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백동수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듯한 드라마 계백은 어제 32부작 중 16화가 방송되면서 정확히 절반이 방송되었다. 기승전결 중 승의 마무리라 할 수 있는 16화는 점점 더 위세를 더해가는 사택가문을 통해 아이러니하게 그 끝이 얼마 안남았음을 보여주는 듯했다. 연문진의 거사가 허망하게 사택비의 계략에 의해 막히면서 표면적으로 더이상 사택비를 막을 세력이 존재하지않게 된것이다. 의자왕자 또한 연태연을 지키기 위해서 승려로 출가를 해버리는 상황에서 사택가문은 흔들릴거 같지않은 위세를 보이게 된다. 뭐 이상황 속에서 의자와 성충, 흥수, 계백이 의형제의 연을 맺고 반격을 준비하려는 모습은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야 시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 교기를 흔들어서 사택가문의 내부를 흔들려는 모습이 예고에 나왔는데 뭐 오연수가 트위터에 남긴말도 고려해보고 하면 사택가문의 끝이 얼마 안남은 것을 알 수 있다.
근데 이런 부분보다는 좀 중요성이 떨어지는 부분이지만 나름 유심히 봐야할만한 내용이 있었다. 바로 누가 계백의 부인이 되느냐이다. 계백이 5천 결사대를 이끌고 황산벌로 향할때 그 비장함을 돋보이게 해주는 역할이라 할 수 있는 계백의 부인은 분명 드라마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이다. 아니 애초에 드라마 이름이 계백이니 계백의 부인은 당연히 중요해야할 것이다. 이런 계백의 부인은 일단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티아라 효민이 연기하고 있는 초영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계백과 연이 있는 초영은 계백이 가잠성에서 살아돌아온 이후 점차 호감을 가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근데 최근 효민이 계백에 출연을 하지않으면서 좀 상황이 달라진 듯했다. 이번주에 방송된 15회와 16회에서 단한번도 효민은 출연하지않았는데 꼭 등장을 할필요가 있는 부분도 아니었고 아무래도 티아라가 일본진출을 하면서 많은 스케쥴을 소화하고 있기에 배려를 해준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눈길을 끄는 인물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아역 김유정이 연기를 하는 가희이다. 생구들의 폭동이후 관군을 피해 도망치다 쓰러진 계백을 구했던 가희였는데 그때부터 단순한 역은 아닐거라 예상할 수 있었다. 뭔가 의미가 있는 역이기는 한데 어떤 활약을 할지는 이당시까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어제 방송에서 가희는 상당히 많은 출연을 하고 계백이 관심을 가지는 모습이 나왔다. 물론 지금 계백이 가희에게 가지는 관심은 호기심과 감사함 이런 것이지만 드라마에서 보통 이런 관심이 훗날 호감으로 변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유심히 볼만 했다. 물론 계백의 부인이 아니라 계백이 뭔가 결심을 하게되는 계기가 되는 역할일 수도 있다. 가희가 죽는다면 계백이 큰 분노를 하고 그것이 뭔가 복수를 하는 식의 구조도 생각해 볼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극단적인 가정을 하지않는다면 지금의 상황은 훗날 계백의 부인이 될 거 같은 느낌을 주고 있다.
초영과 가희, 이 두인물은 상당히 다른 성격의 인물이다. 무척이나 왈가닥같은 모습을 보여주다가 성인연기자로 바뀌면서부터 강인한 무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의자왕자가 연태연과 혼인을 할때 보면 나름 재밌는 계책도 생각할 수 있는 머리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쾌활하면서도 강한 모습의 초영은 계백의 든든한 조력자가 될 만한 모습이다. 계백 부인에 대한 설명 중 강단이 있다는 설명을 고려한다면 일단 계백의 부인은 초영일 것이다.
그런데 가희가 보여주는 온화한 모습은 계백 부인이 가져야할 또다른 모습중 하나이다. 자신의 아픔을 이겨내고 다른 아이들을 보살피는 모습은 훗날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과 연관이 될 수 잇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계백의 부인에 대해 상상을 하게 된다면 강인한 여장부의 모습보다는 현모양처의 모습을 많이 떠올릴 것이다. 초영이 강인한 여장부의 모습을 보인다면 가희는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
사실 이렇게 계백의 부인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는 것은 드라마가 맨처음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진행되고 있기때문이다. 드라마 공식홈페이지의 인물 설명을 보면 이미 지금 보여지는 모습들과 다른 인물들이 꽤나 있다. 즉 상황에 따라 드라마가 상당히 달라질 수도 있는 것 같은데 실시간 방송이라 할 수 있는 계백이기에 최종 종착역인 황산벌 전투를 빼고나면 확실한 것이 없을 듯하다. 그렇기에 티아라가 일본진출을 하면서 무척이나 바빠졌다는 것은 큰 변수가 되는 듯하다. 일본활동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도 한국에서 새로운 앨범으로 활동할 것이라 하니 초영의 비중이 더욱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김유정의 가희가 등장한 시점이 효민의 초영이 점차 안나올때였다는 것은 정말 눈여겨볼만 하다.
과연 누가 계백의 부인이 될까는 소소하지만 드라마 계백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음주부터는 초영이 다시 나온다는 소문이 있으니 초영과 가희 이 둘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는 살벌한 백제의 정치내용과는 다른 긴장감을 주지않을가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면서 그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효민이 계속 나오질 기대하기때문에 원래 내용대로 초영이 계백의 부인이 되길 빌어본다. 가희같은 경우 지금 김유정이야 괜찮지만 훗날 성인연기자로 바뀌면 어찌될지 모르는 것이기에 좀 불안하다. 굳이 안정적인 길을 버리고 불안한 길을 계백 제작진이 선택하지않길 빌어보는데 이경우 가희가 계백이 또한번 각성을 하게되는 계기가 되어주지않을까? 뭐 이런 식으로 계백의 소소한 재미를 찾아보는 것은 나름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게 하는데 다들 드라마 계백을 재밌게 봤으면 좋겠다. 그럼 다음주를 기대하면서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