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백의 후속으로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시대극 빛과 그림자가 이번주 방송을 시작했는데 단 두번의 방송만으로 상당히 기대를 해도 될 드라마임을 보여주었다. 중간중간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서 그 정확한 시대가 70년대 초임을 알 수 있는 빛과 그림자인데 이 드라마는 일반적인 시대극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상당히 많은 드라마들이 60년대와 70년대 등을 표현했는데 보통 그 드라마들이 부각을 시키는 부분은 바로 그 시대가 가지는 무거움등이었다. 그 시대가 가지고 있던 시대적문제나 갈등 등을 주로 다루고 그러다보니 드라마는 상당히 진지하고 무거웠다. 하지만 이번에 하는 빛과 그림자는 이런 모습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모습이다. 분명 같은 시대를 그려주고 있지만 그 무거움에 눌리기보다는 무거움 속에서 유쾌함을 시청자에게 주는 드라마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빛과 그림자를 상당히 특별한 드라마로 만든다.
우선 2011년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키워드를 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11년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키워드는 복고열풍과 사극열풍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부터 뿌리깊은 나무까지, 그리고 영화 최종병기 활까지 사극이라는 소재는 대중문화의 스테디셀러이지만 올해는 그 이전보다 좀 더 부각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좀 더 특별했다고 볼 수 있던 것이 바로 복고일 것이다. 2011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라 할 수 있는 써니가 올해 복고열풍을 시작하였는데 여름에는 티아라가 노래 롤리폴리를 통해서 그 열풍을 이어갔고 이제 드라마 빛과 그림자가 그 열풍을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듯하다. 올 한해 영화에서 써니를 빼고 말할 수가 없고 올한해 가요에서 롤리폴리를 뺄 수 없을 정도로 두 컨텐츠는 그야말로 빅히트를 했다. 그리고 이 빅히트의 요소가 빛과 그림자에도 있기때문에 기대를 해볼 수가 있다.
써니와 롤리폴리가 성공할 수 있던 이유는 간단히 말해서 유쾌하기때문이었다. 복고의 목적이 장년층의 향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젊은 층의 흥미를 끄는 것이기때문에 유쾌할 수밖에 없다. 복고라는 소재를 선택했음에도 젊은 층이 호응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젊은층이 70년대나 80년대 문화에 공감을 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실제 그 문화를 겪지않았기때문이다. 하지만 유쾌함을 통해서 그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써니와 롤리폴리의 성공요인이고 이런점에 있어서 빛과 그림자도 대박의 가능성이 보인다. 약간은 과장된 듯한 표현으로 유쾌함을 더해주어서 당시 시대의 어둠을 표현하면서도 드라마가 그것에 잡아먹히지않도록 진행이 되고 있다고 볼수 있다. 제목대로 그림자부분도 분명 존재하고 있지만 빛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완성된 셈이다. 안재욱의 능글맞으면서도 유쾌한 연기는 정말 안재욱이기때문에 가능한 느낌이고 그 연기가 드라마의 분위기자체를 무척이나 흥겹게 만들어준다. 쇼라는 부분을 다루는 만큼 드라마 전체가 유쾌한 모습인데 추후에 안재욱이 맡은 강기태네 집안이 몰락하여도 이런 분위기가 크게 흔들리지않을거 같아서 재밌을 느낌이다. 강기태라는 인물의 성격자체가 상당히 유쾌하기에 드라마는 종영때까지 유쾌한 분위기가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다. 물론 제목이 빛과 그림자인 만큼 마냥 빛만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드라마의 구조를 보았을때 인물을 빛과 그림자로 나눈다면 안재욱이 맡은 강기태와 남상미가 맡은 이정혜가 빛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그림자는 이필모가 맡은 차수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전광렬이 맡은 장철환 같은 경우는 그림자같은 것이 아니라 그냥 어둠이라 해도 될 듯하다. 현재 빛과 그림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복고라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빛과 그림자같은 인물간의 구도도 명확히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 강기태라는 인물과 차수혁이라는 인물의 대비가 분명해야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차수혁이 공감이 되는 악역이어야한다. 현재 인물설정에 있어서 차수혁은 상당히 복잡한 감정을 강기태에게 가지고 있다. 가장 친한 친구인 동시에 열등감의 요인인 강기태에 대한 차수혁의 마음은 점차 그를 그림자쪽으로 이끌어간다고 볼 수 있는데 아직은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면서 악역이라는 느낌이 없지만 본격적으로 포지션이 설정대로 된다면 확실한 악역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장철환같이 절대적 악이 아니기때문에 차수혁에게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는 것이 무척이나 중요하지않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그림자의 역할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빛이라는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얼마나 시청자에게 유쾌함을 주느냐는 시대극의 또 다른 성공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한없이 무거웟던 대한민국 시대극에 새로운 역사를 빛과 그림자가 쓰지않을가 생각한다. 전세대가 즐길 수 있는 유쾌함으로 무장한 드라마라 할 수 있는데 2011년의 막바지에 2011년 최고 문화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복고의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총 50부작 중 이제야 2회가 방송이 되었지만 전작인 계백처럼 용두사미의 모습을 보일 드라마는 아닌 거 같고 그 시작부터 대박의 느낌이 난다고 본다. 과연 부동의 시청률 1위인 천일의 약속을 빛과 그림자가 넘길지 궁금한데 돌아온 안재욱의 힘을 한번 지켜보면서 이만 글을 마쳐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