방선거로도 잘 이어지길 그럼 바라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