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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사랑비

사랑비, 시청자의 가슴까지 먹먹하게 만든 정진영의 단 한마디



비록 시청률은 가뭄 속이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드라마 사랑비가 어제 7화를 방송했다. 정말 이 드라마는 단순히 시청률로만 평가해서는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을 어제 방송을 보면서 또 한번 하게 되었는데 향신료가득한 음식들 사이에서 찾게된 소박한 나물음식같은 느낌을 주는 듯하였다. 윤아와 장근석이라는 상당히 자극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카드를 들고 있는 드라마이지만 결코 그렇게 활용하지 않고 드라마는 상당히 유쾌하면서도 잔잔하게 시청자들의 시청자들의 감성을 건드려주고 있다. 다른 드라마처럼 무언가에 부차적으로 붙은 사랑이야기가 아닌 오직 순수하게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사랑비는 봄을 맞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더욱 잘 전달될 수 있는 듯 하였다. 자신들에게 가장 잘어울린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장근석과 윤아가 연기하는 서준과 장하나는 21세기의 젊은이들의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과정은 상당히 재밌고 유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정진영과 이미숙이 연기하는 서준과 장하나의 부모 서인하와 김윤희의 사랑은 드라마 초기의 프롤로그 격이었던 과거이야기부터 이어져서 애틋함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서인하와 김윤희의 재회는 어제 방송의 하이라이트였고 장근석과 윤아과 만들어놓은 유쾌한 사랑의 느낌을 애절한 느낌으로 덮고도 남았다. 한순간에 로맨틱코메디에서 슬픈 멜로로 장르가 바뀌는 모습은 오직 사랑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매력이라 할 수 있었다.


분명 어제방송의 대부분은 서준과 장하나의 오묘한 사랑이야기였다. 티격태격싸우면서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구조는 트랜디한 느낌을 줄 수 있었는데 윤아와 장근석은 각 인물에 가장 잘맞는 연기를 선보여주어서 시청자가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나쁜 남자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서준의 매력은 많은 여성들을 매료시킬 법하였는데 그동안 장근석이 연기를 통해서 보여주었던, 그리고 외모를 통한 이미지라는 측면에서 장근석은 정말 서준과 100%의 싱크로율을 보여주었다. 서준이 아닌 장근석이 드라마 속에 존재하는 것만 같았다. 따지러온 하나에게 뻔뻔하게 굴면서도 하나가 가기가 무섭게 광고주에게 가서 따지는 모습은 차도남의 전형이요 나쁜남자의 전형이었다. 하나가 짝사랑에 힘들어할때 등장하여 그 곁을 채우는 모습은 장근석이기에 더욱 매력적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윤아는 장하나의 캐릭터를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너무나도 사랑스런 인물로 만들어주었다. 김영광이 연기하는 한태성을 짝사랑하고 그 앞에서 애교를 부리고 짝사랑에 아파하는 모습은 그동안 윤아에 대해 이런저런 비난을 하던 부분을 싹 가시게 만들었다. 장하나는 윤아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을거 같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장근석과는 정반대의 이미지는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아직 시작도 되지않은 서준과 장하나의 사랑은 둘이기에 기대를 할 수 있는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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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코믹함이 가미된 이둘의 애타는 러브라인은 방송이 끝나기 5분전부터 시작된 이야기에 완전히 덮였다. 가슴아픈 이별을 해야만했던 서인하와 김윤희가 30여년만에 재회를 하는 장면이 시작되었기때문이었다. 사랑비의 OST가 나오는 상황 속에서 마치 1화에서 장근석과 윤아가 연기했던 젊은 시절의 서인하와 김윤희의 첫만남때처럼 중년이 된 둘의 재회도 상당히 운명적이었다. 갑작스런 봄 소나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남은 과거의 장면과 겹쳐지는 느낌을 시청자에게 주었다. 인하가 윤희를 먼저 알아보고 그를 쫒는 장면은 우산도 없이 비속을 달리는 정진영의 모습을 통해서 한층 더 절박함을 주었다. 6화에서 창모의 전화에는 잊었다고 했지만 결코 잊을 수가 없던 첫사랑의 기억은 무척이나 강했고 한순간 한순간이 무척이나 애특하고도 애절하였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스쳐지나가고 인하는 길을 다 건너고 나서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뒤돌아보는데 그순간 보이는 순간의 머뭇거림부터 시청자들의 가슴은 무척이나 먹먹해졌다. 3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기억은 봄비를 통해서 한없이 아름답게만 느껴졌고 동시에 너무나도 절실하게 느껴졌다. 지금 놓치면 영원히 놓칠 것 같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뛰고 멀리서 다시 보았을때 자신이 결코 클리지않았다고 생각하고 윤희를 향해 뛰어가는 모습은 너무나도 인상깊었다. 표정하나하나 그 상황에 몰입을 할 수 있게 정진영은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정진영이 이미숙앞에 선 순간 즉 서인하가 드디어 김윤희와 재회했을때 대화는 없었다. 오직 정진영의 입을 통해서 단 한마디 만이 나왔는데 감정이 상당히 절제되었다고 느껴지는 목소리로 나온 맞습니까? 이 한마디는 수천마디의 말보다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 한마디는 30년을 이어온 감정의 폭발이라 할 수 있었고 그안에는 설램도 있고 원망도 있고 자책도 있고 너무나도 많은 감정이 섞여있었다. 잊을라 해도 잊을 수 없던 첫사랑과의 재회에 말은 결코 많이 필요하지않았다. 서로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나타나는 그들의 표정은 슬픈 이별이 있었던 이후이기에 더욱 애틋함을 담고 있었다. 5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정진영이 딱 한마디를 한 것이지만 그 한마디는 정말 시청자를 찡하게 만들었다. 붉게 충혈되는 둘의 눈처럼 시청자들의 눈도 붉어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아름답고 애절한 재회였다. 이 애절한 재회는 이미숙과 정진영 이 두 중견 연기자의 연기력에 의해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대사라는 것도 없이 오직 표정만으로 그 복잡한 감정을 둘은 연기하였는데 그 연기는 너무나도 뛰어았고 감히 역대 최고의 재회씬이라고 평가를 하고 싶다.결코 이둘의 사랑은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더욱 애절함이 아름다운 재회는 동시 슬펐다.


유쾌한 이야기로 가득한 드라마를 단숨에 눈물가득한 이야기로 바꾸어버린 정진영에게는 정말 놀랄 수밖에 없다. 연기를 잘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전에 그가 보여주던 연기와는 다른 섬세한 감정을 연기하는 것임에도 그는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드라마가 끝나고나서도 여운이 가시지않는 정진영의 모습과 그 한마디는 사랑비라는 드라마를 진정한 명품멜로드라마로 만들어주었다고 본다. 중년의 사랑도 뜨겁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정진영의 단 한장면은 비가 내릴때마다 시청자들의 가슴속에서 살아나지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방송에서는 본격적으로 재회를 하고나서 이어지는 가슴아픈 사랑이 예상되는데 사랑의 무거움과 아픔을 보여주는 중년의 사랑이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의 핵심이 아닐가 생각한다. 사랑비가 다른 드라마와 차이가 생기는 것은 바로 첫사랑의 기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순수함이고 이는 드라마를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과연 슬픈 이별로 끝이 났던 인하와 윤희의 사랑이 30년이 지나서는 이루어질지 기대를 해보면서 그럼 이만 글을 마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