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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빛과 그림자

빛과 그림자, 총천연색같은 캐릭터들의 향연이 드라마를 재밌게 한다



정말 이런 드라마가 또 있나 싶다. 천일의 약속이 종영됨에 따라 시청률이 급상승하면서 최대 수혜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은 빛과 그림자는 이제 서서히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려는 모습이다. 브레인을 바싹 추격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 주 정도면 월화극 1위가 빛과 그림자가 되지않을까 조심스레 예측을 해볼 수도 있는데 암울한 시대를 그리면서도 결코 우울하지 않은 경쾌한 시대극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이 되고 있는 듯하다. 정말 나락으로 덜어지면서 비극적인 분위기를 이끌법한 주인공 안재욱이 연기하는 강기태의 몰락을 아주 유쾌하게 재기를 꿈구는 모습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면 빛과 그림자는 정말 웃고 즐기기 좋은 드라마라는 것을 보여준다. 드라마 초반 빛과 그림자, 그리고 어둠 이라 할 수 있는 강기태, 차수혁, 장철환 이 세 인물에 대한 집중도가 높았는데 최근 본격적인 쇼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주변 인물들에 대한 부각도  점차 확실해 지고 있는거 같다.


주연들 같은 경우는 이미 그동안 많은 설명을 포스팅을 통해서 한 거 같기에 오늘은 조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한다. 드라마를 정말 총천연색같은 느낌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조연들의 개성강한 캐릭터라고 생각하는데 비중있는 조연들이 상당히 많이 등장하는 빛과 그림자인데도 불구하고 그 인물하나하나가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모습은 그동안 다른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부분이다. 보통 시대극들이 주연에 치중하다보니 조연들은 너무 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런 모습에서 벗어난 빛과 그림자는 시대극의 새모습을 보여준다. 우선 가장 비중있다고 볼 수 있는 조연부터 보면 바로 성지루가 연기하고 있는 신정구 일 것이다. 빛나라쇼단의 단장으로 돈을 위해서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려는 그의 모습은 단 한마디로 속물이라 할 수 있다.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전형적인 그이 모습은 어제 방송에서 너무나도 잘 들어났다. 개털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채권자 강기태에게 채무자임에도 큰 소리 떵떵치면서 단장의 위세를 보여주다가도 자신이 수작을 부린 세븐스타쇼단의 단장 노상택이 등장하는 순간 그토록 비굴할 수가 없었다. 강기태가 신정구를 통해서 쇼비지니스에 대해 배운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실패에 대한 것을 배우는 것이 아닐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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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구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앞서 살짝 언급된 노상택이다. 안길강이 연기하는 노상택같은 경우 쇼업계의 거두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성공을 위해서 무엇이나 한다는 것에서는 신정구랑 다를 것이 없지만 신정구가 조금은 허술하고 그런 면이 있다면 노상택은 냉혹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성격의 문제만으로 노상택과 신정구의 결과적 차이를 설명하기는 힘든데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안목이라 할 수 있다. 신정구가 알아보지 못한 인재인 유채영을 노상택을 데려다 슈퍼스타로 만들고 강기태에 대해서도 둘의 평가가 확실히 다른 것을 보면 사람보는 눈에 있어서 둘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들지 않았을가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어제 방송에서는 노상택이 장철환일파와 결탁을 하게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런 결탁의 과정을 통해서 노상택은 그 악독한 모습이 점점 더 강해지는 듯하다. 악밖에 안남은 노상택은 이제 그야말로 악덕 사장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않을가 생각을 해본다.


이 단장 둘 말고 또 중요한 조연들이 있는데 우선은 강기태의 곁을 지켜주는 동철이다. 류담이 연기하는 동철같은 경우 개그맨을 캐스팅했을대 부터 예상할 수 있던 웃긴 캐릭터이다. 그렇지만 오버해서 웃기는 것이 아니라 딱 상황에 맞는 웃음을 주는 모습은 드라마 전체를 유쾌하게 만들어주는데 한몫을 해준다. 능청스러운 강기태와 죽이 딱딱 맞는 모습은 한편의 만담을 보는 것 같은데 이렇게 속없이 웃기기만 한 캐릭터라 보는 것은 조금 아쉽다. 생각해보면 강기태가 쫄딱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호감을 보이거나 이전처럼 행동하는 몇안되는 인물 중 하나인데 이런 부분은 동철이 의리라는 부분에서 무척이나 강하고 드라마 내내 강기태의 곁을 지켜줄 것이라는 확신을 준다.


여기에 또 한명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양태성이다. 전형적이 사기군이라는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양태성의 모습은 분명 얕밉다. 하지만 너무나도 재밌다. 노상택에게 제대로 복수를 했지만 얼마안가 출소하여 나타난 모습을 보고 겁에 질린 모습을 하는 것이나 신정구에게 그런 사실을 알려주는 모습이나 양태성은 뼈속까지 나쁜놈이라고 하기에는 어설픈 부분이 있다. 돈에 집착하는 것이 단순히 자신의 성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있지않을까를 생각하게 해보는데 보육원이라는 키워드는 양태성이라는 인물에 무척이나 중요한 역할을 할 듯하다. 강기태와는 악연이라면 악연으로 얽혀있는 사이인데 이 악연이 점차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은데 같은 적을 두고 잇는 인물들이기에 의기투합을 하지않을가 생각한다. 베트남 암시장을 통해 부자가 된 양태성이 강기태를 도와주지않을까 생각하는 것은 과하지는 않은 예상일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독특한 조연들보다 더 빛과 그림자를 재밌게 만들어주는 인물이 있으니 바로 영화배우 최성원이다. 이름 구조부터가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의 조합이 아닐가 생각하는 최성원은 이세창이 연기를 하면서 그 싱크로율이 너무나도 훌륭하다고 밖에 말을 못하겠다. 얼굴 잘생긴거 외에는 정말 허당이라는 표현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은 항상 드라마를 웃게 만들어준다. 액션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삼류건달들에게도 맞고 몰래 공연을 하고 받은 댓가는 정체불명의 그림이고 이런 모습은 허당이라는 느낌을 정말 강하게 준다. 리사이틀같은 경우도 신정구가 수작을 부린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을 전혀 못알아채고 신정구에 의지하는 모습은 사람이 멍청한 건지 순진한 건지를 고민하게 만들어준다. 그렇지만 결코 악역이 될 수 없는 이런 최성원의 모습은 미워할 수가 없고 이세창이라는 배우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느끼하다고 생각되던 모습이 웃음과 함게하니 너무나도 호감이라 할만하다.


사실 빛과 그림자에는 이렇게 설명한 인물 이상으로 개성있는 인물들이 많다. 그런 인물들의 개성이 정말 드라마를 복고느낌 가득한 총천연색 드라마로 만들어주고 있다. 어제 까메오로 출연한 빅뱅의 승리같은 경우도 무척이나 개성있는 인물을 선보였는데 안재수라는 이름부터 웃음을 주었고 행동하나하나 드라마의 분위기에 너무 잘맞는 느낌이었다. 사실 빛과 그림자의 가장 큰 장점은 밝은 분위기 일 것이다. 온가족이 웃고 즐길 수 있는 드라마라 할 수 있는데 그러면서도 70년대를 그대로 옮겨놓은 거 같은 부분은 시대극 다운 느낌도 준다. 중년 남성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시대극을 정말 제대로 만들어주었다고 보는데 이런 특징이 앞으로 빛과 그림자의 무서운 성장을 이끌것이다. 50부작이나 되는 만큼 앞으로 계속 치고 나가지않을가 생각을 하는데 과연 오늘 방송엣는 또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를 해보면서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