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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프로그램/적도의 남자

적도의 남자, 시청자를 놀라게 한 엄태웅의 돌직구같던 한마디




지난주부터 적도의 남자는 약간의 변화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변화의 모습은 지난주까지는 분명 드라마의 새로운 활력소인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수요일 방송이었던 13화같은 경우는 드라마가 시작된 이후 사실상 처음으로 시청률이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변화의 모습은 바로 엄태우의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이준혀과 임정은의 분량이 늘었던 것이다. 가해자라는 입장과 목격자라는 입장의 인물을 연기하는 둘의 분량은 늘어나는 것이 분명 필요했다. 하지만 지난주까지 정도가 딱 좋았다. 수요일 방송같은 경우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엄태웅이 많기는 한가싶을 정도로 엄태웅은 드라마에서 사라진채 이준혁의 끝없는 내적갈등과 임정은의 무서운 밀당으로만 방송이 가득차 있었다. 분명 이준혁이 연기하는 이장일과 임정은이 연기하는 최수미는 매력적인 인물들이었고 드라마 스토리상 그들의 내면과 갈등도 부각될 필요는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심했고 극이 점차 붕뜬다는 느낌까지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어제 방송을 통해서 완전히 회복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엄태웅이 다시금 강렬하게 카리스마를 내뿜으면서 존재감을 보여주었고 시청자들의 심장을 강하게 압박하였다. 진정한 미친드라마 적도의 남자의 귀환이었다.


어제 방송은 그야말로 엄태웅의, 엄태웅에 의한, 엄태웅을 위한 내용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1시간 남짓한 방송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안에는 나름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제 방송같은 경우는 그 부분이 단 한부분을 제외하면 모두 엄태웅과 관계가 되었고 그동안 착실하게 뿌려졌던 내용들이 제대로 다시한번 하나로 뭉쳐지는 것 같은 느낌으로 답답한 느낌이 상당히 사라졌다고 할 수 있었다. 드라마의 전반부는 엄태웅과 이보영의 달콤한 러브라인이었다. 그간 김선우는 한지원을 기억하고 있지만 모른척 그저 자신의 곁에 무심한척 둔 모습이었다. 그러다 수요일 방송에서 한지원이 그러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약간은 답답하면서도 안타까운 둘의 러브라인은 상당히 역동적으로 변화를 하였다. 지원이 선우에게 실망을 하게 되는 것이 관계가 뜨끈미지근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동력이 되어준 것인데 선우는 진실을 지원에게 고백할 기회를 얻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간 속여야만 했던 이유와 자신의 진심을 말하는 선우에게 지원은 다시금 마음을 열었다. 서로가 너무 이기적이었다고 볼 수 있던 상황에서 오해가 생겼던 것이고 그 오해는 진심에 의해서 풀릴 수 있었다. 둘의 마음을 확인한 둘은 13년을 기다린 키스를 하게 되고 이때 보여진 키스신은 배경이 되어주는 공원의 모습과 무척이나 잘 매치가 되어서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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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어제 방송의 핵심은 드라마의 가장 큰 줄기라 할 수 있는 김선우의 아버지인 김경필 사망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드라마는 이 소재를 가지고 계속 이야기가 되었는데 문제는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김선우가 그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 너무 더뎌왔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거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상황이고 극중의 등장인물도 선우 측 인물을 빼고 나면 거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은 주인공인 김선우에게 시청자들이 답답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복수를 다짐하고 독기로 가득하였던 엄태웅의 모습이 점차 희석되어가는 느낌이었는데 어제방송에서 점차 정보를 습득해나가자 엄태웅은 김선우를 매력적인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로 만들어주었다. 선우가 현재 대립을 하게 되는 인물은 진노식과 이장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을 저질른 이장일의 아버지 이용배는 사실상 정면에 나타날 일이 없고 이장일이 선우의 접근을 차단하기에 이장일과의 충돌같은 부분을 신경쓰면 될 듯하였다. 진노식과 김선우의 만남은 상당히 재밌는 관계를 보여주었다. 문태주를 의식하는 진노식과 아직은 때가 아니라 보고 몸을 숨기는 문태주, 또한 진정서와 관련하여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진노식과 김선우의 관계는 진노식이 김선우의 사무실을 찾아오면서 극대화가 되었다. 김영철과 엄태웅이 보여주는 숨막히는 심리게임은 시청자들이 숨쉬는 것조차 멈추고 드라마에 몰입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특히 돋보기 안경을 두고 보여진 긴장감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김선우는 한지원의 도움으로 최광춘이 13년전에 보낸 편지를 보게 되었다. 이전부터 최광춘이 무언가 알고 있을 것이라 확신했던 선우는 과일 선물을 핑계로 최광춘이 직접 손으로 글을 쓰게 만들고 이를 필적 감정을 맡겼다. 이를 통해 선우는 무척이나 중요한 사건의 실마리를 얻은 것인데 그동안의 심증이 확신이 되는 순간이었고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 정보를 어느정도 갖추가 선우는 장일을 찾아가는데 분명 어제 방송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는 가장 많은 갈등관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김선우와 이장일의 장면이었다. 둘의 서로 마주보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유발되는 상황이었는데 사실 진정서와 관계된 부분은 미리 그리고 치밀하게 움직인 이장일의 승리인 상황이었다. 마지막 순간 수미가 선우가 아닌 장일을 선택하면서 선우의 아버지는 자살로 확정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미 선우에게 진정서를 통한 법적인 해결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사실상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할 수 있기때문에 미적지근하게 법에 의한 복수를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뭐 애초에 자신을 죽이려한 이장일이 법을 담당하는 사람이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장일과 진노식이 진정서라는 부분에만 집중할때 정보를 모으려했던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한지원의 도움은 무척이나 컸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사건의 진실을 거의 확실하게 알게 된 김선우는 이장일에게 무척이나 강렬한 말을 하였다. 이장일이 진노식은 선우의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자 선우는 그야말로 장일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우리 아버지는 너희 아버지가 죽였니 이 한마디의 말은 둘의 관계가 더이상 표면적으로나마 친한 척 할 수 없게 만들었고 은밀하게 작전을 세우는 형태가 아닌 직접적인 대결의 모습을 만들어주었다. 마지막 10초 정도에서 이장일을 압박하는 김선우를 연기하는 엄태웅은 엄포스라 불린 그 배우의 매력이 가득 느껴졌다. 동공연기로 반전을 주었던 이후 오랜만에 엄태웅이 제대로 존재감을 보여주지않았나 생각하였다. 이장일과의 대면에서 그동안 데이빗 김으로 활동하는 순간에는 선우는 결코 이성을 잃지않았는데 이번에는 그간의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격정적으로 말을하였는데 이는 선우의 마지막말은 사살상의 체크메이트였기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간 수없이 멘붕을 해왔던 이장일은 또한번 멘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과연 이상황에서 이장일은 모면을 할 수 있을지 상당히 궁금하였다. 김선우 역이 엄태웅이라는 것은 정말 드라마에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시청자들이 연기에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어태웅의 연기는 훌륭하였고 직접적으로 이준혁에게 말을 하는 순간은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강렬한 모습이었다.


어제 방송은 그야말로 엄태웅의 부활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오랫만에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었고 그 존재감은 드라마의 재미를 살려주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이준혁과 임정은 등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기때문이다. 이준혁과 임정은의 팽팽한 줄다리기 같은 경우도 상당히 인상적인 장면이었고 임정은의 배신 아닌 배신 또한 명장면 중 하나일 것이다. 상당히 짜임새 있게 만들어져가는 적도의 남자 이야기는 어제 방송을 통해서 상당히 많은 소재를 만들었고 그렇기때문에 다음주가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김선우의 사무실에서 김선우가 보던 영화의 화면이 THE END로 떴던 모습이 전체적인 상황과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최광춘의 편지를 통해 결정적인 한방을 얻었다고 볼 수 있는 선우이기에 끝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도 있는데 그와 대립하는 이들의 반격을 기대해본다. 그리고 과연 최수미가 진자 이장일의 편이 된건지도 궁금한데 최수미는 자신의 패를 다보인 것일까? 엄태웅의 신들린 연기가 정말 잘 들어났던 적도의 남자 14화는 흔들리던 적도의 남자를 다시 한번 상승세로 바꾸어줄 것이라 믿는다. 정말 숨막히던 마지막 30초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서 그럼 이만 오늘의 리뷰를 마친다.