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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적도의 남자

적도의 남자, 진부한 내용을 진부하지 않게 만드는 배우들의 열연




점점 수목극들의 시청률 경쟁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그중에서 방송 이후 단 한버도 시청률이 하락하지 않고 꾸준히 사승하여 이파전이라 불리던 수목극 경쟁을 단 3주만에 삼파전으로 만든 적도의 남자가 보여주는 상승세는 상당히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더킹투하츠같은 경우 초반에 보여주던 강세를 못살려서 옥탑방 왕세자에 잡히고 말았는데 1위와 2위가 엎치락 뒤치락하는 사이에 적도의 남자는 정말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적도의 남자의 상승세는 어디서 오는 것일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기때문이다. 뭘 그리 당연한 소리를 하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적도의 남자가 보여주는 재미라는 것은 상당히 특별할 수도 있다. 적도의 남자가 시청자에게 주는 긴장감은 경쟁작에서는 맛보기 힘든 부분이다. 옥탑방 왕세자와 더킹투하츠도 나름의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를 보여는 주지만 두 드라마에서는 이는 하나의 첨가 요소인 것인 반명 적도의 남자에서는 바로 이부분이 메인이라 할 수 있다. 근래 보기힘든 느낌의 재미가 있기에 적도의 남자는 재미가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적도의 남자는 상당히 뻔한 내용의 드라마라고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비아냥 거리는 말로 한국드라마의 특징으로 말하는 것이 출생의 비밀, 삼각 혹은 사각관계, 그리고 복수 이 세개의 요소들인데 적도의 남자는 정말 신기하게도 이 세가지 요소를 전부가지고 있다. 즉 구조상으로만 본다면 적도의 남자의 틀은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서 숱하게 보여주었던 모습이고 그저 그 안을 채우는 내용물만이 좀 달라진 것이다. 물론 이런 한국드라마 특유의 요소들은 근래들어서 많이 사라졌고 그 자리를 점점 일본드라마 스타일의 트랜디한 드라마가 채웠기에 신선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뻔한 구조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데 이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가 재밌는 것은 전적으로 배우들의 열연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아역과 성인을 가리지 않고 다들 좋은 연기를 보여주어서 긴장감 넘치는 내용에 시청자들이 몰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매회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나오는 것이 바로 현재 적도의 남자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부턱드려요 ㅎㅎ


어제 방송이었던 6화도 그런 맥락에서 살펴볼 수 있을 거 같다. 갈등의 중심 축이라 할 수 있는 엄태웅과 이준혁은 한장면 한장면 소름 돋는 감정연기를 보여주면서 화면에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어주고 있다. 복수심에 불타오르지만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서 와신상담하면서 기억을 잃은척하는 선우를 연기하는 엄태웅은 그 충실한 감정연기로 엄포스라는 별명에 딱맞는 모습을 선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스토리상 시력을 분명 되찾게 되는데 지금 가지고 있는 복수심이 그때 어떻게 폭발할지 기대를 해볼 수 밖에 없는 듯하다. 뭐 어제의 포스팅에서도 이부분은 다루었으니 엄태웅은 이쯤에서 생략하고 이준혁을 보자. 여기에 대립각을 세우면서 드라마의 중심축이 되어주는 이장일을 연기하는 이준혁도 죄책감과 동시에 불안감 그리고 질투가 섞여서 광기어린 모습으로 극한의 갈등을 보여주고 있다. 아역이었던 임시완이 정말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걱정이 되었던 이준혁인데 임시완이 연기하던 이장일과는 또다른 매력을 가진 이장일을 완성시켜주었다고 본다. 용서할 수 없는 악역의 존재는 드라마의 정말 중요한 부분인데 이준혁은 정말 이장일을 철저한 악역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정말 잘났지만 컴플렉스 덩어리라 할 수 이쓴 이장일은 김선우와의 갈등에서 추후 분명 불쌍한 처지에 떨어질 것이 분명한데 그 순간가지 이준혁은 강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어제 방송에서 눈에 띄던 인물은 또 있었다. 사각관계에서 비운의 여인이자 악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최수미를 연기하는 임정은이었다. 이장일에 집착을 하는 최수미의 모습을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는데 장일과의 행복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미소짓는 모습은 섬뜩하다고 표현을 하는 것이 맞을 듯 싶었다. 엄태웅과 이준혁 양쪽의 사랑을 받는 이보영같은 경우 조금은 전형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임정은은 메인 여주인공보다 더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친구인 선우가 그토록 원하는 모든 진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숨기면서 이장일을 원하는 그 모습은 볼때마다 소름이 기치는데 어제 옷장에서 독백을 하는 부분도 시청자로 하여금 집착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데 충분하지않았나 생각한다. 장일의 옷으로 자신의 옷을 감사면서 장일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나중에 수미가 장일을 위해서 뭔가 또 하나를 할거 같다는 느낌이었는데 수미의 이런 삐둘어진 사랑을 임정은은 너무 잘 표현했다. 엄태웅과 이준혁의 연기대결에 조금 가려지고는 있지만 임정은은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하나의 요소임이 확실하다.


물론 거론된 세명만의 연기가 눈을 사로잡는 것은 아니다. 이원종이나 김영철이나 모두 탄탄한 연기력을 토대로 극에 긴장감을 안겨주고 있고 그외의 인물들도 심하게 꼬여있는 갈등관계 속에서 그 갈등을 손상시키지 않고 재미를 느낄 수 잇게 만들어주고 있다. 조연들의 좋은 활약은 분명 드라마의 긍정적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일단 현재의 적도의 남자에서는 조연들이 미친존재감이라 불리기는 정말 힘들 거 같다. 워낙 주연인 엄태웅, 이준혁, 임정은이 소름끼치는 연기를 선보여주고 있기때문에 주연을 잡아먹은 조연의 탄생은 힘들듯하다. 그렇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이 그만큼 드라마가 탄탄하다는 것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닐가 생각한다. 다른 드라마들은 일부 캐릭터에 대한 앓이를 토대로 인기를 얻는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연기력의 측면을 바탕으로 할 수도 있고 캐릭터의 측면을 바탕으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드라마 전체에 대한 재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특정 인물에 집중하는 결과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고 그 드라마가 그 앓이의 대상 외에는 빈틈이 잇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6화까지 진행된 적도의 남자에서 앓이의 대상이 없는 것은 적도의 남자가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앓아야하는 인물이 너무 많기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이제 엄태웅과 이보영의 러브라인이 좀 더 본격적으로 보여지는 와중에서 이준혁까지 끼여있는 삼각관계는 드라마의 초반부를 장식하는 갈등의 정점을 찍어줄 것이다. 엄태웅이 시력을 되찾고 도아오는 현재의 시점이 될때까지의 이야기는 사실상 전주곡에 불과할 뿐인데 적도의 남자는 이 전주곡조차 시청자를 웅장하고 숨막히게 만드는 것 같다. 경쟁드라마들과는 분명히 차별화된 굵은 선의 느낌은 정통 드라마가 무엇인지, 트랜드에 상관없는 명품드라마가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것 같다. 동공연기로 경쟁드라마의 주연들을 애송이로 만든 엄태웅과 야누스적인 모습을 끝없이 선보여주는 이준혁 그리고 비뚤어진 사랑의 종결자 임정은은 시청자가 왜 이 진부한 구조의 드라마를 진부하지 않게 받아들이면서 열광하는 지를 설명해주는 배우일 것이다. 앞으로 본격화되는 부분에서도 이러한 심리적 갈등과 충돌 그런 부분을 걔속 잘 살려주기를 바라는데 다음주 정도 수목극의 왕좌를 두고 또한번 큰 경쟁이 예상되고 다음주 정도에는 드디어 적도의 남자가 그 왕좌를 차지하지않을가 생각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