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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계백

계백, 공감할 수 없는 은고 송지효의 비뚤어진 욕망이 막장으로 만들어




이제 그 끝이 점차 보이고 있는 드라마 계백은 최근 무척이나 큰 고민에 빠진 듯하다. 어제 방송이 32회였으니 이제 남은 방송은 3에서 4회 정도뿐인데 앞으로 보여주어야할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기때문이다. 그래서 그래도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기대했던 드라마는 날이 갈수록 최악의 용두사미 사극으로 변질이 되어가고 있다. 짧은 분량에 어떻게든 많은 내용을 담을 려고하다보니 너무 개연성이 떨어지고 말이 안되어가는 부분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다. 월요일 방송에서 초영과 계백의 혼인에 있어서 너무나도 떨어지는 개연성부분은 시청자로 하여금 당황스럽게 할수밖에 없었다. 계백의 마지막 황산벌 전투에 나가기전 그 비장함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라 할 수 있는 계백부인이 필요는 한 상황이고 방송은 얼마 안남았고 급하게 초영을 연결시키는데 그러다보니 너무 뜬금이 없었다. 그 이전 방송에서 계속 어느정도의 암시가 있고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 구조가 되어야만 했는데 방송 후반부까지 제작진은 가희와 초영중 누구를 계백부인으로 할지 고민하다보니 그런 기회가 사라져버렸다. 결국 남은 방송이 얼마없어서 초영으로 결정이 되었는데 일부 사람들은 효민을 살리기 위한 억지 러브라인이라고 비난을 하였다. 사실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지는 않았으니 완전 틀린 말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정도의 개연성 부족은 눈감아 줄 수 있던 것이 어제방송에서 나타났다.


이제는 막장이다라고 밖에 할 수없을 정도로 드라마 계백은 황당의 그 끝을 달려주었다. 월요일 방송에서 황후책봉과 태자 책봉에 대한 당의 인가에 집착하는 은고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정도 예상을 할 수 있었지만 어제 방송은 은고가 최후에 가장 나쁜 인물이 되어야하는데 그동안의 모습으로는 부족했기때문에 최후의 방법을 쓴 것만 같았다. 애초에 백제는 당과의 외교보다 고구려등과의 외교에 더 중점을 두었는데 과연 당의 인가에 그토록 집착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않았다. 그래도 이정도의 픽션은 가능했다. 은고가 그동안 보여주던 욕망을 보면 고구려의 정보를 넘김으로 태자를 확실히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국가의 명운이 달린 위기에 순간에서 이런 욕망때문에 나라를 배신하는 것은 공감을 하는게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그동안 그 욕망에 대한 집착을 많이 보이던 은고였지만 분명 은고는 무척이나 똑똑하고 신라에 대한 적개심 또한 확실했다. 단지 세작으로 몰릴 수도 있다는 핑계만으로는 은고가 그런 선택을 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않았다. 도한 정보를 누설하고 그 결과 신라가 승리를 했을때 그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은 한나라의 황후가 기본적으로 가질 태도는 아니었다. 아무리 욕망이 있다해도 나라를 팔면서 그 욕망을 이룰려고 하는 것은 시청자에게 전혀 공감이 가지않는 것이었다. 그저 어떻게는 백제 멸망의 원인을 은고쪽으로 만들어야하고 임자쪽으로 만들어야했기에 급하게 진행된 듯한 스토리였다.


임자가 김유신과의 연결책으로 사용하던 인물이 원래 신라의 귀족이었다는 것은 나름 반전의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이지만 애초에 이런 장치따위는 필요없을 정도로 은고는 그저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는 간이며 쓸개며 다 내줄 모습이었다. 어느정도의 치밀한 전개가 있어야하는 부분에 그런 부분이 빠지면서 스토리가 힘이 빠져버렸다. 솔직히 그간 보여주던 은고의 모습이었다면 토사구팽식으로 임자를 버려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 그러지 않았으니 그럴 수는 없는 것이지는 하지만 어제 같은 방식의 은고 악역만들기는 분명 극의 몰입도를 무척이나 깍을 수밖에 없었다. 그간 보여주던 은고의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되는 이유가 분명 지난 방송들에서 그 변화를 보여주면서 제시되어야만 했는데 너무나도 급작스럽기에 그냥 욕을 하면서 볼 수밖에 없었다. 공감가던 악역이 되어가던 은고가 한순간에 욕하면서 보는 이상한 캐릭터로 변해버린 것이다.


사실 31회와 32화는 그 이전과 아예 작가가 다른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정도로 그 이전과 단절된 듯한 느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갑작스런 극전개가 펼쳐졌다. 드라마의 끝이라 할 수 있는 황산벌 전투 이전에 해결되어야하는 문제가 싹 한번에 제시되다보니 뜬금없고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갑작스러웠던 초연과 계백의 혼인이 31화의 주 내용이었으면 32화는 갑작스런 은고의 돌변과 다시 이전으로 돌아온 의자의 모습이 보여졌다. 31화까지만 해도 계백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던 의자가 나라의 위기 앞에서 계백을 찾게되는데 이전의 고압적인 모습이 아니라 의형제 결의를 했을때의 의자가 되었던 것이다. 백제 멸망의 가장 큰 원인으로 흔히 생각되는 의자왕에 대한 평가를 바꾸겠다는 드라마 기획 의도를 갑자기 실천을 하는 것인지 의자의 변화는 계백의 혼인, 은고의 변절에 맞먹을 정도로 뜬금이 없었다. 이야기는 진행해야되고 남은 방송은 없으니 엑기스만 뽑아서 한 거 같은데 과연 시청자를 배려를 하는 것인지 의문스러웠다.


이런 뜬금없는 진행이 발생한 이유는 너무 은고와 계백 그리고 의자 이 셋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드라마를 진행했기때문일 것이다. 사택비를 몰아내고 너무 오랜 기간을 이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다른 이야기를 안하다보니 드라마 전체의 스토리가 개연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던 것이다. 이미 수습을 할 수 없는 막장이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으니 이제 유종의 미는 기대 조차 못하겠다. 올해 방송된 백제 관련 사극이 근초고왕과 계백인데 정말 어떻게 두드라마가 똑같이 이토록 막장이 되어가는지 신기할 뿐이다. 사극이 아니라 치정극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맹비난을 받는 모습가지도 똑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근초고왕과 계백이라는 인물이 학교시절 배운 국사에서 백제하면 가장 잘 떠오르는 인물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씁쓸할 뿐이다. 이제 남은 방송 분량을 생각하면 다음주는 은고가 흥수와 성충을 몰아내는 모습이 나올 것이다. 나름의 복선이라 생각되는 부분이 흥수와 성충이 계백의 패배와 당의 인가 사이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연 이런 복선을 지금의 제작진의 잘 살려낼지 무척이나 의심스러운데 정말 실시간 생방송 드라마의 한계인지 그때그때 달라지는 내용덕에 과연 이 드라마에서 버려진 복선과 암시 그리고 장치가 얼마나 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어차피 세세한 역사적 사실은 이제 별 관심도 없는 것 같은 제작진이니 황산벌 전투에서 계백이 져서 백제가 멸망한다는 그 사실 외에는 어떻게 내용이 달라질지 모를 일이기는 하다. 그래도 제작진의 최소한의 정도를 지키면서 시청자에게 공감을 주고 더이상의 왜곡을 안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